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EO열전] 송호성, 기아 전동화 이끈 '전략가'

곽호준 기자 2026. 9. 7. 16: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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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서울=한스경제 곽호준 기자 | 송호성 기아 대표이사 사장은 해외시장 개척 현장에서 잔뼈가 굵은 '전략가'다. 프랑스 판매법인장과 유럽법인장, 수출기획실장 등을 거치며 글로벌 사업 경험을 쌓았다.

2007년 기아로 자리를 옮겨 프랑스 판매법인장을 맡았으며 이후 수출기획실장, 사업성장본부 상무를 거쳤다.

기아는 지난 4월 개최한 '2026 CEO 인베스터데이'에서 2030년까지 글로벌 판매 413만대, 시장점유율 4.5%를 목표로 제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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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랜드 리론칭·전동화 앞세워 최대 매출
EV 둔화·관세 속 HEV·PBV로 돌파구 모색
미래 기술 경쟁력 확보는 '시험대'
지난 3월 서울 서초구 본사에서 열린 제82기 정기 주주총회에서 송호성 기아 대표이사 사장이 발언을 하고 있다./기아

| 서울=한스경제 곽호준 기자 | 송호성 기아 대표이사 사장은 해외시장 개척 현장에서 잔뼈가 굵은 '전략가'다. 프랑스 판매법인장과 유럽법인장, 수출기획실장 등을 거치며 글로벌 사업 경험을 쌓았다. 2020년 대표이사에 오른 뒤에는 사명과 로고를 바꾸고 상품·사업 전략을 재편하며 기아의 변화를 이끌었다.

성과도 뚜렷했다. 기아는 송 사장 취임 이후 고수익 스포츠유틸리티차(SUV)와 친환경차 판매를 확대하며 사상 최대 실적을 잇달아 갈아치웠다. 지난해에는 미국 관세 부담으로 영업이익이 감소했지만 매출은 114조1409억원으로 역대 최대치를 새로 썼다. 올해 상반기에도 판매 신기록을 세우며 성장세를 이어갔다.

송 사장의 향후 과제는 명확하다. 전기차(EV) 성장세 둔화와 미국 관세 등 대외 불확실성 속에서 하이브리드차(HEV)와 목적기반모빌리티(PBV)를 새로운 성장 동력으로 키워야 한다. 자율주행과 소프트웨어정의차량(SDV), 로보틱스 등 미래 기술 분야에서도 가시적인 성과가 요구되고 있다.

▲ 유럽서 성장 이끈 '전략가'…기아 사령탑까지

송 사장은 1962년 전북 전주에서 태어났다. 전주고와 연세대 불어불문학과를 졸업한 뒤 1988년 현대차에서 직장 생활을 시작했다. 2007년 기아로 자리를 옮겨 프랑스 판매법인장을 맡았으며 이후 수출기획실장, 사업성장본부 상무를 거쳤다.
양재 기아 사옥./곽호준 기자

전환점은 2013년이다. 기아 유럽법인장에 오른 송 사장은 2017년 말까지 유럽 사업을 이끌었다. 이 기간 기아의 유럽 판매량은 2013년 33만9000대에서 2017년 47만3000대로 약 40% 늘었다. 같은 기간 기아 전체 해외 판매가 감소한 것과 대조적이다. 글로벌 판매에서 유럽이 차지하는 비중도 14%에서 21%로 높아졌다.

이후 본사 사업관리본부장 부사장으로 복귀했다. 지난 2020년 3월 사장으로 승진했고 같은 해 6월 대표이사에 선임됐다. 코로나19로 글로벌 자동차 산업이 극심한 혼란을 겪던 시기였다. 취임 직후부터 현장을 돌며 미래 전략 구체화에 나섰다. 송 사장은 광주·광명·화성공장을 차례로 찾아 PBV와 모빌리티 서비스, 전기차 전략을 점검했다.

송 사장은 취임사에서 "경쟁사들은 플랫폼 최적화와 부품 공용화, 공장 운영 합리화, 규모의 경제 확보, 고정비 축소 등 뼈를 깎는 노력으로 상품 경쟁력을 높이고 있다"며 "우리도 적극적인 혁신을 통해 원가 경쟁력을 갖춰야 한다"고 말했다.

▲ '기아자동차'서 '기아'로…브랜드 대전환

송 사장 재임 기간 가장 큰 변화는 2021년 시작된 브랜드 리론칭이다. 사명도 31년 만에 '자동차'를 떼고 '기아'로 바꿨다. 단순한 간판 교체가 아니었다. 내연기관차 제조·판매 중심 기업에서 '지속가능한 모빌리티 솔루션 기업'으로 사업 영역을 넓히겠다는 선언이었다. 이후 EV6를 시작으로 EV9·EV3·EV4·EV5까지 기아의 전용 전기차 라인업을 빠르게 확대했다.

글로벌 시장의 평가도 뒤따랐다. EV6는 한국 브랜드 최초로 2022년 '유럽 올해의 차'에 선정됐고 이듬해 '북미 올해의 차'를 수상했다. EV9 역시 2024년 '세계 올해의 자동차'에 오르며 기아의 전기차 경쟁력을 알렸다. 
송호성 기아 대표이사 사장이 브랜드 리뉴얼 발표를 하고 있다./연합뉴스

실적도 상승곡선을 그렸다. 기아는 2021년부터 2024년까지 매년 사상 최대 실적을 경신했다. 지난해에도 매출은 전년보다 6.2% 증가한 114조1409억원으로 최고치를 새로 썼다. 글로벌 판매도 313만5803대로 역대 최대를 기록했다.

성장세는 올해도 이어졌다. 상반기 국내 29만5779대, 해외 133만2473대, 특수차 2736대 등 총 163만988대를 판매해 전년 동기 대비 2.7% 증가했다. 지난 1962년 자동차 판매를 시작한 이후 상반기 기준 최대 규모다. 

특히 친환경차가 성장을 이끌었다. 상반기 국내 EV 판매는 7만2078대로 전년 동기보다 151.1% 급증하며 역대 상반기 최대치를 기록했다. 2분기 글로벌 친환경차 판매도 29만6000대로 60% 늘면서 전체 판매 비중이 35.3%로 높아졌다.

▲ EV에 HEV·PBV 더한다…413만대 체제 박차

송 사장은 미래 사업 확대에도 속도를 내고 있다. EV를 중심으로 추진해온 라인업 전략을 HEV와 PBV까지 확장하는 방식이다. 글로벌 EV 시장의 성장 속도가 지역별로 엇갈리는 가운데 특정 파워트레인에 의존하지 않고 시장 수요 변화에 유연하게 대응하겠다는 구상이다.

기아는 지난 4월 개최한 '2026 CEO 인베스터데이'에서 2030년까지 글로벌 판매 413만대, 시장점유율 4.5%를 목표로 제시했다. 저성장 기조가 이어지는 글로벌 자동차 시장에서 친환경차 판매를 늘리고 북미·유럽 등 주요 시장 점유율을 높여 외형 성장을 이어간다는 계획이다.
지난 4월 서울 신라호텔에서 열린 기아의 '2026 CEO 인베스터 데이'에서 발표에 나선 송호성 기아 대표이사 사장./기아

HEV는 EV 수요 변화에 대응할 핵심 전략이다. 기아는 올해 69만대인 HEV 판매를 2030년 110만대까지 늘리고 라인업도 13종으로 확대할 계획이다. 북미 시장에는 바디 온 프레임 기반 HEV와 주행거리연장형전기차(EREV) 픽업을 추가해 현지 수요를 공략한다. EV는 대중화에 초점을 맞춘다. 먼저 기아는 올해 EV2를 시작으로 보급형 모델을 늘리고 2030년까지 △승용 2종 △SUV 9종 △PBV 3종 등 총 14종의 전기차 라인업을 구축한다. 연간 판매 목표는 100만대다.

PBV도 송 사장이 공을 들이는 사업이다. 기아는 지난해 브랜드 첫 전용 PBV인 PV5를 출시하고 세계 최초 PBV 전용 공장인 '화성 이보(EVO) 플랜트' 가동을 시작했다. 내년 PV7, 2029년 PV9을 추가해 2030년 연간 23만대 판매 체제를 구축할 계획이다. 차량 판매에 그치지 않고 플릿(Fleet) 관리와 충전 등 서비스를 결합해 기업 간 거래(B2B) 모빌리티 사업으로 영역을 넓히는 것이 목표다.

▲ 관세에 미래 기술 경쟁까지…지금부터가 시험대

외형 성장과 달리 수익성은 풀어야 할 과제다. 지난해 기아의 영업이익은 9조781억원으로 전년보다 28.3% 감소했다. 미국 자동차 관세 영향만 3조930억원에 달했다. 올해 판매 호조를 이어가는 만큼 이를 수익성 개선으로 연결하는 것이 관건이다. 

기아는 올해 매출 122조3000억원, 영업이익 10조2000억원, 영업이익률 8.3%를 목표로 잡았다. 판매 확대와 제품 구성 개선, 가격 효과 등을 통해 관세·환율 부담을 상쇄한다는 계획이다.
화성 EVO 플랜트 East에서 생산 중인 'PV5'의 모습./기아

자율주행과 SDV 경쟁력 확보도 송 사장의 향후 평가를 가를 변수다. 기아는 엔비디아 등 외부 파트너와 협력해 데이터 기반 자율주행 생태계를 구축하며 자체 '엔드투엔드(E2E)' 모델 개발을 병행한다. 내년 말까지 고속도로 '레벨 2+' 수준을 갖춘 첫 SDV 모델을 개발한다. 2029년 초에는 도심으로 적용 범위를 넓힌 '레벨 2++' 기술을 선보일 계획이다.

투자 규모도 키운다. 기아는 2030년까지 총 49조원을 투입한다. 이는 기존 계획보다 7조원 늘어난 규모다. 전동화와 자율주행, 로보틱스 등 미래 사업에만 21조원을 배정했다. 이를 토대로 2030년 매출 170조원, 영업이익 17조원, 영업이익률 10%를 달성한다는 목표다.

업계에서는 송 사장을 해외영업 전문가에서 기아의 브랜드와 사업 체질을 바꾼 CEO로 평가한다. 취임 이후 판매와 매출을 최고 수준으로 끌어올렸다면 이제는 관세 등 대외 불확실성에 대응해 수익성을 지켜야 한다. PBV와 자율주행·SDV 등 미래 사업에서도 실질적인 성과를 내야 한다. 지난 5년간 이뤄낸 기아의 변화를 새로운 성장으로 연결할 수 있을지가 송 사장의 다음 시험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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