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승원 오빠 캐시 2000 쥐어주려 했다”는데 공익 민원? 개미 투자자들 “우린 피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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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승원 법무부 장관 후보자를 둘러싼 코로나19 치료제 임상시험 승인 로비 의혹이 국회 인사청문회를 앞두고 최대 쟁점으로 떠올랐다. 핵심은 김 후보자 주장대로 공익을 위해 민원을 전달한 것인지, 아니면 부정한 청탁이었는지다.
김 후보자는 민원 전달 과정에서 강 교수를 만나지 않은 것으로 알려진다.
김 후보자는 2021년 10월17일 서울 영등포구 소재 주점에서 민원을 전달한 대가를 묻는 양씨의 질문에 "정 고마우면 국회의원 후원회 1인당 500만원까지 가능하니 나중에 일이 잘 되면 그렇게만 해주면 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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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가성·공익 목적 민원 여부 관건...제넨셀 등 소액주주 피해 논란 커져
(시사저널=김현지 기자)

김승원 법무부 장관 후보자를 둘러싼 코로나19 치료제 임상시험 승인 로비 의혹이 국회 인사청문회를 앞두고 최대 쟁점으로 떠올랐다. 핵심은 김 후보자 주장대로 공익을 위해 민원을 전달한 것인지, 아니면 부정한 청탁이었는지다. 현행법은 선출직 공직자인 국회의원의 민원 전달 행위를 부정청탁으로 보지 않는다. 문제는 이 경우에도 공익적 목적이 전제돼야 한다는 점인데, 지금까지 드러난 사실은 민원인들이 치료제 개발로 투자 수익을 노리는 한편 국고 지원까지 받으려 했다는 것이다.
지인 민원에서 시작된 '신속 처리'
먼저 민원 전달 과정부터 논란이 됐다. 제넨셀 사건 관련 공소장과 정치권에 따르면, 제넨셀 실운영자이자 치료제 개발자인 강아무개씨는 2021년 브로커 양아무개씨에게 정치권 인사를 통해 임상승인을 받아내면 경제적 도움을 주겠다고 제안했다. 이에 양씨는 2021년 9월14일과 10월7일 두 차례 김승원 후보자에게 제넨셀의 치료제 관련 식품의약품안전처 승인을 부탁했다.
김 후보자는 2021년 10월12일 양씨에게 "(김강립 당시 식약처) 처장이 챙겨봐 달라고 할게"라고 답했고, 실제로 같은 날 김강립 당시 식약처장에게 문자를 보냈다. 브로커의 청탁이 국회의원을 거쳐 식약처장에게까지 실제로 전달된 셈이다. 김 후보자는 2013년 유흥주점을 운영하던 양씨 가게의 근로기준법 위반 사건 변호를 맡은 바 있다.
김 후보자는 민원 전달 과정에서 강 교수를 만나지 않은 것으로 알려진다. 국회의원은 수많은 민원을 받고 처리할 때 통상 민원인과 직접 소통한다. 이런 관행에 비춰보면, 오래 전 알게 된 지인 양씨를 거쳐 부탁을 전달받은 이번 사안은 이례적이라는 견해도 존재한다.
민원을 단순히 전달한 것을 넘어선 정황도 있다. 당시 양씨가 "담당자들 연락은 오는데 과장 선에서 넘어가지 않는다"고 하자 김 후보자는 "과장 선에서 막혀 있다? 알았어"라고 답했다. 실제로 같은 날 식약처장 비서가 담당 과장에게 "김승원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문자를 보냈다. 처장님이 챙겨보되, 다음부터는 이런 얘기 안 나오게 해달라고 하셨다"는 문자를 보낸 사실도 알려졌다. 식약처 내부 실무진으로도 청탁이 실제로 전달·처리됐음을 보여주는 정황이다.
공익 목적이라는데 사익 편취 논란
물론 현행법상 국회의원의 민원 처리 자체는 가능하다. 부정청탁 및 금품등 수수의 금지에 관한 법(청탁금지법)에 따르면, 국회의원 등 선출직 공직자가 공익적 목적으로 제3자의 고충민원을 전달하는 행위는 부정청탁의 예외 사유로 인정돼 처벌받지 않는다. 이때에도 민원 전달 대가로 금품·이익을 받거나 받기로 약속해선 안 된다. 즉, 중요한 것은 민원 전달의 대가성 여부와 공익 목적에 부합하는 민원이었는지다.
이와 관련해 대가성 의혹의 배경으로 시점이 거론된다. 김 후보자는 2021년 10월17일 서울 영등포구 소재 주점에서 민원을 전달한 대가를 묻는 양씨의 질문에 "정 고마우면 국회의원 후원회 1인당 500만원까지 가능하니 나중에 일이 잘 되면 그렇게만 해주면 된다"고 말했다. 같은 해 12월22일에는 후원 계좌번호를 묻는 양씨에게 "농협 301-0284-9408-11 김승원 후원회입니다. 고마워~~^^"라고 답했다.
아울러 양씨는 식약처의 제넨셀 임상계획 승인(2021년 10월26일) 다음 날 강씨와의 통화에서 "이거 벌어서 승원 오빠 캐시 2000 쥐어주려 했다"며 "이재명 캠프 자금 필요할 때인데 하면서 생색내가지고"라고 말했다. 한동훈 무소속 의원이 소셜미디어(SNS)를 통해 공개한 녹취록에 따르면, 김 후보자는 임상 승인이 이뤄지면 강씨와 양씨 등이 수천억원대 수익을 올리게 된다는 사실을 알고 있었다.
다만 검찰은 김 후보자에 대해 '실제 금품 수수는 없었으나 500만원 후원금 관련 알선 뇌물 약속 혐의 자체는 인정된다'며 2024년 12월 기소유예 처분했다.
개미 투자자 피해 양산
제넨셀 관련 민원의 공익성 역시 논란이다. 사건 당시 강씨는 동물실험 부작용을 은폐한 허위 자료를 코로나 치료제 임상시험계획 심사에 제출한 것이다. 그는 식약처 승인을 발판 삼아 100억원대 국비를 타내려 한 것으로도 드러났다. 특히 임상 승인 직전 자신의 지분을 약 63억원에 매각해 차익을 얻었다. 강씨는 김 후보자에게 민원을 직접 전달한 양씨에게는 미공개정보를 알려줘 주식을 매수토록 했고, 양씨의 회사 지분을 자신이 사들이기도 했다. 코로나 치료제 임상계획 승인을 토대로 이들의 사익 편취가 이뤄진 것이다.

개미 투자자들의 피해도 상당하다. 제넨셀은 2021년 10월26일 코로나19 경구용 치료제 임상 2상·3상 계획을 승인받았으나, 환자 모집 요건을 채우지 못해 2023년 5월 임상이 잠정 중단됐다. 상용화는 끝내 무산됐다. 승인 엿새 전 113억원을 투자해 제넨셀 최대주주가 된 코스닥 상장사 세종메디칼은 지분 가치가 전액 손상차손 처리(0원)되며 주가가 고점 대비 95% 넘게 폭락, 상장폐지 절차를 밟게 됐다. 이 여파로 제넨셀·세종메디칼 주주들이 피해를 입었다.
피해자들은 최근 공동 대응에 나섰다. 세종메디칼 주주연대는 7일 강씨와 양씨가 재판을 받고 있는 서울서부지법에 제넨셀 피해자들과 연대해 탄원서를 제출했다. 이들은 "상장사와 시장에 공개되는 정보를 믿었다"며 주가조작의 피해자라고 주장했다. 이 밖에 세종메디칼은 강씨를 상대 80억원대 부당이득반환청구 소송을 제기한 상태다.
"민주당 오빠들 더 나온다"
이번 사건의 파장은 거세다. 김승원 후보자를 둘러싼 로비 의혹은 더불어민주당으로 확산할 가능성도 보인다. 한동훈 무소속 의원은 7일 자신의 소셜미디어(SNS)에 양씨와 강씨가 다른 더불어민주당 의원들을 거론한 문자메시지를 추가로 공개하며 이 사안을 "민주당 오빠들 게이트"라고 규정했다.
한 의원에 따르면 양씨는 2021년 10월 8일 최재성 전 정무수석과의 통화에서 "우리 교수님(강씨) 회사가 지금 식약처에 승인 기다리고 있어요. 코로나 건으로, 이제 그것만 승인이 떠지면 원 회장님이 투자 유치가 돼요"라고 말했다. 또 "'만약 투자 유치가 되면 우리 회사도 교수님께서 CB(전환사채) 발행해서 8억에서 10억 정도 투자를 해주신다고 했다. 그러니까 좀 도와주세요. 저도 잘 되는 거에요' 내가 딱 여기까지 얘기했어요"라고 했다.
이 외에도 양씨는 강씨와의 메시지에서 송영길 의원을 두고 "여우라서 돈 줘야 움직인다"고 언급했다. 한 의원은 민주당이 김 후보자 관련 논란을 '공익 민원'으로 규정한 데 대해 "진짜 공익 민원인지 민주당 오빠들을 동원한 사기인지 국민이 판단해달라"고 했다. 반면, 김 후보자는 7일 통상적인 민원 전달을 했을 뿐 부정한 청탁은 없었다는 기존 입장을 유지했다. 다만 "코로나 임상승인 관련 민원 전달 과정에서 더욱 신중하게 했어야 한다는 점을 무겁게 받아들인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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