석 달 새 200원 내린 환율···기업마다 다른 '원화 강세 효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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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달러 환율이 석 달 만에 200원 넘게 떨어지면서 산업계의 손익 구도에도 변화가 나타나고 있다.
원화 가치 상승으로 수입 원재료와 에너지 비용이 낮아지면서 항공·철강 등은 수익성 개선을 기대할 수 있게 된 반면, 해외 매출 비중이 높은 자동차·반도체는 환산 실적에 부담을 받을 수 있다.
항공·철강처럼 달러로 지급하는 비용이 많은 업종은 환율이 낮아질수록 원가 부담을 덜 수 있지만, 자동차·반도체 등 수출 비중이 높은 업종은 하반기 실적을 가늠할 때 환율 수준이 이전보다 중요한 변수가 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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항공·철강은 수입비용 줄며 수익성 개선 기대
자동차·반도체는 환산 실적 감소가 새 변수로
1300원대 장기화 시 기업별 실적 차별화 뚜렷
[시사저널e=김태영 기자] 원·달러 환율이 석 달 만에 200원 넘게 떨어지면서 산업계의 손익 구도에도 변화가 나타나고 있다.
원화 가치 상승으로 수입 원재료와 에너지 비용이 낮아지면서 항공·철강 등은 수익성 개선을 기대할 수 있게 된 반면, 해외 매출 비중이 높은 자동차·반도체는 환산 실적에 부담을 받을 수 있다.

6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지난 4일 서울 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오후 3시30분 기준 1350.4원을 기록했다. 지난 6월 초 장중 1560원을 넘어섰던 것과 비교하면 석 달 만에 200원 이상 떨어졌다. 6월 말 종가인 1549.4원과 비교해도 3분기 들어 하락폭이 13%에 달한다.
급격한 환율 하락에는 국내 달러 공급 확대가 영향을 미쳤다. 반도체 수출 호조로 기업들의 달러 매도 물량이 늘어난 데다 SK하이닉스의 미국주식예탁증서(ADR) 관련 자금 유입과 기업들의 주주환원 확대도 원화 수요를 뒷받침했다.
여기에 엔화 강세와 미국 금리 인상 우려 완화에 따른 글로벌 약달러 흐름이 더해졌다.
원화 강세 효과가 가장 먼저 나타나는 곳은 해외에서 원재료와 에너지를 많이 들여오는 업종이다.
항공사는 항공유 등 주요 비용을 달러로 지급하기 때문에 환율 하락이 국제유가 상승에 따른 부담을 일부 덜어줄 수 있다. 대한항공 등이 포함된 KRX운송지수는 3분기 들어 13.8% 올라 KRX 업종별 지수 가운데 가장 높은 상승률을 기록했다.
철강업계도 철광석과 원료탄 등 핵심 원료를 해외에서 조달하는 만큼 원화 강세가 원가 개선 요인으로 작용한다. 현대제철 등이 포함된 KRX철강지수는 같은 기간 11.7% 상승했다.
수입 곡물 의존도가 높은 음식료와 에너지 수입 규모가 큰 전기·가스업종 역시 비용 측면에서 긍정적인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
하지만 수출기업의 셈법은 다르다. 해외에서 벌어들인 달러를 원화로 환산할 때 금액이 줄어들기 때문이다. 현대차와 기아 등이 포함된 KRX자동차지수는 3분기 들어 10.2% 하락했다. 관세와 해외시장 경쟁 등 기존 변수에 원화 강세까지 더해지면서 환율이 하반기 수익성을 좌우할 또 하나의 변수로 떠올랐다.
반도체 역시 최근의 원화 강세가 실적 변수로 떠올랐다. 노무라증권은 국내 메모리 기업들이 매출은 주로 달러로 올리는 반면, 비용 일부를 원화로 지출하는 구조를 근거로 원화 가치가 10% 상승하면 영업이익이 약 12% 감소할 수 있다고 분석했다. 씨티그룹도 환율 부담 등을 반영해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실적 전망치를 하향 조정했다.
시장에서는 원·달러 환율의 추가 하락 가능성에 주목하고 있다. 수출 호조에 따른 기업들의 달러 매도 물량이 이어지는 가운데, 국내 금리 전망과 글로벌 달러 흐름도 원화 강세에 힘을 보태고 있어서다.
NH투자증권은 예상보다 강한 기업발 달러 공급을 감안하면 단기적으로 환율이 1300원대 초반까지 내려갈 가능성을 열어둘 필요가 있다고 분석했다.
환율이 추가로 하락하면 최근 나타난 업종별 차별화도 당분간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
항공·철강처럼 달러로 지급하는 비용이 많은 업종은 환율이 낮아질수록 원가 부담을 덜 수 있지만, 자동차·반도체 등 수출 비중이 높은 업종은 하반기 실적을 가늠할 때 환율 수준이 이전보다 중요한 변수가 될 수 있다.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원화 강세는 원재료와 에너지 수입 비중이 높은 기업에는 원가 부담을 낮추는 요인으로 작용하는 반면, 수출 비중이 높은 기업에는 원화 환산 실적을 낮추는 요인이 될 수 있다"며 "환율이 1300원대에 머무는 기간이 길어질수록 기업별 매출과 비용 구조에 따른 실적 차별화도 뚜렷해질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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