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점으로 읽는 빛] 4-3. ①방치된 송암 선생 묘소…훈맹정음 100주년 무색
안지섭 기자 2026. 9. 7. 19:45

'남의 불행 건지려고 자기 행복 버리신 임. 한숨을 돌이켜서 임마다 노랫소리. 그 공덕 잊으리까 영원한 칭송 받으소서.'
송암 박두성 선생이 세상을 떠난 지 3년 뒤인 1966년, 노산 이은상 선생이 그를 기리며 추모시를 남겼다. 생의 마지막까지 "점자책을 쌓지 말고 꽂으라"고 당부하며 시각장애인의 앞날을 걱정했던 그의 삶과 업적을 오래 기억하고자 했던 이들의 마음이 담겼다.
시각장애인을 위해 한평생을 바친 송암. 그 삶의 무게와 달리 그는 지역의 무관심 속 인천 한 야산에 쓸쓸히 잠들어 있다.
둥글게 솟아 있어야 할 봉분과 노산 선생의 추모시는 억세게 자란 잡초와 수풀 더미에 가려져 있고, 사유지로 둘러싸인 묘소는 울타리 등으로 막혀 유족은 물론 시각장애인들의 접근조차 쉽지 않다.
올해는 훈맹정음 반포 100주년으로 송암의 업적과 한글점자의 가치를 되새겨야 할 해지만, 그의 고향이자 삶의 흔적과 훈맹정음의 역사가 뿌리내린 인천에서는 묘소 하나 온전히 돌보지 못한 채 뚜렷한 대책도 내놓지 못하고 있다.
100년 전 송암은 보이지 않는 이들에게 세상을 읽는 길을 열었다. 100년이 지난 지금, 인천은 그를 향해 눈을 감아버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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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곽안나·안지섭 기자 ajs@incheon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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