KB금융 회장 인선 11일 분수령…양종희 연임론에 무게

양종희 KB금융 회장의 임기 만료를 3개월 앞둔 가운데, 차기 회장 후보가 오는 11일 결정된다. 양 회장은 재임 기간 역대 최대 실적을 잇달아 경신한 데 이어 인공지능(AI) 기반의 미래 성장 전략에도 힘을 실었다는 평가를 받고 있어 연임 여부에 금융권의 관심이 쏠린다.
7일 금융권에 따르면 KB금융 회장후보추천위원회는 오는 11일 양종희 현 회장과 이재근 KB금융 부문장(전 국민은행장), 권광석 전 우리은행장을 대상으로 심층 면접을 진행한 뒤, 투표를 거쳐 차기 회장 후보 1명을 최종 선정할 예정이다.
최종 후보자는 자격 검증을 거쳐 다음 달 2일 회추위와 이사회의 추천을 받은 뒤 11월 임시 주주총회에서 정식 선임된다.
KB금융 최대 실적…양종희 연임론에 힘
금융권에서는 양 회장이 실적과 자본 관리, 비은행 부문 성장 등을 토대로 다른 후보들보다 앞서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양 회장이 재임 기간 안정적인 실적을 내고 그룹의 사업 포트폴리오를 다변화한 점이 연임 가능성을 높이는 요인이라는 설명이다.
양 회장은 1989년 주택은행 입행 후 국민은행과 KB금융지주에서 재무·전략 업무를 담당했다. KB금융지주 전략기획 담당 임원으로 재직할 당시에는 LIG손해보험 인수 과정에 관여했으며, 인수 이후에는 KB손해보험 대표를 맡아 5년간 회사를 이끌었다.
지주 부회장으로서는 보험·글로벌과 디지털·정보기술 분야 등을 총괄한 뒤 2023년 11월 회장에 취임했다. 은행과 비은행 사업을 모두 경험한 이력이 그룹의 사업 구성을 다변화하는 데 강점으로 작용했다는 평가다.
양 회장 체제 아래 KB금융은 지난해 5조8430억원의 당기순이익을 거뒀다. 올해 상반기에는 전년 동기보다 13.1% 증가한 3조8846억원을 기록했다. 반기 기준 최대 실적이다.
포트폴리오도 확대했다. 증권과 보험 등 비은행 계열사가 상반기 그룹 순이익에서 차지한 비중은 44%로 높아졌다. 6월 말 보통주자본비율은 13.74%, 자기자본이익률은 14.09%를 기록했다.
인공지능 전환 또한 양 회장의 연임 여부를 가를 핵심 평가 요소로 꼽힌다. 양 회장은 지난해 계열사가 공동으로 활용할 수 있는 생성형 AI 기반 'KB GenAI 포털'을 구축한 데 이어, 올해는 'KB with AI'를 핵심 전략으로 내걸고 고객 서비스와 영업 현장은 물론 내부 업무 전반으로 AI 적용 범위를 넓히고 있다.
금융권 관계자는 "양 회장이 취임 이후 추진해 온 인공지능(AI) 전환과 비은행 부문 강화, 주주환원 정책을 중단 없이 이어갈 수 있다는 점은 연임론에 힘을 싣는 요인"이라며 "특히 금융권의 AI 경쟁이 이제 단순한 시스템 도입을 넘어 고객 접점과 영업 생산성, 리스크 관리 체계 전반을 재편하는 단계로 접어든 만큼, 이미 구축한 인프라와 조직 역량을 바탕으로 성과를 가시화할 수 있는 리더십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이어 "다만 연임을 위해서는 AI 투자와 글로벌·비은행 사업 확대를 어떻게 수익성과 자본 효율성으로 연결할지, 내부통제와 건전성 관리 수준을 어떻게 한 단계 끌어올릴지에 대한 구체적인 청사진을 제시하는 것이 관건이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내부 경험 풍부한 이재근, 그룹 전체 성장 청사진 관건
이 부문장은 KB 내부 승계 후보로서 경영의 연속성을 이어갈 수 있을 인물로 평가된다.
이 부문장은 1993년 주택은행에 입행해 KB금융 재무기획부장과 재무총괄 상무, 국민은행 경영기획그룹 전무와 영업그룹 부행장을 거쳤다. 2022년부터 3년간 국민은행장을 맡았으며 현재 KB금융에서 글로벌·자산관리·중소기업금융 부문을 총괄하며 재무 관리부터 영업 현장, 그룹 전략 수립까지 폭넓은 업무를 경험했다.
특히 국민은행장으로 조직을 직접 이끈 경력은 그룹의 주요 사업을 조율하고 실행력을 발휘할 수 있다는 점에서 강점으로 평가된다.
지주에서 해외 사업과 자산관리 등을 맡으며 그룹 전반을 아우르는 경험도 쌓았다. 다만 증권·보험 등 비은행 계열사를 직접 이끈 경력이 없다는 점은 양 회장과 비교할 때 상대적인 약점으로 거론된다.
우리은행장 출신 권광석, 외부 쇄신 카드로 부상
권 전 행장은 세 후보 가운데 유일한 외부 인사다. 1988년 상업은행에 입행하며 금융권에 발을 들인 뒤 우리금융지주 부사장, 우리은행 IB그룹 집행부행장, 우리프라이빗에퀴티자산운용 대표, 새마을금고중앙회 신용공제대표 등을 거쳤다.
특히 2020년 1월부터 2022년 3월까지 우리은행장을 지내며 은행 경영 전반을 이끌었다. 은행뿐 아니라 투자은행과 사모투자, 자산운용, 공제 분야를 경험한 점은 내부 후보와 구별되는 대목이다.
파생결합펀드와 라임펀드 사태로 내부통제 문제가 불거지고 코로나19가 확산한 시기에 우리은행을 이끈 경력도 있다. 반면 KB금융의 조직과 사업 구조를 파악하는 데 시간이 필요하고, 우리은행장 퇴임 이후 대형 금융회사 경영에서 공백이 있었다는 점은 부담 요인으로 거론된다. 현 체제의 성과를 이어가야 하는 KB금융의 상황에서는 외부 인사가 감수해야 할 전환 비용도 변수다.
금융권 관계자는 "이번 인선은 양 회장의 재임 성과를 바탕으로 경영 연속성을 이어갈지, 아니면 새로운 리더십으로 전환할지를 판단하는 과정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최근 서울지방국세청 조사4국이 KB국민은행에 대한 비정기 세무조사에 착수한 점도 변수로 거론되지만, 아직 조사 결과가 나오지 않은 만큼 회장 인선에 미칠 영향을 현 단계에서 예단하기는 어렵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