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율 1345원까지 뚝뚝… 기업 달러예금 역대최대

주현우 기자 2026. 9. 7. 00: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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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리랜서로 영상 촬영을 하는 김찬희 씨(31)는 7월 초 원-달러 환율이 1500원 선을 뚫고 하락(원화 가치는 상승)하자 원화를 달러로 환전해 모았다.

원-달러 환율 하락에 달러 예금에 관심을 갖는 이들이 늘고 있다.

올해 7월 말 1424원 수준이던 원-달러 환율이 지난달 말 1368.6원까지 약 55원 하락하는 동안 달러 예금 잔액은 694억3500만 달러에서 763억4000만 달러로 한 달 만에 69억500만 달러(약 9조3183억 원) 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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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달러 23개월 만에 최저 수준… 기업들 “언제 오를지 모르니 사두자”
5대銀 달러예금 잔액 총 769억달러로
수출사 환전 늦추고 수입사 달러 확보
엔화예금도 1조1243억엔으로 늘어나
프리랜서로 영상 촬영을 하는 김찬희 씨(31)는 7월 초 원-달러 환율이 1500원 선을 뚫고 하락(원화 가치는 상승)하자 원화를 달러로 환전해 모았다. ‘환율이 언제 오를지 모르니 일단 사두자’는 생각에서였다. 하지만 최근 환율이 1340원대까지 내려와 미리 사둔 달러값이 떨어지니 억울하다. 이젠 환율이 더 떨어질 것을 고려해 소액씩 나눠서 달러를 사려는 중이다.

원-달러 환율 하락에 달러 예금에 관심을 갖는 이들이 늘고 있다. 이들은 환율이 약 2년 만에 가장 낮은 수준으로 떨어지자, 지금을 저가 매수 기회로 삼고 있다. 환율이 더 하락할 것으로 보고 소액씩 분할 매수하려는 전략적인 ‘달러 테크족’도 많아졌다. 기업들도 환율 추이를 자세히 지켜보며 달러를 쌓아두고 있다.

● 해외 투자 앞둔 기업, 달러 비축 늘려

6일 금융권에 따르면 이달 3일 기준 5대 은행(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의 달러 예금 잔액은 기업과 개인을 합쳐 총 769억8300만 달러(약 103조8900억 원)로 집계됐다. 5대 은행이 합산 통계를 내놓기 시작한 2021년 5월 이후 5년 4개월 만에 가장 많다.

올해 7월 말 1424원 수준이던 원-달러 환율이 지난달 말 1368.6원까지 약 55원 하락하는 동안 달러 예금 잔액은 694억3500만 달러에서 763억4000만 달러로 한 달 만에 69억500만 달러(약 9조3183억 원) 늘었다. 월간 증가액이 역대 최대였다.

달러 예금 증가세는 기업들이 이끈다. 수출 기업들이 최근 급락한 환율이 다시 오를 것으로 내다보며 원화 환전을 늦추고 달러를 모으고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수입 기업들은 대금을 달러로 결제할 때를 대비해 달러를 확보해 두려는 경향도 있다.

기업들의 달러 예금 잔액은 7월 말 567억2600만 달러에서 지난달 말 628억600만 달러로 한 달 만에 60억8000만 달러(약 8조2050억 원) 늘었다. 이달엔 3영업일 만에 약 5억 달러가 불어나 연일 역대 최고치를 경신하고 있다. 박형중 우리은행 이코노미스트는 “올해 정부가 기업들에 달러를 풀라고 압박하면서 달러를 줄인 기업들이 해외 투자를 대비해 다시 달러를 모아둬야 한다고 판단한 것으로 보인다”고 했다.

개인들도 추석 연휴 해외여행을 대비하거나 향후 고환율 시기에 발생할 차익을 기대하며 달러 예금에 가입한다. 개인의 달러 예금 잔액은 이달 3일 136억8100만 달러로 3년 7개월 만에 가장 많았다.

● “美 국채 금리, 연준의 금리 인상 속도가 변수”

원-달러 환율은 4일 서울 외환시장에서 야간 거래 중 1345원까지 하락했다. 이는 장중 1344.6원까지 하락했던 2024년 10월 이후 약 23개월 만에 최저 수준이다.

시장에서는 경상수지 흑자를 고려했을 때 환율이 내년 초까지 하락할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권아민 NH투자증권 연구원은 “환율 하단이 1300원대 초반까지 갈 가능성을 열어둘 필요가 있다”고 설명했다.

최근 급등한 미국의 국채금리는 원-달러 환율 내림세에 제동을 걸 수 있다. 안전 자산으로 꼽히는 미국 국채가 5%대의 수익률을 제공하면 투자자들이 국내 채권·주식시장에서 원화를 달러로 바꿔 떠나기 쉽다. 문다운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기준금리를 빠르게 인상하면 환율은 1400원대로 상승할 것”이라고 했다.

한편 최근 엔화 가치가 잠시 오르긴 했지만, 약세가 이어지며 엔화도 주목받고 있다. 5대 은행의 엔화 예금 잔액은 3일 1조1243억3000만 엔(약 9조7109억 원)으로 2024년 10월 말 이후 최대였다. 원-엔 환율이 100엔당 850원대까지 하락하면서 엔화를 싸게 사두려는 수요가 증가한 것으로 보인다.

주현우 기자 woojoo@donga.com
최미송 기자 cms@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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