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21년 만에 부활하는 ‘재계 저승사자’…주병기 “쿠팡 같은 중대 사건 배치”

김윤주 기자 2026. 9. 7. 05: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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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병기 공정거래위원장이 최근 쿠팡의 공정거래위원회 현장조사 거부를 두고 "대규모유통업법은 소상공인과 자영업자의 법익을 지키는 최후의 보루 역할을 해왔는데, 이를 무너뜨리려고 법 기술을 부린 것"이라고 강하게 비판했다. 공정위는 오는 10월 중점조사기획단을 신설해 2005년 폐지된 조사국을 21년 만에 사실상 부활하는데, 이에 대해 주 위원장은 "쿠팡 사건처럼 중대한 사건을 배치할 것"이라고 언급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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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점조사기획단 10월 신설
주병기 공정거래위원장이 3일 오후 서울 중구 한국공정거래조정원에서 취임 1주년을 맞아 한겨레와 인터뷰하고 있다. 이승배 기자 photolee@hani.co.kr

주병기 공정거래위원장이 최근 쿠팡의 공정거래위원회 현장조사 거부를 두고 “대규모유통업법은 소상공인과 자영업자의 법익을 지키는 최후의 보루 역할을 해왔는데, 이를 무너뜨리려고 법 기술을 부린 것”이라고 강하게 비판했다. 공정위는 오는 10월 중점조사기획단을 신설해 2005년 폐지된 조사국을 21년 만에 사실상 부활하는데, 이에 대해 주 위원장은 “쿠팡 사건처럼 중대한 사건을 배치할 것”이라고 언급했다.

주 위원장은 지난 3일 서울 중구 한국공정거래조정원에서 진행한 한겨레와의 인터뷰에서 “(쿠팡의 조사 거부는) 우리 법 질서의 근간을 훼손하는 것”이라며 “대형 로펌들도 이에 협조해서는 안 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쿠팡의 집행정지 신청으로) 9월 말까지 조사가 이뤄질 수 없게 됐는데, 관련 이메일 등 증거자료가 다 훼손돼 법 집행의 실효성이 완전히 무너질 수 있다. 비정상적인 상황을 하루 빨리 정상화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앞서 공정위는 지난달 19일부터 대규모유통업법 위반 혐의로 쿠팡에 대한 현장조사에 착수했지만, 쿠팡이 행정조사기본법에 따른 사전 통지가 없었다는 이유를 내세워 조사 불응에 나서 같은달 24일 철수한 바 있다. 쿠팡은 지난달 21일 법원에 현장조사를 취소해달라는 소송과 집행정지를 신청했고, 법원은 집행정지 신청을 심리하는 동안 공정위 현장조사 결정의 효력을 이달 23일까지 임시로 정지한 상태다.

주 위원장은 쿠팡 쪽이 법 기술을 활용해 현행법의 빈틈을 노렸다며 법 개정을 통한 ‘뒷문 단속’에도 나서겠다고 밝혔다. 행정조사기본법은 사전 통지 의무가 적용되지 않는 예외 법안으로 공정거래법 등을 명시적으로 들고 있는데, 대규모유통업법 등은 행정조사기본법 제정 이후에 만들어져 해당 규정에 빠져있다. 주 위원장은 “(쿠팡의) 법 기술이 그 빈틈을 비집고 들어왔다”면서 “이들 법령도 명시해 가능한 한 빈틈이 없게 법을 개정할 것”이라고 말했다.

공정위는 여러 법 위반이 얽힌 중대 불공정행위를 통합 조사하기 위해 40여명으로 구성된 중점조사기획단을 신설할 예정인데, 첫 사건으로 쿠팡이 배정될지에도 관심이 쏠린다. 주 위원장은 “중점조사기획단에는 복합적이고 국민 경제에 중대한 사건을 배치할 것”이라면서 ‘쿠팡 사건’을 예시로 들었다. 앞서 공정위는 현장조사에서 철수한 대규모유통업법 위반 혐의 뿐만 아니라, 공정거래법 위반 혐의로도 지난 1일 쿠팡에 대한 현장 조사에 나선 상황이다.

이어 주 위원장은 온라인플랫폼 공정화법이나 배달앱 수수료 상한제 등의 입법 필요성에 대해서도 강조했다. 그는 “온라인 플랫폼의 중개거래에 대해서는 공정거래법 이외에 다른 법으로는 개입하기가 어려운데, 중개거래 역시 거래상 지위가 분명한 사업 영역인 만큼 온플법을 통한 규율이 있어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또 “한국은 다른 나라와 비교해 배달앱 사업자의 영업 이익률은 괜찮고 입점업체들은 덜 가져가는 구조가 형성돼 있다”며 “중개 수수료와 광고료 등이 과도하지 않게 상한을 두고 규제하는 방안도 필요하다고 본다. 관련 국회 입법을 적극적으로 지원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 밖에도 주 위원장은 경제분석과가 오는 10월 경제분석국으로 확대 재편되는 데 대해서는 “한국개발연구원(KDI)이나 조세재정연구원에 버금가게 충분한 박사급 연구 인력을 확보해 장기적으로는 사건과 관련한 경제 분석뿐 아니라 정책 연구 등 역량을 키워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아울러 주 위원장은 올해 안에 공정위가 결론을 내릴 주요 사건으로 국고채 전문딜러(PD)들의 입찰 담합 사건, 배달의민족과 쿠팡이츠 등 배달앱들의 최혜대우 요구(음식점주에게 경쟁 배달앱에서 더 낮은 가격이나 유리한 조건을 제공하지 못하도록 요구한 혐의) 사건, 네이버파이낸셜과 두나무의 기업결합 심사 등을 들었다. 특히 국고채 담합 의혹과 관련해서는 “신규 전문딜러 사업자들이 진입할 수 있는 기회를 넓히는 등 입찰이 좀 더 경쟁적으로 이뤄질 수 있도록 제도 개선을 관계 부처에 제안할지도 살펴보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지난 1년간 공정위의 주요 성과에 대해 “총 매출로 따지면 20조원가량의 민생 분야 담합을 적발해 제재하는 한편 선진국 수준으로 과징금 체계를 개편하는 노력을 병행했다”고 말했다. 그는 향후 계획에 대해서는 “배달앱 등 플랫폼에서 시장지배력이 강한 사업자들이 약자를 착취하는 비즈니스 모형이 많이 관찰되는 만큼 이를 집중적으로 모니터링할 것”이라며 “대기업 중심의 한국 시장에서 경제적 약자들에게 정당한 협상력을 마련하기 위한 제도들도 추진할 것”이라고 밝혔다

김윤주 기자 kyj@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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