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민들이 영화배우로… 상리마을표 두 번째 영화 나왔다

김동주 2026. 9. 6. 17: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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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편 ‘돌들이 노래하는 곳’ 제작
동삼주공아파트 일대에서 촬영
동네 주민들 직접 배우로 참여
오는 10월 비프에서 관객 만나

부산 영도구 상리마을 주민들이 다시 카메라 앞에 섰다. 지난해 주민 참여 영화 '그 많던 꿀벌은 어디로 다 사라졌을까'를 만든 데 이어 올해도 자신들이 살아가는 마을을 무대로 두 번째 단편영화를 완성했다. 주민들이 배우가 되고 아파트와 복지관이 촬영장이 된 영화는 부산국제영화제에서 관객과 만난다.

상리종합사회복지관은 주민 참여형 단편영화 ‘돌들이 노래하는 곳’을 제작해 지난 3일 영화의전당에서 프리뷰 상영회를 열었다. 영화 제작에 참여한 주민 배우와 복지관, 부산대학교 영화연구소, 유네스코 창의도시 부산 관계자들이 완성된 작품을 함께 관람했다.

26분 분량의 영화는 여름방학 과제로 자신이 사는 동네를 기록하기 시작한 아이들의 이야기다. 아이들이 마을 곳곳에 남은 흔적을 하나씩 발견하는 동안, 동네를 떠나는 사람과 머무는 사람, 새롭게 스며드는 사람들의 삶이 겹쳐진다. 서로 다른 존재가 함께 놓이고 관계를 맺으면서 하나의 마을이 만들어지는 과정을 아이들의 시선으로 담았다.

영화의 무대는 주민들의 실제 생활 터전인 동삼주공아파트 2단지와 상리종합사회복지관 일대다. 주민들은 올해 4월부터 부산대 영화연구소의 영화 제작 교육을 받으며 마을의 이야기를 발굴하고 시나리오 구성에 의견을 보탰다. 연기 교육과 장면별 리허설을 거쳐 직접 배우로도 출연했다.

‘우주’ 역을 맡은 구범준 학생은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영화에 출연했다. 촬영팀의 추천으로 여름방학 동안 부산대 영화 제작 프로그램에도 참여하며 배우의 꿈을 키웠다. 구 군은 “작년보다 역할이 많아져 긴장도 됐지만 촬영하며 연기하는 과정이 정말 재미있었다”며 “앞으로도 좋아하는 일에 마음껏 도전하며 멋진 배우로 성장하고 싶다”고 말했다.

영화를 만드는 동안 카메라 밖에서 쌓인 주민들의 시간은 4분짜리 메이킹필름 ‘돌들의 뒤편에서’에 담겼다. 처음에는 낯설었던 카메라에 익숙해지고 어색했던 호칭이 편안해지는 모습, 주민과 제작진이 힘을 모아 영화를 완성해가는 과정을 기록했다.

연출을 맡은 부산대 영화연구소 제은주 감독은 지난해 멘토로 상리마을 주민들과 영화를 만든 데 이어 올해는 멘토와 연출을 함께 맡았다. 제 감독은 “‘마을’과 ‘영화’가 서로 닮아 있다는 생각을 했다”며 “참여자들이 익숙한 마을과 자신의 일상을 새로운 시선으로 바라보고, 모두가 각자의 인생을 살아가는 주인공임을 느꼈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이번 영화는 유네스코 창의도시 부산과 함께한 ‘2026 어게인(Again) 우리동네 영화만들기’ 프로젝트로 제작됐다. 부산대 영화연구소가 교육과 촬영, 연출 등 제작 전반을 지원해 주민들과 영화 분야 청년들이 함께 작업하는 기회도 마련했다.

김영신 상리종합사회복지관장은 “주민들이 마을 곳곳에서 촬영하던 모습이 아직도 생생하다”며 “영화를 통해 익숙하게 지나쳤던 공간을 새롭게 바라보고 미처 발견하지 못했던 지역의 모습도 다시 볼 수 있었다”고 말했다.

‘돌들이 노래하는 곳’과 ‘돌들의 뒤편에서’는 오는 10월 열리는 제31회 부산국제영화제 커뮤니티비프에서 상영된다. 복지관은 앞으로 주민들이 만든 영화가 지역 안팎의 관객들과 만날 수 있도록 상영 기회를 넓혀갈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