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니스 찾은 ‘가능한 사랑’…이창동 감독이 8년 만에 꺼낸 질문

손미정 2026. 9. 6. 23: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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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창동 감독이 8년 만의 신작인 '가능한 사랑'으로 제83회 베니스국제영화제가 열리는 이탈리아 베니스 리도를 찾았다.

이 감독은 6일(현지시간) 베니스영화제 '가능한 사랑' 공식 기자회견에서 8년 만의 신작을 세상에 내놓는 과정에서 느꼈던 여러 고민과 질문을 밝혔다.

그러면서 "이번 작업도 역시 '이창동 매직'이었다. 감독님이 특별히 힘들게 하거나 많은 걸 요구하시는 건 아니지만, 제 마음가짐이 더 고민하게 만든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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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창동 감독, 8년 만의 신작으로 베니스 行
작품에 담긴 영화와 인간관계에 대한 질문
(왼쪽부터) 조인성과 조여정, 이창동 감독, 전도연, 설경구가 6일(현지시간) 진행된 83회 베니스국제영화제 포토콜에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AFP]

[헤럴드경제=손미정 기자] “‘가능한 사랑’에는 영화에 대한 고민, 그리고 근본적으로 변화해가는 인간관계에 대한 우리의 질문이 담겨 있습니다.”(이창동 감독)

이창동 감독이 8년 만의 신작인 ‘가능한 사랑’으로 제83회 베니스국제영화제가 열리는 이탈리아 베니스 리도를 찾았다. ‘가능한 사랑’은 올해 베니스영화제 경쟁 진출작으로, 20편의 경쟁작과 영화제 최고상인 황금사자상을 놓고 겨룬다. 해고노동자 부부와 그들의 삶을 다큐멘터리로 담으려는 감독 부부, 두 커플이 얽히며 벌어지는 이야기를 그린 영화다.

이 감독은 6일(현지시간) 베니스영화제 ‘가능한 사랑’ 공식 기자회견에서 8년 만의 신작을 세상에 내놓는 과정에서 느꼈던 여러 고민과 질문을 밝혔다. 회견에는 주연 배우인 설경구, 전도연, 조인성, 조여정이 함께 자리했다.

이 감독은 “‘버닝(2018)’ 이후 8년이 지났다. 그간 우리의 삶 자체가 급격히 변하는 것을 느꼈다”며 “코로나19 팬데믹 기간이 있었고, 그 시기를 지나며 영화라는 것이 여전히 어떤 힘을 갖고 있는지, 사람과 사람을 이어줄 수 있을지에 대한 본질적인 고민을 하게 됐다”고 말했다.

이창동 감독이 6일(현지시간) 제83회 베니스국제영화제 포토콜에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EPA]

이어 취재진이 “영화와 언론이 이른바 ‘죽어가는 산업’이라 불리는 시대에 스토리텔러의 역할은 무엇이라고 생각하느냐”고 묻자, 이 감독은 극 중 조여정이 연기한 다큐멘터리 감독 ‘예지’를 언급하며 답변을 이어갔다. 그는 예지를 “영화를 만드는 사람으로서 나의 정체성과 가장 가까운 인물”이라고 소개했다.

이 감독은 “예지는 영화를 만드는 태도, 대상으로 삼는 이들을 찍을 때 어떤 마음이어야 하는지, 그들과 나의 관계가 어때야 하는지를 끊임없이 질문하는 캐릭터”라면서 “젊을 때부터 남의 이야기를 다룰 때면, 대상이 노동자든 소수자든 학생들이든 내가 그들과 얼마나 가까이 있는지, 얼마나 그들의 입장에서 쓰고 있는지를 스스로 질문해왔다. 지금도 그 질문은 떠나지 않는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이건 다큐멘터리 감독, 기자뿐 아니라 남의 이야기를 전달하는 모든 서사 관련 일을 하는 사람들의 이야기일 수 있다”면서 “이 시대에 우리의 역할이 점점 줄어들고, 자기 일의 의미를 잃어가는 것처럼 느껴지지만, 이는 ‘어떻게 살아남고 자신의 정체성을 찾아가야 하는지’라는 모든 노동자의 근본적인 질문과 연결돼 있다고 생각한다”고 강조했다.

함께한 배우들은 처음 혹은 오랜만에 이 감독과 호흡을 맞춘 소감을 취재진과 나눴다.

설경구와 전도연이 6일(현지시간) 진행된 83회 베니스국제영화제 포토콜에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AFP]

‘박하사탕(1999)’, ‘오아시스’ 이후 오랜만에 이 감독과 호흡을 맞춘 설경구는 “그때(‘박하사탕’ 촬영 당시)는 긴장감과 압박이 힘들고 도망가고 싶었는데, 시간이 지나니 오히려 그 순간이 그리워지더라”며 “저도 모르게 초심으로 돌아가려 했던 것 같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이번 작업도 역시 ‘이창동 매직’이었다. 감독님이 특별히 힘들게 하거나 많은 걸 요구하시는 건 아니지만, 제 마음가짐이 더 고민하게 만든다”고 덧붙였다.

‘밀양(2007)’에 이어 두 번째로 이창동 감독과 작업한 전도연은 “이미 ‘밀양’을 통해 감독님과 무엇을 준비해야 하는지 명확히 알고 있었다. 생각을 비우고 열린 마음으로 현장에 가서 그 인물을 받아들이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밀양’ 때 감독님이 ‘조금이라도 성장한 모습을 보여야 한다’고 하셨는데, 그때는 그 의미를 몰랐고 작품이 끝난 후에야 알았다”며 “이번에도 작은 성장의 시간이 되지 않았을까 생각한다”고 전했다.

이창동 감독과 처음 작업한 조여정은 “배우를 하면서 이창동 감독님 영화를 할 수 있을 거라고는 상상도 못했다. 말로 표현할 수 없을 정도로 기뻤다”며 “팀워크가 정말 좋았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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