첫 HEV 심장 기아 셀토스도 ‘소형차 잔혹사’ 못 피했다

천원기 기자 2026. 9. 7. 06: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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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형 셀토스 사전계약 35→28%로 ‘뚝’
기아 셀토스도 못 넘은 ‘소형차 벽’
400만원 비싼 값, 본전 뽑는 데만 5년
쏘렌토 82% 탈 때 28%, 큰 차 선호 뚜렷
가격 경쟁력 뛰어난 ‘EV3’도 ‘내부 간섭’
기아가 올초 출시한 2세대 신형 셀토스. 1세대엔 없었던 하이브리드 파워트레인이 2세대 신형에선 탑재됐다. 브릿지경제DB.

기아가 야심차게 출시한 셀토스 하이브리드(HEV)가 소형 SUV란 한계를 극복하지 못하고 급제동이 걸렸다. 가격 저항에 부딪히면서 HEV 판매 비중이 사전계약 당시보다 7.2%포인트 추락한 것이다. 2세대 신형 셀토스에 기아가 사상 첫 HEV 심장을 탑재했지만, 소형차 시장의 냉혹한 가성비 잣대를 넘지 못했다는 평가다.

6일 기아 판매 실적 자료에 따르면 올 1~8월 국내에 판매된 셀토스는 3만4279대로 이중 HEV 모델은 채 1만대(9716대)가 안 된다. 전체 판매에서 HEV가 차지하는 비중도 28.3%에 그쳤다. 올초 사전계약 기간 기록했던 35.5%보다 후퇴한 것이다. 소형 SUV 판도 변화를 자신했던 기아가 난감해할 정도다. 8월 한 달만 떼 놓고 봐도 3307대 중 1012대(30.6%)에 불과하다. 7월 2734대에 비하면 판매량이 한 달 새 반토막 넘게 빠졌다.

업계는 소형차 시장의 구조적 한계를 부진의 이유로 꼽는다. HEV가 국내 시장을 휩쓸고 있지만, 친환경차 세제 혜택 축소와 배터리 원가 부담 등 가격 경쟁력이 크지 않아 소형 SUV 시장에선 HEV가 통하지 않는다는 논리다.

실제 소형차의 HEV 기피 현상은 시장 전반에서 확인된다. 같은 기간 현대자동차 소형 SUV 코나의 HEV 비중은 22.1%(4787대), 준중형 세단 아반떼는 16.3%(5355대)에 불과했다.

반면 덩치가 커질수록 HEV 선택률은 급등했다. 준중형 SUV인 기아 스포티지는 33.5%, 현대차 투싼은 47.6%로 뛰었고, 중형급인 현대차 싼타페(79.9%)와 기아 쏘렌토(82.6%)는 10대 중 8대가 HEV였다. 현대차 팰리세이드(72.1%)와 기아 카니발(84.0%) 등 대형차도 HEV가 압도적이다.

소형 친환경차 수요가 전기차로 쏠리는 등 ‘내부 판매 간섭’도 셀토스 HEV 발목을 잡았다. 보조금 적용 시 3000만원대 초반에 구입 가능한 기아 소형 전기 SUV EV3는 올해 누적 판매량이 셀토스 HEV의 2.6배에 달하는 2만5072대다. 셀토스 HEV 기본형 가격은 1.6 가솔린 터보(2512만원) 대비 15.4% 비싼 2898만원으로 EV3와 비슷하다. 친환경 소형 SUV를 찾는 젊은 층 수요가 HEV를 건너뛰고 가격 경쟁력과 유지비가 뛰어난 전기차로 직행한 셈이다.

소형차 특유의 짧은 주행거리 탓에 연비로 차값 차이를 메우기가 쉽지 않다는 산식도 작용한다. 공인 연비 기준 400만원에 육박하는 가격 차를 유류비 절감으로 회수하려면 최소 5년 이상은 타야한다. 업계 관계자는 “2030 사회초년생들이 많이 찾는 소형차 시장은 가격이 판매량에 결정적 영향을 미친다”면서 “셀토스 HEV는 동급 전기차와 가격이 비슷하고, 내연기관과 비교하면 400만원가량 비싸 2030세대가 느끼는 경제적 실익이 크지 않다"고 분석했다.

천원기 기자 1000@viva100.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