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K-GX 대전략, 메가 프로젝트에 밀려 수개월째 ‘서랍 속’⋯ 산업계, 지연에 ‘한숨’

곽진성 기자 2026. 9. 6. 17: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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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업계 논의 ‘한국형 녹색전환’ 발표 내달로 연기
정부 관계자 “정책 순위에 밀려 발표 시기 재조정”
정책 총책임자 사퇴 혼선까지⋯기업들 “투자 골든타임 놓칠 판”
지난 1월 민관합동 K-GX 추진단 출범식. 연합뉴스

국가 산업의 체질을 바꿀 ‘한국형 녹색전환(K-GX) 종합 전략’이 메가특구 정책에 밀려 수개월째 서랍 속 신세인 것으로 파악됐다. 기후•에너지 투자의 방향타를 잃은 산업계도 우려를 나타내고 있다.

6일 정부에 따르면 기후에너지환경부와 재정경제부, 국내 10대 대기업 등 범정부 차원에서 마련한 K-GX 대전략은 지난 6월 수립을 마쳤다. 이재명 대통령이 지난해 11월 국무회의에서 K-GX를 국가 신성장동력으로 강조한 바 있으나, 지난 6월 말 3대 메가프로젝트 정책이 전격 발표되면서 K-GX 선포 일정은 후순위로 조정됐다.

정부 관계자는 “K-GX 발표로 메가특구 이슈가 묻힐 수 있다는 우려로 시기를 미루게 된 상황”이라며 “사전 일정 조율에 미흡한 점이 있었다”고 설명했다. 여기에 최근 정책 총괄 책임자의 사퇴까지 겹치며 발표 시기를 둘러싸고 실무 부처의 혼선도 있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문제는 이로인해 완성된 전략이 철저히 비공개로 유지되며 산업계의 혼란이 가중되고 있다는 점이다. 내년도 사업 청사진을 그리고 천문학적인 기후•에너지 투자를 집행해야 할 주요 기업들은 세부 가이드라인을 공유받지 못해 사업 계획 수립에 차질을 겪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K-GX의 세부 내용을 공유받지 못해 내년도 사업 계획 수립 등 기업들이 실질적인 불편을 겪고 있는 것이 사실”이라고 토로했다.

유럽의 공시제도 법제화와 공급망 실사법 도입, 일본의 GX 전략 선제 발표 등 글로벌 탄소중립 장벽이 높아지는 상황에서 정부의 이같은 행보가 기업의 골든타임을 허공에 날려버릴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정부의 발표 표류로 기업들이 방향을 잃고 투자를 주저하거나 지연시킬 수 있다는 점에서다.

정부는 다음달 대규모 행사와 함께 K-GX 대전략을 선포할 계획이지만 산업계 안팎에서는 성대한 이벤트보다 조속한 세부 내용 공유와 실행이 시급하다고 입을 모으고 있다.

홍종호 서울대 환경대학원 교수는 “K-GX 발표 지연은 단순히 시기 문제를 넘어 기업의 녹색전환 불확실성을 키우는 굉장히 안좋은 시그널”이라고 진단했다. 이어 "한국처럼 제조업 비중이 큰 나라는 이 흐름을 늦춰서는 결코 산업 경쟁력을 유지할 수 없다”고 덧붙였다. 

세종=곽진성 기자 pen@viva100.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