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굴 빨개지고 취기 오래 남는 당신…‘술잔’ 내려놓아야 하는 이유

이휘빈 기자 2026. 9. 7. 20: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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술을 마시면 얼굴이 유독 빨개지는 사람을 두고 흔히 '술이 잘 안받는다'고 한다. 그럼에도 이런 신호를 무시한 채 알코올의존증에 걸릴 정도로 술을 마시면 식도암과 두경부암 등 일부 암 발생 위험이 높아질 수 있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다만 연구팀은 이번 연구는 알코올의존증 치료를 받은 환자만을 대상으로 한 것인 만큼 인과관계를 증명하지는 못하며, 암 병력과 치료 시기는 진술에 의존해 일부 오류 가능성도 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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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헬스&사이언스]
일본 구리하마의료센터 연구팀
알코올의존증 남성 5000여명 조사
홍조·취기 오래 남는 유전자 보유자
식도암·두경부암 등 일부 암 위험 커
클립아트코리아

술을 마시면 얼굴이 유독 빨개지는 사람을 두고 흔히 ‘술이 잘 안받는다’고 한다. 그럼에도 이런 신호를 무시한 채 알코올의존증에 걸릴 정도로 술을 마시면 식도암과 두경부암 등 일부 암 발생 위험이 높아질 수 있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일본 국립병원기구 구리하마의료센터 연구팀은 2005년부터 2020년까지 소속 병원에서 알코올의존증 진단을 처음 받은 일본인 남성 5214명(20~79세, 평균 53.3세)을 대상으로 술 관련 암 병력과 ADH1B·ALDH2 유전자형의 관련성을 분석했다.

ADH1B 유전자는 술을 아세트알데히드로 바꾸는 효소를 만드는데, 이 효소의 활동이 느릴수록 체내에 알코올이 머무는 시간이 길어진다. ALDH2 유전자는 이 아세트알데히드를 다시 무해한 물질로 분해하는 효소를 만드는데, 이 효소가 비활성 타입이면 술을 마셨을 때 얼굴과 몸이 붉어진다.

분석 대상 5214명 중 385명(7.38%)이 술과 관련한 암 병력이 있다고 답했다. 위암이 204명(3.91%)으로 가장 많았고 대장암 80명(1.53%), 식도암 73명(1.40%), 두경부암(코·입·목 부위에 생기는 암) 55명(1.05%), 간암 31명(0.59%) 순이었다. 대부분의 암은 알코올의존증이 상당히 진행된 시점 또는 그 이후에 치료를 받았다. 반면 위암은 절반이 넘는 51.5%가 알코올의존증이 진행되기 전에 이미 치료를 받았다.

유전자별로 보면, 빠른 대사형 ADH1B 유전자를 가진 환자와 비교해 느린 대사형 ADH1B 유전자를 가진 환자는 두경부암 위험이 1.99배, 식도암 위험이 3.05배였다. 반면 위암 위험은 0.65배로 오히려 낮았다.

얼굴이 빨개지는 반응과 관련된 ALDH2 유전자도 비슷한 패턴을 보였다. 이 유전자가 비활성 타입인 환자는 활성 타입인 환자보다 두경부암 위험 8.63배, 식도암 위험 11.35배, 위암 위험도 1.54배로 나타났다. 

두 위험 유전자를 보유한 사람은 암 발생 위험이 더 컸다. 느린 대사형 ADH1B와 비활성 타입 ALDH2를 모두 가진 환자(전체의 5.1%, 264명)는 그렇지 않은 환자에 비해 두경부암 위험이 17배, 식도암 위험이 35배까지 올랐다.

그렇다면 왜 이 조합이 유독 위험할까. 연구팀은 ALDH2 유전자 비활성형 보유 환자 649명을 대상으로 다시 조사했다. 술을 마셔도 얼굴이 빨개지는 반응을 한번도 경험하지 않은 비율을 보니, 느린 대사형 ADH1B를 함께 가진 경우는 52%로 나타나, 빠른 대사형 ADH1B를 가진 경우(23%)보다 훨씬 높다는 사실을 확인했다. 느린 대사형 ADH1B 보유자는 아세트알데히드가 서서히 만들어지기 때문에, 얼굴과 몸이 빨개지는 경고 반응도 상대적으로 뚜렷하게 나타나지 않는 것이다.

연구팀은 “두 위험 유전자가 겹치면 몸의 경고 반응이 둔해질 뿐 아니라, 몸속에 알코올과 아세트알데히드가 고농도로 머무르는 시간 자체가 길어진다”며 “이 때문에 음주량까지 늘어날 수 있어 암 위험이 한층 커진다”고 설명했다.

다만 연구팀은 이번 연구는 알코올의존증 치료를 받은 환자만을 대상으로 한 것인 만큼 인과관계를 증명하지는 못하며, 암 병력과 치료 시기는 진술에 의존해 일부 오류 가능성도 있다고 전했다. 

해당 연구는 국제학술지 ‘캔서 메디신(Cancer Medicine)’ 7월자에 게재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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