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17만 원 받고는 일 못해”…삼성 노조 갈등에 ‘노키아 몰락’ 재조명 [잇슈 머니]

KBS 2026. 9. 7. 07: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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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 번째 키워드 '삼성 노조 갈등'입니다.

삼성전자 노조가 뉴욕 타임스퀘어에 광고를 내고 이재용 회장 자택 앞 집회까지 예고했는데요.

먼저 DX 부문 직원 중심의 동행노조는 9월 5일부터 뉴욕 타임스퀘어 전광판에 15초짜리 광고를 송출했습니다.

9월 4일 최승호 위원장 등 6명이 임직원 10만여 명의 정보를 이용해 노조 가입 여부를 분류한 명단을 만든 혐의로 검찰에 송치됐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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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두 번째 키워드 '삼성 노조 갈등'입니다.

삼성전자 노조가 뉴욕 타임스퀘어에 광고를 내고 이재용 회장 자택 앞 집회까지 예고했는데요.

같은 시기에 경찰은 다른 노조 위원장을 '블랙리스트' 혐의로 검찰에 넘겼습니다.

도대체 삼성 내부에서 무슨 일이 벌어지고 있는 건가요?

[답변]

한마디로, 5월에 끝난 줄 알았던 성과급 갈등이 노조끼리의 싸움으로 번지고 있는 겁니다.

먼저 DX 부문 직원 중심의 동행노조는 9월 5일부터 뉴욕 타임스퀘어 전광판에 15초짜리 광고를 송출했습니다.

"위대한 제품은 사람으로부터 시작됩니다", "우리도 아직 여기 있습니다"라는 문구를 내걸고, AI 전환을 이유로 한 인력 효율화에 반대 목소리를 낸 겁니다.

이어 9월 18일 발대식을 시작으로 서울 용산구 이재용 회장 자택 인근에서 기한 없는 집회와 1인 시위를 예고했습니다.

요구는 DX 직원 1인당 자사주 1,000주 지급, 전사 성과 기반 공통 재원 배분, 기본급 인상률의 전사 동일 적용입니다.

배경은 5월 27일 체결된 임금 협약입니다.

DS 부문에만 '사업 성과의 10.5%'를 재원으로 한 특별 성과급이 신설되면서, 메모리 사업부는 기존 OPI까지 합쳐 최대 6억 원을 받을 수 있는 반면 DX 부문은 실제 약 717만 원 상당을 받아, 보상 격차가 최대 80배 이상 벌어질 수 있다는 논란이 나왔습니다.

여기에 협약에 서명한 반도체 중심의 초기업 노조가 개인정보 논란에도 휩싸였습니다.

9월 4일 최승호 위원장 등 6명이 임직원 10만여 명의 정보를 이용해 노조 가입 여부를 분류한 명단을 만든 혐의로 검찰에 송치됐습니다.

그러자 동행노조는 자기 조합원 정보도 그 명단에 들어갔는지 확인해 달라고 회사에 요구했습니다.

결국 성과급 문제로 갈라진 두 노조가 이번에는 개인정보 문제를 놓고 다시 맞서는 구도가 된 겁니다.

[앵커]

반도체 호황으로 사상 최대 실적을 내는 회사인데, 노조끼리 이렇게 싸우고 직원들 불만이 쌓이면, 회사에 실제로 큰 타격이 될까요?

경제학에서는 이런 문제를 어떻게 설명하나요?

[답변]

결론부터 말씀드리면, 경제학은 "덜 받았다고 느낀 사람은 딱 그만큼 덜 일한다"는 걸 이론과 실험으로 확인해 왔습니다.

노벨경제학상 수상자 조지 애컬로프와 훗날 미국 연준 의장이 된 재닛 옐런 부부가 1990년에 내놓은 '공정임금-노력 가설'을 보겠습니다.

노동자 머릿속에는 "이 정도는 받아야 공정하다"는 기준 임금이 있고, 실제 임금이 그보다 낮으면 부족한 비율만큼 노력을 줄인다는 겁니다.

사람은 임금을 회사가 준 선물로 여기고 노력으로 보답하는데, 선물이 초라하면 보답도 줄이는 심리, 즉 사회심리학의 형평이론이 뿌리입니다.

여기서 중요한 건 '공정한 임금'의 기준이 절대 액수가 아니라 옆 동료와의 비교라는 점입니다.

실험으로도 확인됐습니다.

2010년 유럽 연구진이 '사회적 비교와 성과'라는 제목의 논문으로 발표한 실험입니다.

세 명을 한 팀으로 묶어 같은 일을 시키고, 임금을 일부러 차등 지급해 봤습니다.

결과는 비대칭이었습니다.

남보다 적게 받은 사람은 노력을 확 줄였는데, 남보다 많이 받은 사람은 노력을 더 늘리지 않았습니다.

삼성에 대입하면, 6억 원 받은 쪽에서 추가로 나올 노력보다 717만 원 받은 쪽에서 빠져나갈 노력이 회사 전체 생산성에는 더 크게 작용할 수 있다는 뜻입니다.

[앵커]

삼성전자 노조 간 갈등이 좀처럼 가라앉지 않으면서 우려의 시선이 적지 않습니다.

실제로 내부가 갈라져서 무너진 기업 사례가 있나요?

[답변]

있습니다.

노키아입니다.

한때 세계 휴대전화 시장의 절반 가까이를 차지하고 고객 10억 명을 거느렸던 노키아는 아이폰 등장 몇 년 만에 스마트폰 전쟁에서 밀려났고, 2014년 휴대전화 사업을 마이크로소프트에 넘기며 사실상 퇴장했습니다.

이유를 프랑스계 글로벌 경영대학원 인시아드와 핀란드 알토대 연구진이 2016년 노키아 임직원 76명을 심층 인터뷰해 분석했습니다.

결론은 세 가지 통념, 즉 기술이 뒤졌다, 자만했다, 아이폰을 못 봤다가 모두 틀렸다는 겁니다.

진짜 원인은 경영진과 중간관리자 사이의 공포와 불신이었습니다.

경영진은 실적과 경쟁사를 두려워하고, 중간관리자는 나쁜 소식을 전했다가 잘릴까 두려워하니 회사 안에 진실이 돌지 않았습니다.

각 부서가 자원과 위상을 놓고 싸우면서 "부서마다 왕국이 되고 관리자마다 작은 황제가 됐다"는 표현까지 나왔습니다.

연구진은 노키아가 싸움이 시작되기도 전에 이미 안에서 다쳐 있었다고 했습니다.

삼성에 대입하면 이렇습니다.

반도체가 벌고, 완제품이 뒤에서 불만을 쌓고, 노조끼리 명단과 개인정보로 싸우는 지금 구조는 노키아 연구가 말한 '부서마다 왕국'과 닮은 데가 있습니다.

반도체 호황은 사이클이 있지만 조직 신뢰는 한번 깨지면 회복에 오래 걸립니다.

5월 협약은 법적으로 유효하고 재협상도 어렵다는 회사 입장은 분명하지만, 격차를 방치하면 완제품 부문의 생산성과 인재 이탈이라는 비용으로 돌아올 수 있습니다.

정리하면, 삼성이 다시 하나로 단합하지 못하면 사상 최대 이익도 내부 갈등이라는 구멍으로 샐 수 있고, 그 끝이 어디인지는 노키아가 보여줬습니다.

투자자라면 실적 숫자만이 아니라 이 내부 문제가 어떻게 수습되는지도 함께 보셔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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