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청논단] 충북대만의 문제가 아니다

충북대학교에 악재가 겹치고 있다.
글로컬대학30 사업에서 지정 취소 처분을 받은 데 이어 얼마 전에는 '서울대 10개 만들기(성장엔진 연계 지역인재 양성방안)' 사업에서도 탈락했다.
대규모 예산 지원이 이뤄지는 만큼 사업 선정에 사활을 걸었지만, 끝내 무위에 그쳤다.
이재명 정부의 국정과제인 서울대 10개 만들기 사업의 첫 지원 대학으로 충남대와 부산대, 전남대 3곳이 선정됐다.
정부는 5극3특 성장엔진(전략산업)과 인공지능(AI) 분야를 하나의 패키지로 묶어 이들 대학의 학부부터 대학원, 연구소까지 전폭 지원한다.
이들 대학에는 2030년까지 교당 약 700억원의 예산이 매년 투입된다.
애초 모든 거점국립대(서울대 포함 10곳)를 지역 전략산업의 연구·인재 양성 허브로 키운다는 구상이었지만 범정부 협의 과정에서 우선 지원대상을 3곳으로 축소했다.
사업 예산이 한정된 상황인 만큼 일단 가장 준비가 잘된 소수 대학에 우선 투자하는 '선택과 집중' 전략으로 노선을 튼 것이다.
앞서 충북대는 충북도, LG에너지솔루션 등 기업과 공동 수립한 추진계획서를 교육부에 제출하면서 도전장을 냈지만 탈락했다.
충북대로서는 국립한국교통대와의 통합 문제로 교육부의 지방대학 혁신 사업인 글로컬대학30 지정이 취소되는 악재 속에서 이번 서울대 10개 만들기 사업 선정이 반등의 돌파구가 될 것으로 기대했다.
앞서 교육부가 발표한 글로컬 대학 성과평가에서 충북대는 혁신과제 이행 미흡·지연을 이유로 가장 낮은 D등급을 받았다.
글로컬대학 성과관리 강화 방안에 따른 지정취소 요건은 D등급 2회 누적이다.
충북대와 교통대는 지난해 7월에도 통합 진척도가 떨어진다는 이유로 D등급을 받은 데 이어 다시 최하위 등급으로 평가되면서 글로컬대학 지정 취소 절차가 시작됐다.
충북대와 교통대의 통합을 전제로 한 글로컬대학30 지정이 취소되면 5년간 1000억원의 국비 지원도 물거품이 된다.
충북대와 교통대가 2023~2025년 지원받은 사업비는 720억원을 웃돈다. 사업 지정 취소 절차가 시작되면 받은 사업비는 반환해야 한다.
충북대의 잇단 악재는 비단 대학 자체만의 문제가 아니다. 충북대는 지역 인재 양성과 산업 혁신을 이끄는 핵심 교육·연구기관이다.
이번 사업 선정 실패로 교육 양극화 심화와 지역 소외가 우려된다.
수도권과 비수도권 간 격차가 더욱 커지고 지역 소멸을 가속할 수 있다는 얘기다.
이번 사안은 충북의 미래와 국가균형발전에 직결된 현안이다.
이런 이유에서 지역이 공동 대응해야 한다. 국회의원들은 물론 신용한 충북지사, 이장섭 청주시장 등 자치단체장도 나서야 한다. 지방의회 등 정치권도 마찬가지다. 정파와 선거 유불리를 넘어 한목소리를 내야 한다.
국립대라는 이유로 그동안 안일했던 충북대도 이참에 정신을 차려야 한다. 사업 탈락을 새로운 계기로 삼아 미래를 준비해야 한다.
특히 일부 교수들의 보직은 자신의 영달을 위해 주어진 게 아니다. 학교를 위해 헌신하라는 막중한 자리다. 자신 없으면 보직을 반납해야 한다.
비록 악재가 찾아왔지만, 이런 결과가 충북대의 가치를 떨어뜨리는 것은 아니다. 이번 결과를 단단히 준비하는 출발점으로 삼아야 한다.
충북대는 교육부의 추가 선정 여부와 세부 계획을 지켜본 뒤 추가 선정 기회가 주어지면 다시 사업에 도전한다는 방침이다.
다음 기회가 찾아온다면 그동안 쌓아온 역량에 걸맞은 평가를 받아야 한다. 그러기 위해선 대학의 노력, 지역의 공동 대응이 절실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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