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이 만들던 약, AI·로봇이 만든다… 대형사 전유물 ‘자동화 공장’ 제약業 확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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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이 직접 의약품을 옮기고 포장하던 제약공장이 로봇과 인공지능(AI)이 일하는 '스마트 공장'으로 바뀌고 있다. 그동안 대규모 투자가 가능한 대형 제약바이오 기업을 중심으로 이뤄졌던 생산 자동화가 중견 제약사까지 확산되는 모습이다.
7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유유제약은 충북 제천공장 생산라인에 AI와 로봇을 도입해 의약품 생산공정 자동화를 추진하고 있다.
국내 제약업계에서 생산 자동화를 일찍 도입한 대표적인 회사는 한미약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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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미·대웅은 생산·물류 상당 부분 자동화
삼성바이오, AI로 품질 이상까지 사전 예측
인건비 절감 넘어 품질·생산성 경쟁으로

7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유유제약은 충북 제천공장 생산라인에 AI와 로봇을 도입해 의약품 생산공정 자동화를 추진하고 있다. 오메가3 연질캡슐 포장 공정에 로봇을 투입해 사람이 담당하던 반복 작업을 자동화할 계획이다. 생산성 향상과 불량률 감소, 원가 절감뿐 아니라 근로자의 작업 부담을 줄이는 것이 목표다.
유유제약은 이에 앞서 지난해 하반기부터 생산부문에 AI를 접목하기 시작했다. 생산공정 최적화를 위한 전담 태스크포스(TF)를 꾸리고 생산·품질 데이터 분석, 표시자재·도안 비교, GMP·법규 문서 검색, 설비 매뉴얼 분석 등에 생성형 AI를 활용하고 있다. 주목되는 점은 이러한 변화가 삼성바이오로직스 등 자본력이 큰 기업뿐 아니라 전통 중견 제약사까지 번지고 있다는 것이다.
국내 제약업계에서 생산 자동화를 일찍 도입한 대표적인 회사는 한미약품이다. 경기 화성시 팔탄 스마트플랜트는 원료 입고부터 제조·포장·보관까지 생산 과정의 약 90%를 자동화 시스템으로 구현했다. 반제품 자동창고와 무인 이송장치인 AGF(Automatic Guided Forklift)가 공장 안에서 사람 대신 원료와 반제품을 이동시킨다. 일부 공정은 야간 무인운전도 가능하다.
자동화 효과는 실제 생산지표로도 나타나고 있다. 한미약품 측은 올해 상반기 팔탄 스마트플랜트의 설비 고장 정지 시간은 전년 동기 대비 33% 줄었고 품질시험에서 기준을 벗어난 OOS·OOT 발생도 39% 감소했다고 설명했다. 자사 제품의 5일 초과 품절 건수 역시 약 57% 줄었다.
대웅제약은 자동화를 넘어 AI가 공장 데이터를 해석하는 단계로 나아가고 있다. 오송 스마트팩토리에는 자동창고와 무인운반차(AGV), 자동제어 설비 등이 구축돼 있으며 AI가 이들 설비에서 생성되는 데이터를 분석해 이상 징후를 찾아낸다. 'AI 예지보전' 시스템을 이용해 설비가 고장 난 뒤 수리하는 대신 상태 데이터를 실시간 분석해 고장 가능성을 미리 찾아내는 방식이다.
삼성바이오로직스는 지난해 가동을 시작한 송도 5공장에 자율주행로봇(AMR)을 도입했다. 로봇이 물류창고와 생산 현장, 시험실을 오가며 원자재와 의약품 샘플을 운반한다. 여기에 현실의 바이오리액터와 생산공정을 가상공간에 재현하는 '디지털 트윈'과 AI를 결합했다.
특히 생산관리시스템(MES)과 품질관리시스템에서 실시간으로 생성되는 데이터를 AI 머신러닝으로 분석해 생산공정의 미세한 변화를 찾아내고 잠재적인 품질 일탈(Deviation)을 사전에 예측한다.
셀트리온도 앞으로 지을 송도 원료의약품(DS) 4·5공장을 '피지컬 AI' 기반 스마트팩토리로 구축할 예정이다. 자율이송로봇(AMR), 자동화 물류창고, 지능형 로봇팔과 협동로봇 등을 투입한다. 셀트리온은 반복적이고 정형화된 업무부터 로봇으로 대체한 뒤 향후 AI가 생산 과정의 판단 업무까지 지원하는 방향으로 자동화 수준을 높일 계획이다.
제약사들이 공장 자동화에 속도를 내는 것은 단순 인건비 절감을 위한 것은 아니다. 의약품 생산은 작은 공정 오류도 제품 폐기나 생산 중단으로 이어질 수 있고 GMP 규정에 따라 방대한 생산·품질 데이터를 기록해야 한다. 로봇을 이용하면 반복 작업에서 발생할 수 있는 인적 오류를 줄일 수 있고, AI가 설비와 품질 데이터를 실시간 분석하면 이상징후를 제품 생산 이후가 아니라 공정 중에 발견할 가능성이 높아진다.
생산원가 경쟁이 갈수록 치열해지는 것도 이유다. 제네릭 중심 국내 제약사는 약가 인하와 원료·인건비 상승에 동시에 대응해야 한다. 공장의 생산성을 높이고 불량률과 설비 가동 중단 시간을 줄이는 것이 곧 수익성으로 연결되는 구조다.
업계 관계자는 "과거 스마트팩토리가 자동창고와 컨베이어벨트, 무인운반차를 연결하는 '기계 자동화'였다면 이제는 생산설비에서 나오는 데이터를 AI가 분석하고 로봇이 실제 작업을 수행하는 '지능형 자동화'로 넘어가고 있다"고 말했다.
김동명 기자
simalo@chosunbiz.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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