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 지방 주면 여긴 아파트만 남나…마사회 떠나는 과천, 통폐합 덮친 인천

오세운 2026. 9. 8. 04: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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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는 과천을 공동화(空洞化)시키려고 작정했습니까. 국가가 필요할 때는 일방적 희생을 요구하더니, 이제는 도시 수용 능력조차 무시한 채 개발 부담만 떠넘기고 있습니다."

신계용 과천시장은 300여 명의 시민단체 및 주민 대표와 함께 이날 발표된 정부의 2차 중앙행정기관 및 공공기관 이전 방침을 두고 격앙된 목소리를 쏟아냈다. 정부는 정부과천청사에 있는 법무부를 내년 상반기 세종으로 이전을 추진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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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국 공공기관 절반 168곳 수도권 위치
'공공기관 지방 이전' 추진에 지자체 반발
"일자리·소비 줄어"vs"복합개발 인구 유입"
신계용 과천시장이 3일 과천시민회관 시계탑 광장에서 정부의 법무부 세종시 이전방침을 강하게 비판하고 있다. 과천시 제공

"정부는 과천을 공동화(空洞化)시키려고 작정했습니까. 국가가 필요할 때는 일방적 희생을 요구하더니, 이제는 도시 수용 능력조차 무시한 채 개발 부담만 떠넘기고 있습니다."

3일 경기 과천시민회관 시계탑 광장. 신계용 과천시장은 300여 명의 시민단체 및 주민 대표와 함께 이날 발표된 정부의 2차 중앙행정기관 및 공공기관 이전 방침을 두고 격앙된 목소리를 쏟아냈다. 정부는 정부과천청사에 있는 법무부를 내년 상반기 세종으로 이전을 추진한다. 과천시에 있는 한국마사회(경마공원) 본사도 지방으로 이전할 방침이다.

수도권 지방자치단체들이 정부의 수도권 중앙행정기관 및 공공기관 지방 이전 방침에 거세게 반발하고 있다. 지역 상권 붕괴와 세수 감소가 불가피한 데다 베드타운(통근자 주거지)으로 전락할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된다.

7일 공공기관 경영정보 공개시스템 알리오에 따르면 전국 공공기관 355곳 중 168곳(47.3%)이 수도권에 본사를 두고 있다. 서울이 130곳, 경기 29곳, 인천 9곳이다. 정부는 수도권 잔류 명분이 부족한 기관을 원칙적으로 지방으로 이전한다는 방침에 따라 연내 대상 기관을 발표할 계획이다.

서울은 국책은행과 금융기관들이 대거 포함됐다. 여의도 금융 허브의 중추인 산업은행, 한국수출입은행, IBK기업은행 등 국책은행은 물론 예금보험공사 등 금융 공공기관들의 연쇄 지방 이전 가능성이 제기됐다. 전국금융산업노동조합은 "글로벌 금융중심지를 육성하겠다는 비전에 역행하고 국가 금융경쟁력을 뿌리째 흔드는 졸속 강제 이전"이라며 강력 반발했다.

인천 분위기도 심상치 않다. 인천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은 "인천 소재 공공기관은 전체의 2.54%인 9개에 불과한데도 상당수가 이전·통폐합 대상에 올랐다"며 박찬대 인천시장에게 범시민 저지 운동에 앞장설 것을 촉구했다. 정부안에 따르면 연수구 송도동 인천항만공사는 가칭 한국항만공사로 통합되고, 서해구 청라동 항공안전기술원은 한국교통안전공단에 흡수된다. 건설기술교육원과 국립인천해양박물관의 통폐합은 물론 한국환경공단·극지연구소의 이전 요구, 인천국제공항공사와 한국공항공사 통합 불씨까지 남아 있어 '인천 역차별' 논란이 거세다.

기관 이전이 본격화할 경우 남겨질 유휴 부지와 노후 청사는 정부의 최대 현안인 수도권 도심 주택 공급난을 해소할 카드로 거론된다. 이미 서울 동대문구 한국국방연구원 부지(1,500가구)와 은평구 일대 공공기관 부지(1,300가구) 등의 주택 활용이 추진 중이며, 한국학중앙연구원(성남 분당구) 등도 이전 시 대규모 주택 공급지로 떠오르고 있다. 과천시도 한국마사회 이전 부지와 방첩사 이전 부지에 9,800가구가 공급된다.

하지만 해당 지역에선 핵심 기관이 빠져나갈 경우 일자리와 소비 인구가 증발해 지역 경제에 악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반발하고 있다. 대규모 주택 단지가 들어서면 교통과 교육 등 도시 기반시설이 포화 상태에 이를 것이라는 우려도 제기된다.

반면 김진유 경기대 도시교통학과 교수는 "과거 사례를 보더라도 수도권 공공기관이 떠난 이전 부지에는 단순 주택 공급에 그치기보다 업무나 의료, 문화 등 지역에 더 도움이 되는 복합시설이 들어섰다"며 "이전 부지에 주택과 신산업·상업 기능을 복합 개발할 경우 기존보다 일자리와 상주 인구가 늘어나 지역에 미치는 부정적 영향은 크지 않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오세운 기자 cloud5@hankookilbo.com
이종구 기자 minjung@hankookilbo.com
이환직 기자 slamhj@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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