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년 넘는 행복"…자폐아들 키우던 '피터팬 아빠' 전경철씨 별세

조현영 2026. 9. 6. 17: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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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증 자폐가 있는 아들을 20년 넘게 홀로 키우다가 간암 말기 시한부 판정을 받은 전경철 작가가 별세했다.

고인은 그때부터 아들을 돌봐줄 기관을 찾기 위해 전국 보호 시설 1천여곳을 돌아다녔으나 단 1곳도 제원 씨를 받아주지 않았다.

이런 노력 덕에 전씨 아들은 최중증 발달장애인을 위한 공동체 마을에서 생활을 할 수 있게 됐다.

그 기간 전씨는 출판에 그치지 않고 아들과 같은 성인 중증 자폐인을 돕기 위한 '피터팬 자폐인 복지재단' 설립을 추진해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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향년 63세…간암 시한부 6개월 판정 후 아들 돌봐줄 기관 찾아다녀
성인 중증 자폐인을 돕는 '피터팬 자폐인 복지재단' 설립 추진해와
고 전경철 작가 [카카오 같이가치 기부페이지 캡처]

(서울=연합뉴스) 조현영 기자 = 중증 자폐가 있는 아들을 20년 넘게 홀로 키우다가 간암 말기 시한부 판정을 받은 전경철 작가가 별세했다. 향년 63세.

6일 정유진 발달장애지원전문가포럼 대표에 따르면 전씨는 전날 밤 7시 56분께 세상을 떠났다.

고인의 뜻에 따라 장례는 빈소 없이 치러진다.

전씨에겐 26세 아들 제원 씨가 있다. 30대 중반에 생긴 귀한 아들로 2007년 중증 자폐성 장애 진단을 받았다. 아내와 이혼 후 20년 넘게 아들을 홀로 키웠다.

그는 아들을 '피터팬'이라고 불렀다. 정신 연령이 두 살에 멈춘 아들이 영원히 어른이 되지 않는 '네버랜드' 속 피터팬의 모습과 닮아서다.

'피터팬 아빠' 전씨가 세상에 알려진 건 지난해 4월 고인이 갑작스럽게 간암 말기 시한부 판정을 받으면서다. 그의 삶에 남은 시간은 6개월이었다.

죽음보다 먼저 떠오른 건 홀로 남게 될 아들이었다.

고인은 그때부터 아들을 돌봐줄 기관을 찾기 위해 전국 보호 시설 1천여곳을 돌아다녔으나 단 1곳도 제원 씨를 받아주지 않았다. 입소했다 퇴소당하기도 했다.

말을 한마디도 못 하는 자폐 성인 남성을 쉽사리 받아주는 곳은 없었다.

아빠는 포기하지 않았다. 그는 아들의 보호 시설을 찾는 여정을 콘텐츠 퍼블리싱 플랫폼 '브런치'에 기록하며 작가가 됐다.

이후 각종 방송에 전 작가 이야기가 소개되면서 에세이 '안녕, 피터팬'이 정식 출간되기도 했다.

전경철 작가 '안녕, 피터팬' [카카오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사연을 접한 독자들은 2천건에 달하는 응원 댓글과 8천만원의 후원금을 통해 전 작가의 창작 활동을 응원했다.

이런 노력 덕에 전씨 아들은 최중증 발달장애인을 위한 공동체 마을에서 생활을 할 수 있게 됐다.

고인은 당초 병원이 예상한 시간보다 약 1년을 더 살았다. 그는 생전에 제 아들을 '목숨줄을 붙잡는 존재'라 말하곤 했다.

그 기간 전씨는 출판에 그치지 않고 아들과 같은 성인 중증 자폐인을 돕기 위한 '피터팬 자폐인 복지재단' 설립을 추진해왔다.

지난달 25일에는 재단 설립 추진위가 출범했다는 소식을 전하기도 했다.

재단 설립위 구성이 확정된 만큼 고인의 별세 이후에도 추진 위원들이 재단 설립 관련 논의를 이어갈 것으로 보인다.

그는 한 방송에서 "아빠라는 존재는 깨끗하게 잊고 네 행복만을 위해 살라고 하고 싶은데 솔직하지 않은 심정"이라며 "'떠올리면 문득 그립기는 하다' 정도로 기억하면 좋겠다"며 아들에 대한 무한한 사랑을 드러냈다.

전씨는 MBC '실화탐사대'에 출연해 아들을 향한 마지막 인사를 미리 남겼다. 이미 자신보다 훌쩍 큰 아들이지만, 늘 순수했던 아들에게 보낸 편지다.

"다른 부모들은 아주 짧게, 불과 길어도 2∼3년을 넘기지 못한다는 아빠로서의 행복을 너는 무려 20년 넘게 아빠한테 안겨줬어. 그래서 늘 고마웠고, 지금도 고마워. 고마웠어 아들."

hyun0@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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