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범죄에 경찰 못믿겠다던 용혜인…보완수사권 폐지에는 찬성표

용혜인 성평등가족부 장관 후보자가 과거 경찰청을 성폭력·성희롱 등으로 징계받은 공무원이 가장 많은 기관으로 지목하면서, 고위 공직자 성범죄는 독립적인 외부 기관이 수사해야 한다고 주장했던 것으로 나타났다. 그러나 용 후보자는 지난 7월 검사의 직접 보완수사권을 폐지하는 형사소송법 개정안에는 찬성했다. 이 때문에 수사기관에 대한 외부 통제 필요성을 강조했던 과거 입장과 배치된다는 지적이 나온다.
7일 박정훈 국민의힘 의원실에 따르면, 용 후보자는 ’2016~2019년 공무원 성범죄 징계 현황’을 전수조사해 2020년 8월 국회에서 ‘고위 공직자 성폭력을 말하다’ 토론회를 열었다. 여기에는 4년간 공무원 1158명이 성범죄로 징계를 받았고, 이 중 절반이 넘는 679명이 징계 이후에도 그대로 재직 중이라는 내용이 들어 있었다.
용 후보자가 지목한 곳에는 수사기관도 있었다. 경찰청은 성범죄 징계 6개 사유 가운데 ‘업무상 위력에 의한 성폭력’(6건), ‘성폭력 또는 성추행’(109건), ‘성희롱’(136건) 등 3개 항목에서 가장 많은 징계 건수를 기록했다. 용 후보자는 토론회 발제문에서 “교육기관·치안기관·사법기관 등 성범죄를 해결해 나가야 할 주요 기관들의 성범죄 현황이 심각하다는 건 공직사회의 성 비위 근절을 어렵게 만드는 조건”이라고 했다.
용 후보자가 내놓은 처방은 수사기관을 하나 더 두는 것이었다. 그는 당시 내놓은 보도자료를 통해 “고위공직자의 ‘업무상 위력에 따른 간음 또는 추행’을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의 수사 대상으로 포함하도록 하는 공수처법 개정안 발의를 준비하고 있다”면서 “고위공직자의 영향력은 공직사회 안팎으로 광범위한 만큼 그 영향력을 배제할 수 있는 중립적이며 독립적인 수사기관의 역할이 요구된다”고 했다. 성범죄를 기존 수사기관에만 맡길 수 없다는 취지다.
하지만 최근 용 후보자가 찬성한 형사소송법 개정안은 검사의 직접 보완수사권을 없애고, 검사가 경찰에 보완수사를 요구할 수 있게만 하는 내용이다. 경찰의 1차 수사가 미진해도 검사가 직접 수사해 보완할 수 있는 통로가 사라지는 것이다.
용 후보자는 지난 2일 인사청문회 준비 사무실 첫 출근길에 “피해자들이 보완수사나 재수사 과정에서 권익을 침해받지 않도록 현장의 목소리를 폭넓게 경청하고 관련 부처들과도 긴밀하게 협의해 나가겠다”고 했다.
박정훈 의원은 “치안기관의 성비위 문제를 강조하며 중립적이고 독립적인 수사기관이 필수적이라고 했던 용 후보자가 정작 입법 국면에서는 정파적 명분을 앞세워 성폭력 피해 구제의 핵심 사법 안전판인 보완수사권을 스스로 파괴한 치명적 모순을 드러냈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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