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전 초기업노조 위원장 “연대 납득할 조합원, 없다”

전혜원 기자 2026. 9. 8. 07: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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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그룹 초기업노조 삼성전자지부 조합원은 한때 7만6000여 명에 달했다. 그러나 5월27일 삼성전자 노사의 성과급 합의 이후 과반이 무너져 현재 5만3000여 명을 기록하고 있다. 스마트폰·가전 등을 만드는 DX(완제품) 부문 직원들은 삼성전자의 또 다른 노조인 삼성전자노동조합 동행(조합원 3만여 명), 전국삼성전자노동조합(조합원 2만4000여 명, 이하 전삼노)으로 떠났다.

최승호 초기업노조 삼성전자지부 위원장(35)은 성과급 합의 국면 내내 논란의 중심에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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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기업노조 삼성전자지부는 현재 삼성전자 최대 노조다. 동의하든 동의하지 않든, 이 노조 위원장의 세계관은 AI 호황의 최전선에 있는 한국 대표기업 노동조합의 한 단면을 보여준다.

삼성그룹 초기업노조 삼성전자지부 조합원은 한때 7만6000여 명에 달했다. 그러나 5월27일 삼성전자 노사의 성과급 합의 이후 과반이 무너져 현재 5만3000여 명을 기록하고 있다. 현재 초기업노조 조합원의 98%가 DS(반도체) 부문 소속이다. 스마트폰·가전 등을 만드는 DX(완제품) 부문 직원들은 삼성전자의 또 다른 노조인 삼성전자노동조합 동행(조합원 3만여 명), 전국삼성전자노동조합(조합원 2만4000여 명, 이하 전삼노)으로 떠났다.

최승호 초기업노조 삼성전자지부 위원장(35)은 성과급 합의 국면 내내 논란의 중심에 있었다. 동의하든 동의하지 않든, 그의 세계관은 우리 시대 AI 호황의 최전선에 있는 한국 대표기업 노동조합의 한 단면을 보여준다. 이제 본격적으로 DS의 이익을 대변하겠다고 공식 선언한 최승호 위원장을 8월7일 경기도 평택의 초기업노조 사무실에서 만났다.

8월7일 최승호 초기업노조 삼성전자지부 위원장이 <시사IN>과 인터뷰하고 있다. ⓒ시사IN 이명익

DS 부문 위주로 협상했다는 비판이 있다.

공동교섭단을 꾸리고 교섭에 들어가면서 ‘DS와 DX 부문 간 성과급 재원은 과거부터 분리돼 있다’는 데 3개 노조 모두 동의하고 넘어갔다. 저희 업계에서는 경쟁사인 SK하이닉스보다 나은 결과를 받아내는 게 중요했다. 하이닉스보다 더 실적이 좋으니까. 그걸 깎으면서까지 다 공평하게 나눠달라고 회사에 요구하고 싶지는 않았다. 그렇게 되면 반도체 부문에서 일하는 분들이 삼성전자에 남을 이유가 없다. (전삼노가 영업이익의 최소 1% 이상을 ‘전사 공통재원’으로 활용해 두 부문 간 격차를 해소하자고 제안한 데 대해서는) 교섭이 좀 잘되면 요구해보겠다고 했는데 회사도 어렵다고 했고, 결과적으로 잘되지는 않았다.

호남 반도체 프로젝트는 왜 반대하나?

대통령은 ‘노동조합이 반대한다고 해서 기업이 무조건 투자를 못하는 건 잘못됐다’는 입장인 것 같다. 맞다. 저희가 지역균형발전에 반대하는 것도 아니다. 그러나 해당 투자가 근로조건에 직접적 영향을 미치면 교섭 대상이 될 수 있다. 호남에 반도체 팹(Fab) 2기를 지으면 기존 인력이 적게는 4000명, 많으면 8000명 내려갈 거라고 예상한다. 수도권에서 근무하다 갑작스럽게 광주로 내려간다면 좋아할 조합원이 아예 없다. 교육이나 생활 여건상 불이익이 생길 수 있어서다. 평택으로만 이동해도 불편해하는 분들이 꽤 있다. 회사와 정부의 지원책이 마련돼야 한다. 원한다면 이미 광주에 살고 있는 DX 부문 광주사업장 직원들이 교육을 거쳐 새 반도체 공장에 배치될 수 있도록 교섭 안건으로 제안해볼 생각이다.

(9월3일 고용노동부는 공장 신설·이전 결정 자체는 의무적 교섭대상이 아니며, 이로 인해 근로조건이 변동할 가능성이 있는 것만으로는 역시 의무적 교섭대상이 되기 어렵다는 내용의 ‘경영성과급 등 노동쟁의 대상 시행지침’을 발표했다. 인력운영·배치전환 계획이 수립 중이거나 결정된 사실이 확인·공지·발표되는 등 근로조건 변동이 객관적으로 예상되는 경우에만 의무적 교섭대상이 된다는 것이다. 이때에도 구조조정에 따른 신설 공장으로의 배치전환(근무지·직무 등 변동), 근무형태 변경, 근무지 이전에 따른 지원(수당, 통근·이주비 지원 등) 등이 교섭 대상에 포함되는 것이지, 공장 신설 자체는 의무적 교섭대상이 되지 않는다고 명시했다.

한편 노동부는 같은 지침에서 영업이익 연동 성과급에 대해 “노사 간에 자율적으로 협의할 수는 있으나, 노동조합법에 따른 의무적 교섭대상 및 조정·쟁의행위 대상으로 보기 어렵다”라고 명시했다. 최승호 위원장은 인터뷰 당일인 8월7일 이 문제와 관련해 “노동위원회에서도 (영업이익 연동 성과급이) 노동쟁의 대상이라고 봤기 때문에 조정 절차를 거친 것이고, 노동부 장관이 직접 와서 중재까지 했다. ‘노사가 합의한 사업성과’라는 이름으로 영업이익 연동 성과급 관련 내용을 명시해 10년간 적용하기로 합의했다”라며, 설령 정부에서 영업이익 연동 성과급을 노동쟁의 대상에서 배제하는 지침을 만들더라도 이번 성과급 합의는 흔들리지 않을 거라고 본다고 말했다.)

지난 4월 〈시사IN〉과 인터뷰에서 ‘하청업체와도 성과를 나눠야 하지 않느냐’는 주장에 대해 “정규직은 공부도 많이 한 분들이고, 입사할 때 채용 조건이 달랐는데 일률적으로 같은 선에서 봐야 하는 건 아니라고 생각한다”라고 말해 논란이 커진 바 있다. 그 이후 생각이 바뀌었나?

그것 때문에 많이 혼났다(웃음). 근데 저는 사실 분명한 차이가 있어야 된다고 생각한다. 회사에서도 사회 공헌을 같이 했으면 좋겠다고 이야기해서 (노사가) 3000억~5000억원 정도를 자발적으로 기부할 것 같다. 특별경영성과급의 0.5~1%를 임직원이 기부하면 회사도 1대1 매칭으로 출연하는 방식이다. 내년에도 가능하다면 그렇게 해보려 한다. (단 ‘자발적 기부’를 넘어 하청업체에도 성과급 일부를 배분하도록 정규직 노조가 사측에 요구해야 한다는 의견에 대해서는) 제가 경영진도 아니고, 우리가 이룬 성과에 대해 보상받는 것이기 때문에 연대는 조금 어렵지 않을까 생각한다. 일단은 초기업노조의 다른 삼성그룹 계열사 노조들과 그룹 공통으로 영향받는 근로조건에 대해 대응하는 게 먼저다.

상급 단체에 가입하지 않는 이유는?

민주노총이나 한국노총에서 다른 노조를 통해 연락이 온 건 사실이다. 그런데 그분들 기본 입장은 ‘삼성전자에서 나온 성과급을 나눠야 한다’는 것이다. 나는 위원장이 되면서 ‘삼성전자 근로자를 위해서만 활동하겠다’고 했다. 연대해서 서로의 이점을 공유할 수 있어야 하는데, 저희는 임금도 다른 노조보다 훨씬 높다 보니 이점보다는 뭔가를 나눠야 하는 경우가 많더라. 간혹 저희 노조 스태프 100분 중 한 분 정도가 ‘민주노총 가입하면 안 되냐’고 하면 저는 이렇게 되묻는다. ‘지금 받는 성과급의 20% 이상을 떼어줄 수 있겠느냐’고. 저희 조합비가 지난해 월 5000원이었다가 이제 1만원이 됐다. 상급 단체에 가입하면 조합비가 월급의 1%다. 6만원, 7만원, 많으면 10만원씩 내야 하는데 조합원뿐 아니라 저도 받아들이기 쉽지 않다.

내년에 공동교섭단은 꾸리지 않겠다고 했다.

동행노조에서 2027년 공동교섭을 하면 좋겠다고 두세 번 연락이 왔는데 반대했다. 어차피 그분들은 ‘반도체 업계 파이를 떼어 (DX 부문에) 평등하게 나누자’고 주장할 텐데, 노동조합은 자선단체가 아니고 조합원의 권익을 대변하기 위해 모인 단체다. (동행노조가 DX 부문 1인당 자사주 1000주 지급을 언급한 데 대해) 저희는 불가능하다고 생각한다. DX의 경우 전체 적자라 희망퇴직과 부서 재배치를 진행하고 있지 않나. 물론 과거 반도체 불황 때 DX 부문이 도왔다는 말도 일리가 있다. 현재 DX 부문이 어려운데, 이러면 당연히 DS의 재원을 활용해 인건비 등을 보완할 수 있다. 다만 그러한 지원을 성과급까지 확장하는 건 아니라고 본다. 또한 사업 연혁을 따지면 (반도체에 돈을 빌려줬다는 DX 소속 MX 사업부보다) 반도체가 더 오래됐다.

조합원이 수만 명인데 대의원이 없다.

1년도 안 되는 기간에 급격하게 커진 노조이고 지난해까지 근로시간 면제를 받은 인원이 2명에 불과했던 점을 고려해달라. DS 부문 근로시간 면제자는 사실상 나 혼자였다. 1만명 정도 들어와 있는 소통방을 통해 제가 설정한 교섭 방향을 최대한 전달했다. 교섭이 끝나고 나서는 사업부 간 조금씩 갈등이 있어서 소통방이 불만을 토로하는 창구가 됐다. 지금은 좀 정리하고 정책위원회 25명을 꾸렸다. 향후 지부장이나 대의원 제도도 마련하려고 생각 중이다.

소위 ‘MZ 노조’라는 평가에 동의하나?

동의한다. 과거 1990년대에는 처우가 안 좋고 해고가 빈번하다 보니 연대에 대한 경향이 강했다. 그런데 지금 저희는 대기업 삼성전자에 입사했고, 회사가 벌어들이는 실적에 대해 더 보상받고 싶은 게 사실이다. 과거와 달리 경쟁사와의 처우 비교도, 이직도 쉬워졌다. 그러다 보니 더 적극적으로 요구하게 되고, 연대에 어려움이 생긴다. 연대란 아무래도 ‘다 같이 나누자’는 이야기인데, 그걸 납득할 수 있는 조합원은 없다.

일련의 과정에서 정부에 대해 어떻게 느꼈나?

법원이 사측이 낸 위법쟁의 금지 가처분 신청을 대부분 인용해 ‘파업 중에도 평시 수준으로 근무해야 한다’고 결정했고, 정부는 긴급조정권을 발동하겠다고 공언했다. 삼성전자가 사기업인데도 사실상 공익사업처럼 생각하더라. 대통령까지 나서서 말씀하시니 굉장히 압박이 컸다. 그럼에도 제가 볼 때 60% 정도는 만족할 결과를 얻었다. 나머지 40%의 불만족스러운 결과를 끌어올리는 게 목표다. 김영훈 고용노동부 장관도 총파업 직전 마지막 자율교섭을 하러 경기고용노동청에 갔을 때 사직서를 준비해올 정도의 각오로 많이 도와주셨다. 다만 합의가 끝나고 나서 초과이윤 배분을 이야기하는 등, 노사관계에서 끝날 일을 정부 차원에서 많이 개입하는 건 좀 아쉽다.

AI 시대 초과이윤 배분으로 논란이 뜨거웠다.

기업이 있으니 노조가 있고, 기업의 목표는 이윤 창출이다. 노동부 토론회도 봤는데, 이윤을 일정 기준 넘겼다고 해서 상당 부분을 반납해야 한다면 대한민국에서 기업을 제대로 운영할 사용자는 없을 것이다. 주주 권익도 해친다. 회사도 많이 번 만큼 법인세를 많이 내 세수가 크게 늘어났다. 저희도 성과급 받는 것의 50%를 세금으로 낸다. 그런 부분을 활용하는 것으로 충분히 가능하다.

임금을 지역화폐로 지급하는 법안이 발의됐다가 철회됐다.

필요하면 본인(정치인)들이 세비를 지역화폐로 받으라고 해라. (사회 환원을 여러 경로로 요구받는 데 대해) 노동조합이 할 수 있는 건 결국 쟁의다. 다른 회사 근로조건을 위해 투쟁할 수 있다고는 생각하지 않는다. 남들이 보면 이기적이라고 할 수도 있지만 이 상황에 처하면 다 그렇게 된다. 내 주변도 중요하지만 일단은 내가 가장 중요하다. 같은 반도체 부문인데도 적자를 기록해 이번에 성과급을 상대적으로 덜 받은 시스템LSI(설계)·파운드리(위탁생산) 등 비메모리 사업부 처우를 끌어올리는 게 목표다. 그 외에는 관심이 없다.

전혜원 기자 woni@sisai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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