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간선거 앞둔 美⋯ 또 ‘반도체 표적관세’ 압박에 삼전닉스 셈법 복잡

박철중 기자 2026. 9. 6. 16:46
음성재생 설정 이동 통신망에서 음성 재생 시 데이터 요금이 발생할 수 있습니다. 글자 수 10,000자 초과 시 일부만 음성으로 제공합니다.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연합뉴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가 반도체에 대한 ‘표적관세’ 방침을 재차 확인하며 압박 카드를 다시 꺼내 들었다. 미국 내 투자를 더 끌어내려는 취지지만, 미국의 중간선거, 한국과 대미 투자협상 상황, 삼성전자·SK하이닉스의 대규모 투자가 복잡하게 얽히며 국내 산업계 고심이 깊어지는 모습이다.

6일 업계에 따르면, 하워드 러트닉 미국 상무부 장관은 지난 2일(현지시간) 노스캐롤라이나주 채플힐에서 열린 G20 혁신장관회의에 참가 중 CNBC 방송과 인터뷰에서 반도체 관세에 대해 “표적화되고(targeted) 신중한(thoughtful) 관세 정책”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 러트닉 장관은 “기본적으로 ‘여기(미국)서 생산하면 관세를 내지 않자만, 여기서 생산하지 않으면 세계에서 가장 위대한 시장에 진입하기 위해 대가(관세)를 치를 각오를 해라’는 정책”이라고 설명했다.

러트닉 장관의 이 같은 고강도 재압박은 오는 11월 예정된 미국 중간선거와 밀접하게 연계된 정치적 포석으로 풀이된다. 트럼프 행정부는 자국 내 제조업 부흥과 일자리 창출 성과를 시각적으로 입증하기 위해 해외 기업의 대미 투자를 신속히 확정 지으려 한다.

러트닉 장관은 인터뷰에서 TSMC의 애리조나 2650억달러 공장과 마이크론 2500억달러 메모리 공장 투자를 거론하면서 “이 두 회사만으로도 5000억달러가 넘는다"며 "그것이 바로 트럼프 관세 정책이 작동하고 있는 모습”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미국에서 반도체를 생산하기 위한 1조2000억달러 규모의 투자 약속을 확보하고 있다”며 “우리가 들어왔을 때 미국의 (전세계) 반도체 생산 비중은 2%도 되지 않았다. 이제 우리는 40%를 향해 가고 있고, 인텔이 성공한다면 우리가 떠날 때는 50%에 도달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우리 입장에선 이번 발언이 한미 간 경제협력을 위한 막판 조율 시점에 나왔다는 점에서 우려가 더 크다.

‘대미투자 1호’ 프로젝트의 막판 최종 정리 등을 위해 미국에 체류중인 김정관 산업통상부 장관은 지난 3일(현지시간) 취재진과 만나 “우리나라 반도체에 대해서는 경쟁국에 비해 불리하지 않은 대우를 하겠다고 (미국이) 이미 얘기를 한 적이 있고 그 정신 하에 계속 논의하고 있다고 생각한다”고만 말했다.

청와대는 신중한 입장이다. 청와대 관계자는 “관련 동향을 면밀히 모니터링하면서 우리 기업에 불리한 영향이 없도록 미국 측과 긴밀히 협의해나갈 계획”이라고 밝혔다. 산업부 관계자는 “글로벌 메모리 반도체 공급 부족 상황이 지속되고 있어 관세가 부과될 경우 미국 내 수요 기업들의 단가 부담이 커지기 때문에 현지 기업들도 이를 원치 않는 분위기”라며 “상황을 예의주시하고 있다”고 밝혔다.

미국에 대규모 시설을 짓고 있는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고심도 깊어질 것으로 보인다. 삼성전자는 미국 텍사스주 테일러에 파운드리 공장을 건설 중이며 올해 말 두 번째 파운드리 공장(테일러 팹2) 착공을 계획하고 있다. SK하이닉스도 40억달러를 투자해 인디애나주에 고대역폭메모리(HBM) 첨단 패키징 생산기지를 건설하고 있다.

이미 수조원대 현지 투자 진행과 함께, 관세 적용 범위가 노트북, 게임 콘솔, 데이터센터 서버 등 반도체 탑재 완제품으로 확대될 것이란 관측도 우리 기업들의 판단을 어렵게 만드는 요소다.

업계 한 관계자는 “미국이 관세를 부과하면 결국 자국 산업에도 피해가 갈 수 있는 만큼 변수가 생각보다 복잡하다”고 밝혔다.

박철중 기자 cjpark@viva100.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