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차량진입금지’ 팻말 세워놓고 “기관장 차는 주차도 된다”는 세종문화회관

임주영 기자 2026. 9. 8. 06: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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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전거도 못 대게 하는 공간에 매일 차량 주차
출퇴근 시간대 관찰해보니 안호상 사장 차량
회관 “우리가 세운 푯말···업무차 문제 안돼”
차량 진입 금지 푯말이 설치돼 있는 서울 종로구 세종문화회관 사무동 뒷편에 7일 안호상 세종문화회관 사장의 차량이 주차돼 있다. 임주영 기자

최근 서울 광화문 인근에 볼일이 있어 자전거를 타고 나온 A씨는 세종문화회관 사무동 뒤편 벽에 자전거를 잠시 세워두려다 제지를 당했다. 자전거를 세울 수 없다는 것이었다. 하지만 그곳에는 전기차 한 대가 버젓이 주차돼 있었다. 사무동 앞 진입로에는 ‘차량진입금지’ 푯말까지 있었다. A씨는 “자전거를 댈 수 없다면 저 차는 왜 주차돼 있는 것이냐”고 따졌지만 돌아온 대답은 “알려드릴 수 없다”였다.

경향신문이 지난 몇 주간 사무동 앞을 관찰한 결과 해당 차량은 안호상 세종문화회관 사장이 출퇴근에 이용하는 관용차인 것으로 7일 확인됐다. 안 사장은 세종문화회관 직원의 안내를 받아 차량에서 내려 내부로 들어갔다. 차는 사무동 입구에 주차된 상태로 머물렀다. 운전기사 역시 차에서 내려 자리를 비우는 모습을 볼 수 있었다.

세종문화회관은 그동안 사무동 공간 전체를 시민들이 도보로만 통행할 수 있도록 관리해왔다. 차량이 주차된 사무동 주변에는 시민들이 자전거나 오토바이를 세워두는 것도 제한해왔다.

세종문화회관은 지하에 별도의 주차장이 없다. 때문에 직원들도 도보 3분 거리에 있는 세종로 공영주차장에 차량을 세우고 출퇴근한다. 세종로 공영주차장은 유료 주차장이지만 직원들은 업무용 차량에 한해 주차비를 면제받고 있다. 안 사장 역시 이곳에 차를 댈 수 있다. 하지만 기관장이라는 이유로 사실상 ‘특혜주차’를 하고 있는 것이다.

세종문화회관 사장의 이 같은 특혜 주차에도 단속 방법은 없다. 해당 구역은 서울시 소유 부지로, 도로교통법상 ‘도로’로 분류돼 있지 않아 종로구에도 주차 단속 권한이 없다. 구 관계자는 “사무동 앞 인도는 도로가 아닌 데다 세종문화회관이 관리하는 곳이라 우리가 별도의 주차 단속을 하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세종문화회관은 기관장의 원활한 업무 수행을 위해 사무동 앞에 차량을 세운 것으로 문제가 없다는 입장이다. 세종문화회관 관계자는 “공연이 몰릴 때는 공영 주차장에서 시간이 오래 소요되는 경우가 있어 사장님의 대외 일정이나 업무를 수행하기 위해 사무동 앞에 주차를 하고 있다”고 말했다.

‘차량진입금지’ 푯말이 기관장 차량에는 해당하지 않느냐는 질문에는 “푯말은 우리가 세웠다. 회관 업무상 필요에 따라 통행 여부를 결정하는 것이고, 기관 건물 내에 일반 차량이나 오토바이 등을 주·정차하지 못하게 하는 것은 다른 기관도 마찬가지”라고 답했다.

임주영 기자 zoo@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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