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현철의 뉴스 솎아내기] 2030년 ‘빚 373조’로 폭증 LH, 괜찮은 건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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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정경제부가 최근 발표한 '2026~2030년 공공기관 중장기 재무관리계획'은 대한민국 공공부문의 처참한 성적표가 담겨 있다. 민간 기업이었다면 수십 번은 파산하고도 남았을 부실의 정점에는 두 '공룡 공기업'인 LH(한국토지주택공사)와 한전(한국전력공사)이 자리잡고 있다.
향후 5년간 전체 공공기관 부채 증가분의 무려 72%를 LH 한 공기업이 차지하는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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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정경제부가 최근 발표한 ‘2026~2030년 공공기관 중장기 재무관리계획’은 대한민국 공공부문의 처참한 성적표가 담겨 있다. 민간 기업이었다면 수십 번은 파산하고도 남았을 부실의 정점에는 두 ‘공룡 공기업’인 LH(한국토지주택공사)와 한전(한국전력공사)이 자리잡고 있다. 서민 주거와 물가 안정이라는 정책 목표 뒤에 거대한 시한폭탄들이 째깍째깍 돌아가고 있는 것이다.
재경부는 공공기관의 운영에 관한 법률(공운법)상 자산 2조원 이상 또는 설립 근거법에 정부 손실보전 조항이 있는 37개 공공기관의 부채가 2025년 720조원에서 2030년 997조4000억원으로, 부채비율은 같은 기간 196.5%에서 216.6%로 상승할 것으로 전망했다. 문제는 LH와 한전으로, 특히 LH의 빚 증가 추이는 공포스럽기까지 하다. LH 부채는 지난해 173조7000억원에서 2030년 372조8000억원으로, 불과 5년만에 199조1000억원 늘어날 것으로 예상됐다.
정부는 작년 재무관리계획에서 LH 부채를 오는 2029년 261조9000억원으로 전망했으나, 이번엔 2030년 372조8000억원으로 100조원 이상 추가로 불어날 것으로 내다봤다. 향후 5년간 전체 공공기관 부채 증가분의 무려 72%를 LH 한 공기업이 차지하는 셈이다. LH의 자산 대비 부채비율 역시 지난해 203.8%에서 2030년 351.2%까지 치솟는다.
LH 빚이 이처럼 감당할 수 없게 불어나는 것은 △임대주택 한 채 지을 때마다 평균 2억9000만원의 빚을 지는 , 지을수록 손해 보는 구조(공공복지) △대규모 선투자(신도시 개발) △임대주택 보증금 이나 분양 계약자들이 낸 중도금 등 회계상 ‘착시 부채’가 원인이다. 이 가운데 집을 지을수록 수억원의 적자가 누적되는 구조적 모순을 방치한 채, ‘보편적 주거복지’라는 이념 아래 공공주택 공급을 밀어붙이는 게 최대 요인으로 꼽힌다.
예전에는 LH가 신도시 땅(택지)을 개발한 뒤 이를 민간 건설사에 매각해 수조원의 자금을 조기에 회수하고, 그 이익으로 공공임대 적자를 메우는 ‘교차보전’ 방식을 썼는데 이재명 정부는 공공택지 민간 분양을 줄이고 LH가 땅을 팔지 않은 채 직접 건설·시행하는 비율을 대폭 늘렸다. 이로 인해 토지 매각 수익은 끊겼는데, 수십조원의 공사비를 LH가 직접 조달해야 하는 까닭에 빚이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나는 것이다.

이같은 ‘정책 적자’는 원조 격인 한전도 비슷하다. 한전의 부채는 올 상반기 기준 210조7000억원이다. 하루 이자 비용만 115억원이다. 송배전망을 깔 돈이 없어 급기야 반도체 클러스터 전력 공급을 내세워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에 5년치 전기요금 25조원을 미리 달라고 손을 벌리는 초유의 편법까지 동원하고 있다. 우크라이나 전쟁 여파 등으로 발전 원가는 치솟았는데도 이를 전기 요금에 반영하지 못한 결과다.
이에 대해 정부는 LH의 경우 회사를 택지 개발·주택 건설과 임대주택 운영 부문으로 나누는 ‘분할 카드’를 꺼냈고, 한전은 중복 투자를 줄이겠다며 발전 자회사들을 통합하는 방안을 추진 중이다. 하지만 회사를 쪼개든 붙이든 빚의 총량과 적자 구조가 그대로라면 이는 전형적인 회계 돌려막기이자 조삼모사에 불과하다.
LH가 임대주택을 지을 때 빌려 쓰는 주택도시기금의 여유자금은 청약통장 해지 급증 등으로 인해 2021년 49조원에서 최근 14조원 수준으로 쪼그라 들었다. 지난해 6413억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했던 LH는 올해엔 당기순손실 1조2662억원 등 2030년까지 누적 손실이 5조3535억원에 달할 것으로 추산된다. LH가 공공주택 공급 과정에서 발생하는 수백조원의 부채 부담은 장기적으로 국가 재정 건전성을 갉아먹는 거대한 불씨가 될 확률이 높다.
국가 신용을 담보로 채권을 발행해 연명하는 공기업은 영원히 망하지 않을 것이라는 안일한 착각에서 깨어나야 한다. LH와 한전이 짊어진 400조원이 넘는 막대한 부채는 하늘에서 떨어진 돈이 아니다. 원리금 상환은 미래 세대가 세금으로 메워야 할 거대한 혈세 청구서이다. 또한 이들 두 공룡의 채권 발행은 시장의 자금을 빨아들여 민간 기업의 자금줄을 막게 된다.
필요한 것은 회사를 쪼개고 합치는 ‘화장술’이 아니다. 공공주택 공급 속도를 현실적으로 조절하고, 공공주택 위주의 부동산 정책기조를 바꿔 민간 건설사들의 참여를 적극 유도하며, 원가 이하의 에너지 요금 체계를 현실화하는 근본적 수술이 필요하다. 그래야 두 공룡 공기업과 국가 재정의 지속가능성이 담보될 수 있다.
강현철 논설실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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