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 교육청, 차별 대응 가이드북에 ‘성소수자’ 다시 담기로 [플랫]

플랫팀 기자 2026. 9. 7. 17: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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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시교육청이 교육부와 공동 제작 중인 ‘혐오·차별 표현 대응 가이드북’에서 빠진 ‘성적 지향’ ‘성별 정체성’ 등 성소수자 관련 내용을 다시 담는 수정안을 마련하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서울시교육청은 수정 요구가 끝내 반영되지 않을 경우 별도의 가이드북을 만드는 방안도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가이드북 제작 과정에서 교육부가 서울뿐 아니라 전국 시도교육청의 의견을 수렴하는 방식이 적절했는지를 두고도 논란이 일고 있다.

차별금지법제정연대 등 인권시민사회단체 활동가들이 1일 서울 종로구 광화문광장 이순신동상 앞에서 ‘교육부의 성소수자 차별 조장 규탄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이들은 최근 교육부가 ‘혐오·차별 표현 대응 가이드북’ 초안 제작 과정에서 성소수자 관련 내용을 삭제한 것과 관련해 교육부 장관의 사과와 가이드북에 성소수자 관련 내용을 담아 수정하여 제작 및 배포할 것을 요구했다. 권도현 기자

6일 경향신문 취재를 종합하면 서울시교육청은 교육부에 제출할 가이드북 수정안을 마련해 내부 검토 중이다. 수정안은 성소수자와 관련한 개념과 판단 기준, 학교 현장에서 발생할 수 있는 사례 등을 서울시교육청이 당초 마련했던 가이드북 초안에 가깝게 복원하는 내용이다.

서울시교육청은 내부 태스크포스(TF)와 정근식 서울시교육감의 검토를 거쳐 다음주 중 교육부에 수정안을 제출할 예정이다.

교육계에 따르면 정 교육감은 최근 관련 단체들과의 면담에서 성소수자 관련 내용을 교육부가 다시 검토할 수 있도록 협의해보자는 취지로 말했다. 정 교육감은 재검토를 거쳐서도 수정 요구가 끝내 반영되지 않으면 서울시교육청이 공동 가이드북 제작에 참여하기 어렵다는 뜻도 밝힌 것으로 전해졌다. 서울시교육청이 별도의 가이드북을 제작하는 방안도 거론되고 있다.

이번 갈등은 교육부가 서울시교육청이 제작한 가이드북 초안을 수정하는 과정에서 불거졌다. 서울시교육청이 마련한 초안에는 ‘성적 지향’과 ‘성별 정체성’이 혐오·차별 표현의 판단 기준으로 명시되고 성소수자 학생이 피해를 입는 사례와 학교의 대응 방안 등이 담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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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나 교육부가 내용 검토를 위해 지난달 6일 전문가들에게 보낸 가이드북 수정본에서는 서울시교육청 초안에 담겼던 성소수자 관련 개념 설명과 구체적인 사례 등이 대부분 삭제됐다. 이후 마련된 교육부 최종안에서는 ‘성적 지향’과 ‘성별 정체성’이라는 표현도 본문과 사례에서 빠졌다.

성소수자 관련 내용이 빠지는 과정에서 시도교육청의 의견을 수렴한 방식도 논란의 대상이다. 교육부가 시도교육청에 의견을 물은 것은 이미 성소수자 관련 내용을 수정한 뒤다. 교육부는 지난달 18일 오후 각 시도교육청 담당자들에게 ‘성적 지향’과 ‘성별 정체성’ 표현 등이 빠진 가이드북 초안을 공유하며, 전문가들의 지적에 따라 이를 다시 명시할지에 대해 찬반을 표시해달라는 메일을 보냈다. 가이드북 전체에 대한 검토 의견을 요청한 것이 아니라 두 표현의 포함 여부만 물었다.

의견조회는 공식 공문이 아닌 담당자 e메일을 통해 이뤄졌고, 회신 기한도 다음날까지로 짧았다. 각 교육청에서는 혼선이 빚어졌다. 일부 교육청은 가이드북 초안조차 검토하지 못했고, 기관 차원의 공식 입장을 정하지 못한 채 담당자의 개인 의견을 제출한 곳도 있었다. 한 교육청은 내부에서 서로 다른 두 개의 의견을 제출하기도 했다.

한 교육청 관계자는 “전국 시도교육청이 함께 사용할 가이드북인데 정작 가이드북 전체 내용에 대해서는 의견을 묻지 않았다”며 “성소수자 관련 표현만 따로 떼어내 짧은 시간 안에 찬반 의견을 내라고 한 것 자체가 적절한 의견수렴 방식이었는지 의문”이라고 말했다.

가이드북 검토에 참여한 이혜정 경인교대 교수는 교육부가 시도교육청에 특정 표현의 포함 여부만 물은 방식 자체가 답변에 영향을 미쳤을 수 있다고 지적했다. 이 교수는 “교육부와 교육청 관계가 평등하지 않으니, 당연히 질문 방식이 답변에 영향을 줄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교육부는 서울시교육청 초안에서 성소수자 관련 표현을 수정한 데 대해 국가 교육과정에 있는 보다 포괄적인 용어를 적용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교육부 관계자는 “교육과정에 없는 내용을 다루면 교사들이 학부모 민원을 우려해 오히려 위축될 수 있다”면서 “어떤 방식으로든 혐오·차별 교육이 이뤄져야 한다는 맥락에서 현장 수용성을 고려한 것”이라고 말했다. 교육부는 시도교육청 등의 의견을 추가로 수렴한 뒤 가이드북을 재검토한다는 방침이다.

▼ 김지혜 기자 kimg@khan.kr · 우혜림 기자 saha@khan.kr

플랫팀 기자 flat@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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