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르포] 영풍 석포제련소 가보니...ZLD로 낙동강 '폐수 제로'

석포(경북)=신지아 2026. 9. 7. 1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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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년 ZLD 도입…공정폐수 전량 재처리·재사용
연 1000억원 안팎 환경투자…수질지표도 개선세
토양정화율 53%대…정화 범위 순차 확대 추진 계획
영풍 석포제련소 외관 [사진=신지아 기자]
경상북도 봉화군 석포면, 낙동강을 사이에 두고 영풍 석포제련소가 위치해 있다. 1970년부터 이곳에서 아연을 생산해 온 석포제련소는 낙동강 최상류에 자리 잡아 오랫동안 환경오염 논란의 중심에 서왔다. 다만 실제로 찾은 제련소 앞 낙동강은 육안상 맑았고, 국가수질측정망에서도 주요 중금속 수치는 정량한계 또는 검출한계 미만 수준을 나타냈다.
 
영풍 석포제련소 폐수 무방류 시스템(ZLD) [사진=신지아 기자]
지난 4일 찾은 석포제련소에서 가장 눈에 띈 것은 제련 과정에서 발생하는 폐수를 밖으로 내보내지 않는 폐수 무방류 시스템(ZLD·Zero Liquid Discharge)이었다. ZLD는 공정에서 발생한 폐수를 정화한 뒤 고온으로 끓여 수증기를 포집한 후 다시 물로 회수해 공정용수로 사용하는 설비다. 이 과정에서 남는 불순물은 고형화해 별도로 처리한다.

석포제련소는 2021년 5월 ZLD 가동을 시작했다. 현재 하루 최대 4000㎥의 폐수를 처리할 수 있으며 하루 평균 2000~2500㎥가량의 공정폐수를 정화해 다시 사용하고 있다. 임노규 소장은 "무방류라는 말 그대로 공장에서 발생하는 폐수가 낙동강으로 단 한 방울도 나가지 않는다"며 "폐수를 처리해 만든 물을 다시 공업용수로 사용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땅 아래에도 별도의 방어선을 구축해 공장 내부의 오염수가 낙동강 등 외부로 이동하는 것을 원천적으로 막고 있다. 석포제련소는 1~3공장 외곽을 따라 약 2.5km 규모의 지하수 확산방지시설을 설치했다.

이 같은 대규모 환경투자의 배경으로는 석포제련소가 겪어온 과거 환경오염 문제가 꼽힌다. 환경당국 조사에서는 과거 제련 과정에서 발생한 카드뮴 등이 토양과 지하수를 거쳐 낙동강으로 유출된 사실이 확인됐고, 이에 따른 행정처분과 조업정지 등이 이어진 바 있다.

임 소장은 "이전 세대에서 잘못한 부분에 대해서 많은 반성을 하고 있다"며 "근본적인 오염원은 정해진 기간 안에 제거해 더 이상 공장에서 환경 문제가 발생하지 않도록 관리할 것"이라는 목표를 제시했다.

환경 관련 투자는 2018년부터 규모가 커졌고 2019년 이후 본격화했다. ZLD뿐 아니라 지하수 차수시설, 대기오염 방지시설, 토양 정화 등에 2025년 12월 말까지 누적 5400억원을 투자했다.

수익성이 높지 않은 제련사업에서 이 같은 환경투자를 지속하는 데에는 고려아연으로부터 받는 배당금이 적지 않은 역할을 하고 있다. 이택성 환경 본부장은 "제품 판매에서 벌어들이는 수익도 있지만 고려아연 지분에서 약 1000억 정도의 배당수익이 들어온다"며 "연간 1000억원 안팎을 환경 개선을 위해 투입하고 있다"고 밝혔다.

투자 이후 수질지표가 눈에 띄게 달라졌다. 국가수질측정망 자료에 따르면 ZLD와 지하수 확산방지시설이 순차적으로 구축된 이후 제련소 인근 하천의 카드뮴 등 주요 중금속 수치가 정량한계 또는 검출한계 미만 수준을 나타내고 있다.
 
영풍 석포제련소 내 침전저류지 모습. 과거 제련 부산물을 저장하던 시설. 영풍은 잔여 물질을 순차적으로 반출할 계획이다. [사진=신지아 기자]
다만 석포제련소의 환경 문제가 모두 끝난 것은 아니다. 가장 큰 숙제는 과거 수십 년간 축적된 오염토양 정화다. 영풍이 이날 밝힌 토양정화 이행률은 약 53.5%다. 박정국 환경기획팀장은 "생산설비 아래에 위치한 토양은 공장을 가동하는 상태에서 굴착하기 어렵다"며 "지장물이 없는 3공장의 경우 정화가 원활하게 이뤄졌지만 1·2공장은 실제 가동 중인 건물과 설비가 밀집돼 있다"고 설명했다.

영풍은 정화가 가능한 시설부터 순차적으로 철거해 오염토양을 반출하고 있다. 추가 정화가 진행되면 이행률은 78% 수준까지 높아질 것으로 전망된다. 정화가 어려운 구간은 바닥 차단과 2.5㎞ 차수벽을 통해 추가 오염과 외부 확산을 막고 있다. 박 팀장은 "가동 중인 장치산업 특성상 모든 설비를 철거할 수는 없는 상황"이라며 "정화 가능한 구간부터 순차적으로 작업하고 있으며 공장 수익도 환경 개선과 오염원 정화에 지속적으로 투입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