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리브영 경쟁자 무신사·다이소 아니었다…상권 휩쓰는 '뷰티 약국'①

최수진 2026. 9. 8. 07: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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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남역 11번 출구 근처에 오랜 기간 새로운 임차인이 들어서지 않았던 상가 공실이 있다. 뷰티 약국은 명동, 성수, 강남 등 서울 핵심 상권에 진입하며 올리브영의 새로운 경쟁 상대로 떠오르고 있다.

업계에서는 뷰티 약국이 올리브영의 새로운 경쟁자로 올라설 수 있다는 의견을 내놓고 있다. 뷰티 약국이 프랜차이즈화될 경우 올리브영의 수요를 일부 흡수할 가능성도 커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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뷰티 약국, 명동·성수·강남 등 핵심 상권에 진입
성수역 인근에 자리 잡은 약국만 15곳 이상
뷰티 브랜드, '약국 입점' 최우선 과제로 전략 변경
프리미엄 이미지 가져갈 수 있어 매출에 긍정적
강남역 11번 출구 도레미약국 공사 현상. (사진=최수진 기자)

강남역 11번 출구 근처에 오랜 기간 새로운 임차인이 들어서지 않았던 상가 공실이 있다. 높은 임대료를 감당할 수 있는 사업자를 찾기 어려웠던 탓이다.

최근 이 공간에 대한 공사가 시작됐다. 새 주인은 뷰티 대기업도, F&B 기업도 아닌 ‘약국’이었다. 강남역 일대에 외국인 관광객이 크게 증가하자 이들을 대상으로 뷰티 중심 약국을 운영할 것으로 관측된다. 

뷰티 약국은 명동, 성수, 강남 등 서울 핵심 상권에 진입하며 올리브영의 새로운 경쟁 상대로 떠오르고 있다. 

성수역 도레미약국. (사진=최수진 기자)

 ◆ 핵심 상권 잡아먹는 ‘뷰티 약국’

핵심 상권의 외국인 관광객 소비가 늘어나자 이들을 타깃으로 하는 ‘뷰티 약국’이 늘고 있다. 성수역 인근에 자리 잡은 약국만 15곳이 넘는다. 

강남역 11번 출구에 새로 들어서는 ‘도레미약국’은 공사를 마치고 9월 중 오픈할 예정이다. 도레미약국은 이미 명동과 성수에 매장이 있다. 특히 성수에서는 ‘성수점’과 ‘샾 성수점’ 등 두 곳을 운영 중이다. 강남역은 도레미약국이 여는 4번째 매장이다. 

성동구 성수동에는 ‘홈 파마시(Home Pharmacy)’라는 이름의 약국이 들어선다. 아직 공사 초기 단계다. 매장 위치는 성수동 대장 상권으로 불리는 ‘연무장길’이다. 인근에는 러쉬, 프라다뷰티, 르라보 등 뷰티 브랜드가 모여 있다. 

특이한 점은 이들 약국의 매장 인테리어다. 일반 약국은 약사 복약 지도를 받는 카운터가 메인 공간인 탓에 고객 동선이 한정적이다. 카운터 뒤로는 별도 조제 공간과 의약품 진열장이 있어 일반 고객은 들어갈 수 없다. 위생·신뢰·기능성 등을 보여주는 데 목적이 있어 내부 색감도 대부분 흰색으로 통일한다. 

반면 뷰티 약국은 헬스앤뷰티(H&B) 스토어, 뷰티 편집숍 등을 표방한다. 카운터는 매장 구석에 작게 배치해 매장의 90% 이상을 고객이 활용할 수 있다. 인테리어는 무채색·우드톤 등을 활용하고 간접조명을 사용한다. 진열도 화장품을 중심으로 고객이 직접 제품을 둘러보고 비교할 수 있도록 개방형으로 구성한다. 올리브영과 비슷한 느낌이다. 

매출 구조도 다르다. 일반 약국은 처방조제가 주요 수입원이다. 병원 또는 의원에서 발행한 처방전에 따라 약을 조제하고 받는 조제료와 약제비가 약국 매출의 주요 비중을 차지한다. 이 때문에 약국은 병원 인근에 자리 잡는 경우가 많다.

그러나 핵심 상권에 들어서는 약국은 병원과 별개로 운영된다. 처방조제가 주요 수입원이 아닌 일반의약품, 건강기능식품, 화장품 판매를 주로 한다. 처방전이 있는 환자가 일반 약국의 핵심 고객이라면 뷰티 약국은 외국인 관광객을 타깃으로 삼는다. 

외국인 관광객을 타깃으로 하는 도레미약국. (사진=최수진 기자)

 ◆ 올리브영 경쟁사, 무신사·다이소 아닌 ‘약국’이었다

이들 약국은 젊은 세대가 즐겨 찾는 명소가 됐다. 사회관계망서비스(SNS), 주요 포털 등에 성수동 약국을 검색하면 다양한 상품을 구경하고 화장품을 사기 좋은 장소라는 설명이 나온다. 실제 네이버에 ‘성수 도레미약국’을 검색하면 K뷰티 큐레이션, 성수동 데이트코스, 외국인 친구 데려가기 좋은 장소 등의 후기가 나온다. 

이미 주요 약국들은 핵심 상권에 같은 상표의 약국을 선보이며 브랜딩에 나서고 있다. 도레미약국, 옵티마웰니스뮤지엄약국, 레디영약국 등이 대표적이다. 이들은 모두 성수·명동·강남 등 외국인 방문율이 높은 지역에 자리 잡고 약국을 운영 중이다. 

서울시에 따르면 지난 7월 서울을 방문한 외국인 관광객은 161만 명에 달한다. 올해 1~7월 누적 관광객은 983만 명으로 전년 동기(811만 명) 대비 21.3% 늘었다. 강남구는 서울 전체 외국인 카드 소비액의 29.4%를 차지했고 중구가 28.3%로 뒤를 이었다. 성동구 역시 지난해 외국인 관광객 500만 명 이상 돌파하며 빠르게 성장하고 있다. 

9월 중 오픈하는 도레미약국 강남점은 시코르 강남역점과 올리브영 센트럴 강남타운 인근에 있다. K뷰티에 관심을 가진 외국인을 흡수할 수 있는 동선에 매장을 냈다는 점이 특징이다. 

외국인을 타깃으로 하는 주요 약국들은 한국어뿐만 아니라 영어, 중국어, 일본어 등을 지원한다. 모든 제품은 기본 4개국어로 사용법을 명시하고 있다. 

심지어 이들은 인스타그램을 통해 공식 계정까지 운영하고 있다. 도레미약국은 한국어 계정보다 글로벌 계정의 팔로워 수가 2배 이상 많다. 옵티마웰니스뮤지엄약국은 팔로워 1만 명을 모았다. 인스타그램을 통해 약국에서 사야 할 쇼핑 리스트 등을 알리고 있다. 대부분 제품은 화장품군이다. 

업계에서는 뷰티 약국이 올리브영의 새로운 경쟁자로 올라설 수 있다는 의견을 내놓고 있다. 당초 업계에서는 무신사·다이소 등이 올리브영의 대체재가 될 것이라 예상했지만 제품군이 크게 달라 직접적인 경쟁이 되지 못했다. 뷰티 약국이 프랜차이즈화될 경우 올리브영의 수요를 일부 흡수할 가능성도 커진다. 

상품 차별화가 가능하며 전문가와의 직접 상담이 바로 가능하다는 점이 뷰티 약국의 강점이다. 올리브영이 화장품과 건강기능식품 중심이라면 약국은 일반의약품까지 취급할 수 있다. 뷰티 편집숍에서 취급하지 못하는 피부 트러블, 흉터, 상처 관리, 탈모 등의 의약품을 한데 묶어 판매할 수 있다.  

약사가 상주한다는 점도 이점이다. 고객이 피부나 건강 고민을 설명하면 약사가 성분이나 사용법을 안내할 수 있다. K뷰티에 대한 관심은 많지만 제품을 모르는 외국인에게는 신뢰를 높이는 요인으로 작용한다. 

체인 약국은 과거 기업에서도 진출을 시도했던 분야다. 사업 확장 등 성장성이 높다는 평가를 받았기 때문이다. 코오롱 사례가 대표적이다. 2004년 코오롱그룹은 계열사 코오롱웰케어를 통해 한국형 드러그스토어 ‘더블유스토어’를 선보였다. 약사 상담이 가능하다는 점을 차별점으로 내세웠다. 

그러나 10년이 지나도 가맹점포(회원 약국)가 160여 곳에 그치는 등 사업 확대에 어려움을 겪으며 사업 정리 수순을 밟았고 2017년 코오롱웰케어는 티슈진에 흡수합병됐다. CJ그룹 역시 올리브영을 약국 연계형 드러그스토어로 키우려 했지만 약사회와 마찰이 생기며 사업을 재편했다. 

최수진 기자 jinny0618@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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