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범죄에 경찰 못믿겠다던 용혜인…보완수사권 폐지에는 찬성표

황규락 기자 2026. 9. 7. 13: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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용혜인 성평등가족부 장관 후보자가 7일 오전 서울 서대문구 한국청소년활동진흥원에 마련된 인사청문회 준비 사무실로 출근하고 있다. /최기웅 기자

용혜인 성평등가족부 장관 후보자가 과거 경찰청을 성폭력·성희롱 등으로 징계받은 공무원이 가장 많은 기관으로 지목하면서, 고위 공직자 성범죄는 독립적인 외부 기관이 수사해야 한다고 주장했던 것으로 나타났다. 그러나 용 후보자는 지난 7월 검사의 직접 보완수사권을 폐지하는 형사소송법 개정안에는 찬성했다. 이 때문에 수사기관에 대한 외부 통제 필요성을 강조했던 과거 입장과 배치된다는 지적이 나온다.

7일 박정훈 국민의힘 의원실에 따르면, 용 후보자는 ’2016~2019년 공무원 성범죄 징계 현황’을 전수조사해 2020년 8월 국회에서 ‘고위 공직자 성폭력을 말하다’ 토론회를 열었다. 여기에는 4년간 공무원 1158명이 성범죄로 징계를 받았고, 이 중 절반이 넘는 679명이 징계 이후에도 그대로 재직 중이라는 내용이 들어 있었다.

용 후보자가 지목한 곳에는 수사기관도 있었다. 경찰청은 성범죄 징계 6개 사유 가운데 ‘업무상 위력에 의한 성폭력’(6건), ‘성폭력 또는 성추행’(109건), ‘성희롱’(136건) 등 3개 항목에서 가장 많은 징계 건수를 기록했다. 용 후보자는 토론회 발제문에서 “교육기관·치안기관·사법기관 등 성범죄를 해결해 나가야 할 주요 기관들의 성범죄 현황이 심각하다는 건 공직사회의 성 비위 근절을 어렵게 만드는 조건”이라고 했다.

용 후보자가 내놓은 처방은 수사기관을 하나 더 두는 것이었다. 그는 당시 내놓은 보도자료를 통해 “고위공직자의 ‘업무상 위력에 따른 간음 또는 추행’을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의 수사 대상으로 포함하도록 하는 공수처법 개정안 발의를 준비하고 있다”면서 “고위공직자의 영향력은 공직사회 안팎으로 광범위한 만큼 그 영향력을 배제할 수 있는 중립적이며 독립적인 수사기관의 역할이 요구된다”고 했다. 성범죄를 기존 수사기관에만 맡길 수 없다는 취지다.

하지만 최근 용 후보자가 찬성한 형사소송법 개정안은 검사의 직접 보완수사권을 없애고, 검사가 경찰에 보완수사를 요구할 수 있게만 하는 내용이다. 경찰의 1차 수사가 미진해도 검사가 직접 수사해 보완할 수 있는 통로가 사라지는 것이다.

용 후보자는 지난 2일 인사청문회 준비 사무실 첫 출근길에 “피해자들이 보완수사나 재수사 과정에서 권익을 침해받지 않도록 현장의 목소리를 폭넓게 경청하고 관련 부처들과도 긴밀하게 협의해 나가겠다”고 했다.

박정훈 의원은 “치안기관의 성비위 문제를 강조하며 중립적이고 독립적인 수사기관이 필수적이라고 했던 용 후보자가 정작 입법 국면에서는 정파적 명분을 앞세워 성폭력 피해 구제의 핵심 사법 안전판인 보완수사권을 스스로 파괴한 치명적 모순을 드러냈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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