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렌지주스 마시면 고혈압?… '가당음료'가 문제였다

김진우 기자 2026. 9. 7. 20: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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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렌지주스를 자주 마시면 고혈압에 걸릴 위험이 높아진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다만 연구진은 설문 과정에서 일부 가당 오렌지맛 음료가 오렌지주스로 분류됐을 가능성이 있어 결과 해석에 주의가 필요다고 말했다.

오렌지주스가 직접 고혈압을 일으켰다는 인과관계를 입증한 연구는 아니라는 의미다.

성장추적연구에서 가당음료 섭취가 고혈압 위험과 연관된 것으로 나타난 만큼, 오렌지주스 섭취 시에는 음료의 종류뿐 아니라 포함된 당류의 양도 함께 고려할 필요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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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렌지주스는 염증 관련 유전자 발현을 줄일 가능성이 보고됐으나, 다량 섭취는 성인기 고혈압 위험 증가와 연관될 수 있어 적정량을 지키고 가능하면 생과일 형태로 섭취하는 것이 바람직하다|출처: 클립아트코리아

오렌지주스를 자주 마시면 고혈압에 걸릴 위험이 높아진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그런데 연구 내용을 자세히 들여다보면 단순히 '오렌지주스가 고혈압을 유발한다'고 결론 내리기는 어렵다. 실제로 위험 증가가 가장 뚜렷하게 나타난 것은 설탕이 첨가된 음료였고, 오렌지주스에서 나타난 위험 증가 역시 일부 가당 오렌지맛 음료가 포함됐을 가능성이 제기됐기 때문이다.

이보다 앞선 2025년 연구에서는 오렌지주스 섭취 후 염증과 혈압 조절에 관여하는 유전자 활동이 감소했다는 결과도 발표됐다. 이에 각 연구가 실제로 무엇을 확인했는지 살펴보고, 오렌지주스를 섭취할 때 참고할 만한 점을 짚어본다.

매일 500mL 마셨더니… 염증·혈압 관련 유전자 활동 감소
2025년 국제 학술지 '분자 영양 및 식품 연구(Molecular Nutrition & Food Research)'에 게재된 상파울루대 연구에서는 건강한 성인 20명이 60일 동안 매일 저온살균 오렌지주스 500mL를 섭취했다. 연구진이 참가자의 면역세포를 분석한 결과, 1,705개 유전자의 발현에 변화가 나타났다. 특히 염증 반응에 관여하는 유전자와 혈압 조절과 관련된 일부 유전자의 활동이 감소했다.

오렌지주스의 특정 성분이 염증 반응이나 혈압 조절과 관련된 생물학적 경로에 긍정적으로 작용할 가능성을 보여준 것이다. 다만 참가자가 20명에 불과하고 관찰 기간도 60일로 짧다. 실제 고혈압 발생 여부를 확인한 것이 아니라 체내에서 나타난 분자 수준의 변화를 측정했다는 점도 고려해야 한다.

25년 추적했더니… 위험 증가 두드러진 건 '가당음료'
2026년 미국심장협회 학술지 '서큘레이션(Circulation)'에 발표된 성장추적연구에서는 미국 청소년 2만 5,749명의 음료와 과일 섭취 습관을 최장 25년 동안 추적해 성인기 고혈압 발생과의 연관성을 분석했다. 가장 뚜렷한 위험 증가는 설탕이 첨가된 음료에서 나타났다. 가당음료를 하루 두 잔 이상 마신 사람은 주 3잔 미만으로 마신 사람보다 이후 고혈압 발생 위험이 52% 높았다. 음료 종류별로도 탄산음료는 하루 한 잔 증가할 때마다 위험이 23%, 스포츠음료는 36% 높은 것으로 분석됐다.

과일주스에서도 일정한 연관성이 관찰됐다. 하루 1.5잔 이상 과일주스를 마신 집단은 주 1잔 미만 섭취한 집단보다 고혈압 위험이 35% 높았으며, 세부적으로 오렌지주스는 하루 한 잔이 늘어날 때마다 위험이 20%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다만 연구진은 설문 과정에서 일부 가당 오렌지맛 음료가 오렌지주스로 분류됐을 가능성이 있어 결과 해석에 주의가 필요다고 말했다. 실제로 과일주스 한 잔을 생과일로 바꿨을 때 오히려 고혈압 위험이 19% 낮아진 것으로 나타났다.

또한 이 연구는 참가자들에게 특정 음료를 마시게 한 임상시험이 아니라 평소 섭취 습관과 이후 고혈압 발생의 관계를 살펴본 관찰연구다. 오렌지주스가 직접 고혈압을 일으켰다는 인과관계를 입증한 연구는 아니라는 의미다.

관건은 주스 속 '당류'… 음료 대신 생과일 형태 섭취 권장
그렇다면 오렌지주스를 어떻게 섭취하는 편이 좋을까. 성장추적연구에서 가당음료 섭취가 고혈압 위험과 연관된 것으로 나타난 만큼, 오렌지주스 섭취 시에는 음료의 종류뿐 아니라 포함된 당류의 양도 함께 고려할 필요가 있다. 한국소비자원 조사에 따르면, 시판 오렌지주스(과즙 95% 이상 기준)의 1회 제공량(200mL)당 당류는 15.17~23.51g이다. 당류 함량이 높은 제품은 한 잔만 마셔도 세계보건기구(WHO)의 1일 당류 섭취 권고량(50g)의 약 47%를 채우게 된다.

세계보건기구(WHO)는 과일주스에 포함된 자연 당분을 '유리당(free sugars)'으로 분류하고, 하루 섭취량을 총열량의 10% 미만(성인 기준 약 50g)으로 제한할 것을 권고한다. 반면 가공하지 않은 온전한 생과일의 당분은 유리당에 포함되지 않는다.  성장추적연구에서도 과일주스 한 잔을 생과일로 바꿨을 때 오히려 고혈압 위험이 19% 낮아진 것으로 나타났다.

성장추적연구의 책임저자인 토론토대 테머티의대 영양과학과 바산티 말릭(Vasanti Malik) 부교수는 미국심장협회(American Heart Association) 보도자료를 통해 "과일주스는 적게 마시면 해가 없을 수 있지만 많이 마시면 해로울 수 있다. 반드시 100% 과일주스여야 하고, 그렇더라도 적당히만 마셔야 한다"고 조언했다.

김진우 기자 hidoceditor@mcircle.biz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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