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위소득 70%’에 발목 잡힌 기초연금 개편…소득 보장 실효성 낮고 재정부담 가중[Deep Spo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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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가 마련한 기초연금 개편안을 두고 실효성과 함께 재정 지속 가능성을 둘러싼 논란이 거세지고 있다.
소득 하위 노인에 대한 지원을 강화하겠다는 취지지만, 현행 기초연금의 기본 틀인 '소득 하위 70% 지급' 구조를 유지하면서 일부 저소득층에만 추가 급여를 얹는 방식으로는 정책 효과가 제한적이라는 이유에서다.
정부는 내년부터 소득 하위 30% 노인 약 348만명에게 현재보다 3만원 많은 월 38만원의 기초연금을 지급할 계획이다.
따라서 저소득 노인의 생활 수준을 실질적으로 개선하려면 기초연금 지급액만 올릴 것이 아니라 국민기초생활보장제도 등 다른 복지제도와의 관계도 함께 손질해야 한다는 지적도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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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DI, 중위소득 40~50%만 지급…소득 하위층에 많이 주는 구조 제안
정부 개편안은 국회로…‘누구에게 덜 줄 것인가’의 문제, 사회적 공론화 필요
![2014년 7월 25일 기초연금 첫 지급일을 하루 앞둔 24일 오후 서울 국민연금 종로중구지사 기초연금 접수 창구를 찾은 한 수급 대상자가 담당자와 상담하고 있다. [연합]](https://img4.daumcdn.net/thumb/R658x0.q70/?fname=https://t1.daumcdn.net/news/202609/07/ned/20260907180218366jfxx.jpg)
[헤럴드경제=이태형 기자] 정부가 마련한 기초연금 개편안을 두고 실효성과 함께 재정 지속 가능성을 둘러싼 논란이 거세지고 있다.
소득 하위 노인에 대한 지원을 강화하겠다는 취지지만, 현행 기초연금의 기본 틀인 ‘소득 하위 70% 지급’ 구조를 유지하면서 일부 저소득층에만 추가 급여를 얹는 방식으로는 정책 효과가 제한적이라는 이유에서다. 돈을 더 주더라도 생계급여 등 다른 복지급여가 줄어들면 실제 처분가능소득은 늘지 않을 수 있기 때문이다. 동시에 고령화로 기초연금뿐 아니라 기초생활보장·건강보험·장기요양 등 각종 의무지출이 빠르게 늘고 있어, 단순히 기초연금 지급액을 올리는 방식으로는 장기적인 노인 빈곤과 재정 문제를 동시에 해결하기 어렵다는 지적이 나다.
정부는 내년부터 소득 하위 30% 노인 약 348만명에게 현재보다 3만원 많은 월 38만원의 기초연금을 지급할 계획이다. 표면적으로는 저소득 노인에게 지원을 집중하는 하후상박 구조다.
하지만 생계급여를 받는 노인의 경우 상황이 달라진다. 기초연금은 생계급여 산정 과정에서 소득으로 인정되기 때문에 기초연금이 늘어나면 생계급여가 감소할 수 있다.
가령 기초연금이 3만원 늘더라도 생계급여가 그만큼 줄어든다면 정부가 추가로 투입한 3만원이 해당 노인의 실제 가처분소득 증가로 이어지지 않을 수 있다.
개별 제도만 보면 ‘지원 확대’지만 여러 복지제도를 합쳐 수급자의 전체 소득을 보면 효과가 상쇄되는 셈이다.
따라서 저소득 노인의 생활 수준을 실질적으로 개선하려면 기초연금 지급액만 올릴 것이 아니라 국민기초생활보장제도 등 다른 복지제도와의 관계도 함께 손질해야 한다는 지적도 나온다.
특히 주목해야 할 부분은 소득 하위 30%라는 기준 자체다.
같은 소득을 가진 노인이라도 주거비와 의료비, 보유 자산, 부양 상황 등에 따라 실제 생활 여건은 크게 다를 수 있다. 단순히 소득 순위만으로 30%를 구분해 동일하게 3만원을 추가하는 방식이 가장 취약한 노인에게 재정을 효과적으로 집중하는 방법인지 따져볼 필요가 있다는 것이다.
특히 생계급여를 받는 최저소득층 노인과 생계급여 기준을 조금 웃도는 노인은 제도상 처우가 크게 달라질 수 있다. 이 때문에 중요한 것은 ‘기초연금을 얼마나 올렸느냐’가 아니라 기초연금 개편 이후 노인의 실제 처분가능소득이 얼마나 늘어나는지다.
정부가 저소득 노인에 대한 지원을 강화하려는 방향 자체에는 상당한 공감대가 있지만, 추가 재원이 실제 빈곤 감소로 이어지지 않는다면 재정 투입의 효율성은 떨어질 수밖에 없다.
결국 중요한 것은 ‘얼마나 더 지급하느냐’가 아니라 ‘추가로 지급한 돈이 실제 수급자의 생활 개선으로 이어지느냐’다. 기초연금 인상분이 다른 급여 감소로 상쇄된다면 정부 입장에서는 상당한 예산을 투입하고도 국민이 체감하는 정책 효과는 낮아질 수밖에 없다.

고령층 내부의 소득 격차가 확대되고 있는 상황에서 모든 노인에게 동일한 수준으로 급여를 인상하는 것이 반드시 효율적인 것은 아니다. 상대적으로 경제적 여유가 있는 노인에게 지급되는 금액을 동결하거나 축소하고 빈곤 위험이 큰 계층에 재원을 집중하는 방식은 복지정책의 재분배 기능을 강화할 수 있다.
결국 논쟁의 근본적인 문제는 소득 30%를 포함한 기초연금의 지급 대상이다. 현행 제도는 전체 노인 가운데 소득 하위 70%를 대상으로 한다. 이 방식은 광범위한 노인에게 안정적인 현금 급여를 제공한다는 장점이 있다. 실제로 기초연금은 고령층의 소득을 보완하고 노후생활의 최소한의 안전망 역할을 해왔다.
그러나 제도가 확대될수록 재정 부담은 커질 수밖에 없다. 특히 국내 고령화 속도를 고려하면 현재의 지급 대상과 급여 수준을 장기간 그대로 유지하는 것은 재정 측면에서 상당한 부담이 될 수 있다.
국책연구기관인 한국개발연구원(KDI)에 따르면, 현행 ‘소득 하위 70%’ 제도를 유지할 경우 기초연금 지출액은 2025년 약 27조원, 국내총생산(GDP) 대비 1.09% 수준에서 2050년 약 46조원, GDP 대비 1.48%까지 증가할 것으로 전망된다.
단순히 현재보다 예산이 늘어나는 수준이 아니라, 고령인구 증가에 따라 기초연금 지출이 경제 규모보다 빠른 속도로 확대될 수 있다는 의미다. 향후 국민연금, 건강보험, 장기요양보험 등 다른 고령층 관련 지출까지 함께 증가한다는 점을 고려하면 기초연금만을 따로 떼어 재정 문제를 판단하기도 어렵다.
KDI는 기초연금의 선정 기준을 현재와 같은 노인 소득 하위 비율이 아니라 기준중위소득과 연계하는 방안을 제시한 바 있다.
선정기준액을 비율이 아닌 ‘기준중위소득 100%’로 고정할 경우 현재가치 기준 연평균 약 4조2500억원을 절감할 수 있고, 2070년 기초연금 지출은 현행 제도를 유지할 때보다 약 19% 감소한 35조원, GDP 대비 1.08% 수준으로 낮출 수 있다는 분석이다.
더 나아가 기준중위소득을 50%까지 점진적으로 축소하면 연평균 절감액은 약 9조5600억원으로 확대되고, 2070년 지출은 현행 대비 약 47% 감소한 23조원, GDP 대비 0.71% 수준까지 낮출 수 있는 것으로 전망된다.
김도헌 KDI 연구위원은 “향후 기초연금 개편의 핵심은 지급 대상과 급여 수준을 어떤 조합으로 설계할 것인지에 달려 있다”며 “단순히 지급 대상을 줄이는 것만으로는 부족하고, 절감된 재원을 실제 빈곤층의 급여 확대에 얼마나 효과적으로 재투입할 것인지가 함께 논의돼야 한다”고 말했다.
![[한국개발연구원(KDI) 자료]](https://img1.daumcdn.net/thumb/R658x0.q70/?fname=https://t1.daumcdn.net/news/202609/07/ned/20260907180218728wrot.jpg)
해외 주요국의 노후소득보장제도를 살펴보면 한국과 다른 방식으로 고령층의 소득을 지원하는 사례를 찾을 수 있다.
호주는 대표적으로 소득과 자산을 조사해 공적 노령연금의 지급 수준을 차등화한다. 일정 수준 이상의 소득이나 자산을 가진 노인의 경우 연금액이 줄어들고, 경제적으로 취약한 노인에게 상대적으로 더 많은 지원이 돌아가는 구조다.
대신 호주는 공적연금에만 노후소득을 의존하지 않도록 강제적 퇴직연금 제도인 슈퍼애뉴에이션(Superannuation)을 발달시켜 왔다. 즉 국가가 모든 노인에게 동일한 수준의 현금을 지급하는 방식보다는 근로기간 동안 축적한 사적연금과 공적연금을 결합해 노후소득을 구성하는 구조다.
캐나다 역시 기본적인 공적 노령연금에 더해 저소득 노인을 위한 보충 급여 체계를 운영한다. 기본적인 노후소득을 보장하면서도 경제적으로 어려운 노인에게 추가 지원을 제공하는 방식이다.
이러한 해외 사례가 한국에 그대로 적용될 수 있는 것은 아니다. 각국의 연금제도와 조세체계, 노동시장, 자산 분포, 노인 빈곤율 등이 서로 다르기 때문이다.
다만 공통으로 확인할 수 있는 것은 ‘모든 노인에게 같게 지급하는 것’과 ‘경제적 능력에 따라 차등 지원하는 것’을 적절히 조합하려는 경향이다.
이는 국내 기초연금 개편에서도 시사하는 바가 크다. 기초연금을 노후소득의 핵심 축으로 계속 확대할 것인지, 아니면 국민연금과 퇴직연금 등 다른 제도와 역할을 분담하면서 저소득 노인에게 더 강한 지원을 제공할 것인지에 대한 장기적인 설계가 필요하다.
![호주 달러를 세는 계수기[123RF]](https://img1.daumcdn.net/thumb/R658x0.q70/?fname=https://t1.daumcdn.net/news/202609/07/ned/20260907180218982owdd.jpg)
특히 미래 세대의 노후 빈곤을 줄이기 위해서는 현재 고령층에 대한 지원과 함께 청년·중년 세대가 안정적으로 연금 자산을 축적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드는 것도 중요하다. 지금의 노인 빈곤을 해결하는 동시에 미래의 노인 빈곤이 반복되지 않도록 하는 장기적인 접근이 필요하다는 뜻이다.
당장 재정이 발목을 잡는다.
노후생활 안정을 지원하는 기초연금 의무지출은 2030년 30조원을 넘어설 것으로 전망됐다. KDI 재정지출액(의무지출+재량지출)과 다소 차이를 보이지만 정부가 국회에 제출한 ‘2026~2030년 국가재정운용계획’에 따르면 기초연금 의무지출은 올해 23조1378억원에서 내년 25조6530억원, 2028년 28조2970억원, 2029년 29조1649억원으로 늘어난 뒤 2030년에는 30조862억원에 달할 전망이다.
2026~2030년 연평균 증가율은 6.8%로 추산됐다. 1년 전 전망치보다도 증가 속도가 빨라졌다.
기초연금 지출이 늘어나는 데는 수급자 증가와 기준연금액 인상, 하후상박 개편, 부부감액 제도 개선 등이 영향을 미친다. 기초연금 기준연금액은 지난해 34만2510원에서 올해 34만9700원으로 7190원 올랐다. 물가 상승률을 반영하는 구조인 만큼 앞으로도 인상될 가능성이 높다.
즉 고령인구가 늘어 수급자는 증가하고, 물가가 오르면 지급액도 올라가는 구조다. 여기에 제도 개선에 따른 추가 지출까지 더해지면서 기초연금 재정은 자연스럽게 확대될 수밖에 없다.
여기에 더해 국민기초생활보장 급여의 국가 부담액은 2026년 22조4665억원에서 2030년 37조8352억원으로 늘어날 전망이다. 연평균 증가율은 13.9%에 달한다.
건강보험 의무지출도 같은 기간 13조7991억원에서 17조1899억원으로 증가할 것으로 예상됐다. 노인장기요양보험 사업 지출 역시 2030년 3조278억원까지 늘어날 전망이다.
국민연금·공무원연금·사학연금·군인연금 등 4대 공적연금 의무지출도 올해 93조9334억원에서 2030년 121조1239억원으로 증가한다.
전체 재정지출 중 법에 따라 계속 지출해야 하는 의무지출이 차지하는 비중도 2026년 53.3%에서 2030년 53.5%로 높아질 전망이다.
저출생·고령화가 심화할수록 이런 구조는 더욱 강해질 가능성이 높다. 기초연금을 비롯한 노인 관련 복지지출을 확대할수록 미래 정부가 사용할 수 있는 재정 여력은 그만큼 줄어들 수밖에 없다.
![종로 탑골공원에 노인들[연합]](https://img4.daumcdn.net/thumb/R658x0.q70/?fname=https://t1.daumcdn.net/news/202609/07/ned/20260907180219283elew.png)
그렇다면 재정 안정을 위해 ‘하후상박’을 얼마나 강하게 할 것인가.
전문가들이 제시하는 대안 중 하나는 현재의 소득 하위 70%라는 지급 범위를 단계적으로 축소하는 대신 최저소득층에 대한 지원을 크게 늘리는 방식이다.
가령 기초연금 지급 대상을 소득 하위 40~50% 수준으로 줄이고 절감된 재원을 소득 하위 계층의 급여 인상에 활용한다면, 현재보다 훨씬 강한 ‘하후상박’ 구조를 만들 수 있다.
이 방식은 한정된 재정을 빈곤 위험이 가장 큰 집단에 집중함으로써 동일한 예산으로 더 큰 빈곤 감소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
그러나 반론도 만만치 않다. 현재 기초연금을 받는 노인 입장에서는 지급 대상에서 제외되는 순간 사실상 ‘연금 삭감’을 경험하게 된다. 소득이나 자산이 기준선을 조금 넘는 노인과 조금 못 미치는 노인 사이에 급격한 혜택 차이가 발생할 경우 형평성 논란도 불거질 수 있다.
또 한국 사회에서 기초연금이 사실상 보편적 노인수당처럼 인식되고 있다는 점도 고려해야 한다. 지급 대상이 크게 줄어들 경우 정치적 반발과 사회적 갈등이 발생할 가능성이 높다.
따라서 단기간에 지급 대상을 급격하게 축소하기보다는 새로운 수급 기준을 설정하고 일정 기간에 걸쳐 단계적으로 조정하는 방안이 현실적인 대안이 될 수 있다.
![[123RF]](https://img2.daumcdn.net/thumb/R658x0.q70/?fname=https://t1.daumcdn.net/news/202609/07/ned/20260907180219527ajko.jpg)
이제 공은 국회로 넘어갔다. 정부의 개편안이 예산안과 함께 국회로 넘어가면서 향후 논의의 초점은 크게 세 가지로 압축될 가능성이 있다.
첫째는 지급 대상이다. 현재의 소득 하위 70% 구조를 유지할 것인지, 아니면 중장기적으로 지급 대상을 축소할 것인지가 핵심이다.
둘째는 급여 수준이다. 소득 하위 30%에 월 3만원을 추가하는 수준으로 충분한지, 아니면 최저소득층의 빈곤을 실질적으로 줄이기 위해 더 큰 폭의 차등 지원이 필요한지를 놓고 논쟁이 이어질 수 있다.
셋째는 제도 간 정합성이다. 기초연금 인상분이 생계급여 등 다른 복지급여에 미치는 영향을 어떻게 조정할지, 물가 연동과 관련된 법적 문제를 어떻게 해소할지가 주요 쟁점이 될 전망이다.
국회 논의 과정에서 정부안보다 더 강한 하후상박 구조가 제시될 가능성도 있다. 특히 노인 빈곤율을 낮추면서도 재정 부담을 억제하려면 중간·상위 소득계층에 지급되는 재원을 일부 조정해 최저소득층에 집중해야 한다는 주장이 힘을 얻을 수 있다.
다만 지급 대상 축소는 곧 기존 수급자의 혜택 축소를 의미하기 때문에 정치적 부담도 크다. 복지정책에서는 혜택을 새롭게 받는 사람보다 기존 혜택이 줄어드는 사람의 반발이 더 크게 나타나는 경우가 많다는 점에서 사회적 합의가 쉽지 않다.
이와 함께 중요한 것은 세대 간 갈등을 키우지 않으면서도 재정적으로 지속 가능한 합의를 만들어내는 일이다. 현재의 노인에게 필요한 지원은 충분히 제공하되, 그 비용을 미래 세대가 감당할 수 없는 수준으로 늘리지 않는 균형 잡힌 개편이 요구된다.
결국 기초연금 개편의 핵심은 ‘누구에게 더 줄 것인가’에 그치지 않는다. 오히려 ‘한정된 재원을 누구에게 우선 배분할 것인가’, ‘어떤 방식이어야 지원이 실제 빈곤 감소로 이어질 것인가’에 대한 답을 찾는 것이 더 중요하다. 국회 심의와 사회적 공론화 과정에서 정부안보다 한층 정교한 하후상박 구조가 마련될 수 있을지 주목된다.
![국회 본회의장[연합]](https://img1.daumcdn.net/thumb/R658x0.q70/?fname=https://t1.daumcdn.net/news/202609/07/ned/20260907180219782jbvv.jp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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