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사 안 짓는 땅 처분명령 의무화… 안 팔면 매년 땅값 25% 이행강제금

정해용 기자 2026. 9. 8. 06: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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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당한 사유 없이 농사를 짓지 않거나 불법으로 임대한 농지 소유자는 정부의 처분명령을 받고도 땅을 팔지 않으면 매년 땅값의 25%를 이행강제금으로 내야 한다. 정부가 지방자치단체의 재량에 맡겼던 농지 처분명령을 의무화하고, 지자체가 움직이지 않으면 농림축산식품부 장관이나 시·도지사가 직접 명령할 수 있도록 했기 때문이다.

박합수 건국대 부동산대학원 겸임교수는 "상속이나 증여로 농지를 취득한 뒤 직접 경작하지 않는 소유자는 처분명령과 이행강제금에 이어 양도세 부담까지 커질 수 있다"며 "세제 개편 시행 전인 내년 말까지 농지를 처분하려는 수요가 늘어날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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처분의무 통지 후 1년, 명령 뒤 6개월 내 매각
지자체 재량 규정에서 의무 규정으로 강화
2028년부터 장특공제 배제·양도세 중과 추진
지난 3월 18일 김성중 경기도 행정1부지사(가운데)가 용인시의 한 농지 현장을 방문해 불법 휴경 및 농지 이용 실태를 점검했다. /뉴스1

정당한 사유 없이 농사를 짓지 않거나 불법으로 임대한 농지 소유자는 정부의 처분명령을 받고도 땅을 팔지 않으면 매년 땅값의 25%를 이행강제금으로 내야 한다. 정부가 지방자치단체의 재량에 맡겼던 농지 처분명령을 의무화하고, 지자체가 움직이지 않으면 농림축산식품부 장관이나 시·도지사가 직접 명령할 수 있도록 했기 때문이다.

정부안대로 2028년부터 비사업용 토지의 장기보유특별공제가 폐지되고 양도소득세 최고세율이 65%로 높아지면 농지를 처분하려는 움직임은 더 빨라질 전망이다. 농촌 인구 감소로 농지를 살 사람이 부족한 상황에서 매물이 한꺼번에 늘면 거래가 살아나기보다 비수도권 농지가격의 하락 압력이 커질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 농지 안 팔면 매년 땅값 25% 부과

8일 국회와 농림축산식품부에 따르면 지난 6월 16일 공포돼 8월 28일부터 시행된 개정 농지법은 농지 처분명령을 재량 규정에서 의무 규정으로 바꿨다. 종전에는 시장·군수·구청장이 처분을 “명할 수 있다”고 규정했지만, 개정법은 “명하여야 한다”고 못 박았다.

처분명령은 외지인이 농지를 소유했다는 이유만으로 내려지는 것은 아니다. 농지 이용 실태조사에서 소유자가 정당한 사유 없이 농지를 농업경영에 이용하지 않은 사실 등이 확인돼야 한다. 적법하게 농지은행에 임대하거나 질병 등 불가피한 사유로 농사를 짓지 못한 경우도 일률적으로 처분 대상이 되지는 않는다.

농지 소유자는 처분의무 통지를 받으면 원칙적으로 1년 안에 농지를 처분해야 한다. 이 기간에도 팔지 않으면 처분명령이 내려지고, 이후 6개월 안에 매각해야 한다.

처분명령을 이행하지 않으면 감정가격과 개별공시지가 중 높은 금액의 25%에 해당하는 이행강제금이 매년 부과될 수 있다. 농지가액이 변하지 않는다고 단순 계산하면 4년간 이행강제금이 땅값과 같아진다.

지자체가 처분명령을 내리지 않으면 농식품부 장관이나 시·도지사가 이를 지시하거나 직접 명령할 수 있다. 이행강제금을 내지 않으면 국세 강제징수나 지방세 체납처분 절차에 따라 재산이 압류·매각될 수 있다.

정부는 지난 5월부터 1996년 이후 취득한 전국 농지 136만㏊를 전수조사하고 있다. 지난 7월 말까지 132만㏊, 1013만필지를 조사한 결과 27%인 284만필지가 불법 임대차·무단 휴경·불법 전용 등 위반 의심 대상으로 분류됐다. 실제 위반 여부는 현장 중심의 심층조사를 거쳐 확정된다.

소성규 대진대 공공인재법학과 교수는 “투기를 막겠다는 취지는 타당하지만 농사지을 사람이 부족한 인구 감소 지역의 현실도 고려해야 한다”며 “매물이 늘어도 수요가 없으면 농지 거래가 위축되고 가격이 하락할 수 있다”고 말했다.

그래픽=정서희

◇ 2028년부터 비사업용 토지 양도세 강화 추진

정부는 직접 경작하지 않는 농지를 팔 때 부과되는 세금도 강화하기로 했다. 지난 8월 발표한 세제 개편안에는 개인이 보유한 비사업용 토지의 장기보유특별공제를 없애고 양도소득세 중과세율을 높이는 내용이 담겼다.

세법상 농지가 사업용 토지로 인정되려면 원칙적으로 농지 소재지와 같은 시·군·구나 인접 지역 또는 농지에서 직선거리 30㎞ 안에 거주하면서 직접 경작해야 한다. 이 같은 재촌자경 요건을 충족하지 못한 농지는 비사업용 토지로 분류될 수 있다.

정부안에 따르면 비사업용 토지 양도세율은 현행 ‘기본세율 6~45%에 10%포인트 가산’에서 ‘기본세율에 20%포인트 가산’으로 높아진다. 최고세율은 65%가 된다. 현재 적용되는 장기보유특별공제도 배제한다. 국회에서 소득세법 개정안이 통과되면 2028년 1월 1일 이후 양도분부터 적용된다.

박합수 건국대 부동산대학원 겸임교수는 “상속이나 증여로 농지를 취득한 뒤 직접 경작하지 않는 소유자는 처분명령과 이행강제금에 이어 양도세 부담까지 커질 수 있다”며 “세제 개편 시행 전인 내년 말까지 농지를 처분하려는 수요가 늘어날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송미령 농림축산식품부 장관이 지난 6월 11일 경기 화성시 팔탄면 행정복지센터에서 열린 '농지전수조사 현장간담회'에서 참석자들의 발언을 경청하고 있다. /연합뉴스

◇ 6년 새 논 거래 35% 감소…매물 받아줄 수요 부족

문제는 농지가 시장에 나와도 살 사람이 많지 않다는 점이다. 농지를 취득하려는 사람은 농지취득자격증명을 받아야 하고, 법인도 원칙적으로 농업법인 등으로 취득 주체가 제한된다. 농촌 고령화와 인구 감소로 실제 농사를 지으려는 수요도 줄고 있다.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지난해 서울을 제외한 전국 논의 매매는 11만1745필지로, 2019년 17만2877필지보다 35.3% 감소했다.

강병주 한국공인중개사협회 경북 의성지회장은 “의성에서 농사를 짓는 사람 대부분이 70~80대로, 건강 문제로 직접 농사를 짓지 못해 다른 사람에게 맡기는 경우가 많다”며 “투기 목적과 고령·질병에 따른 불가피한 휴경을 구분하지 않고 처분명령을 내리면 농촌 현장의 혼란이 커질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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