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 빚을 내어 미래를 갚는 포항시의 ‘책임 행정’

임창희 기자 2026. 9. 7. 16:20
자동요약 기사 제목과 주요 문장을 기반으로 자동요약한 결과입니다.
전체 맥락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본문 보기를 권장합니다.

'지방채 발행'이라는 단어는 지자체 행정에서 늘 뜨거운 감자다.

공사가 멈췄을 때 발생할 지체상금과 시민의 삶이 위협받는 사회적 비용이 지방채 이자보다 훨씬 크다는 점을 고려하면, 이번 결정은 빚이라는 비난을 감수하고서라도 지역 경제의 혈맥을 뚫겠다는 현명하고 책임감 있는 정면 돌파 행정이다.

많은 고민 끝에 내놓은 이번 포항시의 지방채 발행을 포함한 추경편성이 침체된 지역 사회에 활력을 불어넣는 마중물이 되기를 기대해 본다.

음성재생 설정 이동 통신망에서 음성 재생 시 데이터 요금이 발생할 수 있습니다. 글자 수 10,000자 초과 시 일부만 음성으로 제공합니다.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임창희 선임기자

‘지방채 발행’이라는 단어는 지자체 행정에서 늘 뜨거운 감자다. 자칫 방만한 재정 운용의 증거이자 미래 세대에게 짐을 넘기는 부채로 치부되기 십상이기 때문이다.

그렇기에 포항시가 810억원 규모의 제2회 추가경정예산안을 편성하며 550억원의 지방채를 얹어 시의회에 제출했다는 소식이 들렸을 때, 초반의 우려 섞인 시선은 당연한 수순처럼 보였다.

그러나 이번 추경안의 속살을 들여다보면 이야기의 결이 달라진다. 과거 보여주기식 치적 사업이나 무분별한 신규 시설 건립을 위해 손을 벌리던 전형적인 ‘빛 좋은 개살구’식 예산 편성이 아니라는 점이 명확히 드러나서다.

포항시는 빚을 내기 전, 스스로의 살점부터 깎아냈다. 불요불급하거나 지연된 사업 예산 263억원을 깎았고, 경상경비 절감과 전 부서 시책업무추진비 5% 일괄 삭감 등 뼈를 깎는 자체 구조조정을 통해 137억원의 순수 재원을 마련했다. 이렇게 짜낸 ‘마른 수건’의 액수만 무려 400억원이다.

집안 살림이 어려워지자 가장 먼저 가계부를 줄이고 허리띠를 바짝 졸라맨 셈이다. 어려움 끝에 만든 재원과 지방채의 쓰임새를 선심성 사업에서는 철저히 배제하는 등 용도도 명확히 했다.  

대신 공사가 중단될 경우 더 큰 매몰 비용과 시민 불편을 초래할 수 있는 ‘수소연료전지 클러스터’와 ‘환호공원 공영주차타워’ 등 검증된 핵심 계속사업을 마무리하는 데 예산을 몰아주었다.

동시에 고금리와 내수 침체로 벼랑 끝에 몰린 소상공인·중소기업 경영안정자금 지원, 그리고 태풍과 집중호우에 대비한 재해위험개선지구 정비 등 시민의 생명과 골목상권을 지키는 방파제 마련에 집중 투입하기로 했다.

공사가 멈췄을 때 발생할 지체상금과 시민의 삶이 위협받는 사회적 비용이 지방채 이자보다 훨씬 크다는 점을 고려하면, 이번 결정은 빚이라는 비난을 감수하고서라도 지역 경제의 혈맥을 뚫겠다는 현명하고 책임감 있는 정면 돌파 행정이다.

2027년부터 엄격한 예산 총량제를 도입하고 고금리 지방채를 조기 상환하겠다는 구체적인 재정 다이어트 대책까지 내놓은 점도 돋보인다.

어려운 시기일수록 자치단체가 보여줘야 할 덕목은 명분 뒤에 숨는 신중함이 아니라, 시민의 일상을 지키기 위해 비난의 위험을 무릅쓰는 ‘실용’과 ‘진정성’이다.

많은 고민 끝에 내놓은 이번 포항시의 지방채 발행을 포함한 추경편성이 침체된 지역 사회에 활력을 불어넣는 마중물이 되기를 기대해 본다.

/임창희 선임기자 lch8601@kbmaeil.com

Copyright © 경북매일.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