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쿄 가서 쇼핑만 하세요?”…한국인들이 빠진 새로운 일본 여행법

김지은 여행플러스 기자(kim.jieun@mktour.kr) 2026. 9. 6. 13: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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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의 문법이 바뀌고 있다.

여행객은 명소를 찾는 것에서 그치지 않고 일본의 전통과 문화 속으로 적극적으로 들어간다.

실제로 글로벌 여행 플랫폼 트립닷컴에 따르면 올해 1월부터 8월까지 한국인의 일본 액티비티 상품 예약 건이 작년 동기 대비 200% 이상 증가했다.

함께 체험한 영국에서 온 한 커플은 "일본의 문화를 더 깊게 체험해 볼 수 있어서 좋았다"며 "이번 여행 최고의 기념품이 될 것 같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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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는 여행에서 직접 해보는 여행으로…
오락실이 아닌 진짜 태고의 달인을 만나다
한국인만 없는 핫플레이스, 젓가락 만들기

여행의 문법이 바뀌고 있다. 여행객은 더 이상 구경꾼을 자처하지 않는다. 보는 것보다 직접 해보길 원한다.

일본여행도 마찬가지다. 여행객은 명소를 찾는 것에서 그치지 않고 일본의 전통과 문화 속으로 적극적으로 들어간다. 스모 체험을 하고, 스시를 직접 만들기도 하며 전통 옷을 입고 거리를 누빈다.

일본 전통 북 태고 체험/사진=김지은 여행+ 기자
기모노 체험/사진=언스플래쉬
실제로 글로벌 여행 플랫폼 트립닷컴에 따르면 올해 1월부터 8월까지 한국인의 일본 액티비티 상품 예약 건이 작년 동기 대비 200% 이상 증가했다.

그래서 직접 체험해 봤다. 도쿄의 유명한 관광지는 과감히 건너뛰고 전통 체험으로 채워보기로 했다.

오락실이 아닌 진짜 태고의 달인을 만나다
오락실에 가본 사람이라면 ‘태고의 달인’을 한 번쯤 봤을 것이다. 화면 속 캐릭터를 따라 북을 두드리며 리듬을 맞추는 게임이다. 도쿄에서는 실제 일본 전통 북을 두드려볼 수 있다. 외국인 여행객을 대상으로 태고를 가르치는 원데이 클래스다.
도쿄의 태고 원데이 클래스/사진=김지은 여행+ 기자
‘와다이코(和太鼓)’라고도 불리는 태고는 일본의 전통 북이다. 일본에서는 축제와 의식에서 오랫동안 사용돼왔다. 음악을 연주하는 악기를 넘어 공간과 장소를 정화하고, 신에게 연주를 바치며 사람들을 하나로 만드는 정신적인 의미도 지닌다.

이날 수업은 20년째 태고를 가르치고 있는 하나다 씨가 맡았다. 연습실에는 크기와 형태가 다른 여러 개의 북이 놓여 있었다. 하나다 씨는 가장 먼저 북채를 잡는 법과 기본자세를 알려준 뒤 “일단 아무렇게나 쳐보세요”라고 말했다.

북채를 내려치자 ‘쿵’ 하는 소리가 울리며 손끝에서 시작된 진동이 팔을 타고 가슴까지 전해졌다. 생각했던 것보다 훨씬 크고 묵직한 소리에 두 눈이 번쩍 뜨였다.

태고 시범을 보여주는 하나다 씨/사진=김지은 여행+ 기자
하나다 씨가 태고의 매력으로 꼽은 것도 바로 이 감각이다.

“대부분 처음에는 ‘둥!’ 하는 소리가 몸속까지 울려 놀라세요. 그렇지만 곧바로 기분이 좋아지죠. 태고를 치다 보면 해방감도 느낄 수 있어 스트레스 해소에도 도움이 됩니다.”

본격적인 수업은 간단한 리듬을 익히는 것부터 시작한다. ‘둥, 둥’ 두 번을 치는 단순한 박자부터 시작해 점차 리듬이 복잡해진다. 한 가지 북만 두드리다가 크기가 다른 세 종류의 북을 오가며 친다. 박자를 놓치기도 하고 다음 동작을 잊기도 하지만 반복할수록 몸이 리듬을 기억한다.

다양한 국적의 체험객이 자유롭게 태고를 치고 있다/사진=하나다 씨 제공
태고는 온몸을 사용하는 악기다. 팔을 크게 들어 올려 북채를 내려치다 보면 유산소 운동을 하듯 땀이 나기도 한다. 다음 박자를 생각하며 있는 힘껏 북을 두드리자 어느 순간 머릿속의 잡생각이 사라진다. 온몸으로 리듬을 쏟아내는 느낌이 생경하다.

수업은 참여자의 취향과 국적에 맞춰 맞춤형으로 진행된다. 한국에서 왔다고 하니 BTS의 ‘다이너마이트(Dynamite)’에 맞춰 태고를 친다.

도쿄 가구라자카 마쓰리/사진=김지은 여행+ 기자
수업을 듣고 나온 도쿄 길거리에서는 마쓰리(축제)가 한창이다. 이전이라면 배경음처럼 들렸을 태고 소리가 발걸음을 붙잡는다. 조금 전 직접 두드렸던 악기의 소리가 선명하게 다가온다. ‘아는 만큼 보인다’라는 오래된 문장의 힘을 다시 한번 믿게 된다.
한국인만 없는 핫플레이스, 젓가락 만들기
“도쿄에 이런 곳이 있었다고?”

알 만큼 안다고 생각했던 도쿄에서 낯선 풍경을 만났다. 신주쿠의 한 건물 10층. 엘리베이터가 열리자 수십 명의 외국인이 나무를 깎고 있다. 한국인은 찾아보기 어려웠다.

도쿄 신주쿠 젓가락 만들기 체험 현장/사진=김지은 여행+ 기자
이곳에서는 여행객을 대상으로 ‘젓가락 만들기’ 체험을 운영한다. 해외 SNS에서는 이미 일본에서 꼭 해봐야 할 체험으로 입소문이 난 곳이다.

체험은 팀별로 전담 직원이 붙어 약 1시간 동안 진행된다. 18종의 나무 중 원하는 재질을 고른 뒤 자리에 앉으면 간단한 설명과 함께 만들기가 시작된다.

취향껏 나무를 고르고 있는 체험객들/사진=김지은 여행+ 기자
젓가락 만들기 체험/사진=김지은 여행+ 기자
직원은 “일본어로 젓가락은 ‘하시(箸)’라고 하는데 다리를 뜻하는 ‘하시(橋)’와 발음이 같다”며 “젓가락은 사람과 음식, 문화를 연결하는 다리인 셈”이라고 설명했다.

첫 단계는 대패질이다. 젓가락 모양의 틀에 나무를 끼우고 조금씩 깎아낸다. 이때 사용하는 도구가 ‘칸나(鉋)’다. 일본에서 약 600년 동안 사용해 온 전통 도구다.

직원은 “서양식 대패와 비슷하지만 손잡이가 없는 것이 특징”이라며 “칸나를 손으로 잡고 위아래로 움직이며 나무를 깎으면 된다”고 말했다.

대패질을 하고 있는 체험객/사진=김지은 여행+ 기자
설명은 간단하지만 막상 해보면 쉽지 않다. 힘을 고르게 주지 않으면 곧바로 젓가락의 두께가 달라지기 때문이다. 직원이 젓가락을 만들 때 가장 중요한 것으로 ‘일정함’을 꼽은 이유기도 하다. 반복해서 나무를 깎는 단순 작업 같지만 반듯한 젓가락을 만들기 위해서는 제법 높은 집중력이 필요하다.

대패를 한 번 밀 때마다 얇은 나무 조각이 길게 말려 나온다. 힘을 세게 줄수록 더 잘 깎일 것 같지만 오히려 깊게 파여 나무가 울퉁불퉁해진다. 힘을 조절해 가며 깎다 보니 이것도 하나의 ‘수련’이라 부를 만하다.

이후에는 사포로 모서리와 표면을 매끄럽게 다듬은 뒤 기름을 발라 마무리한다. 원하는 경우 이름이나 문구를 레이저로 새기는 각인도 가능하다.

사포질과 기름칠로 완성한 젓가락/사진=김지은 여행+ 기자
완성한 젓가락은 실제 식사에 사용할 수 있다. 직원의 설명에 따르면 집의 골조를 만드는 데에도 사용하는 목재기 때문에 잘 씻어주기만 한다면 오래 사용할 수 있다.

함께 체험한 영국에서 온 한 커플은 “일본의 문화를 더 깊게 체험해 볼 수 있어서 좋았다”며 “이번 여행 최고의 기념품이 될 것 같다”고 말했다.

한국인에게 이미 익숙한 젓가락도 직접 만들어보면 다르듯 일본 여행도 마찬가지다. 익숙한 도쿄도 여행법을 조금만 달리하면 새로운 얼굴을 보여준다.

TIP. 이색 체험 찾는 법
태고와 젓가락 만들기 체험은 모두 트립닷컴에서 예약할 수 있다. 이 외에도 닌자 체험, 스모 체험, 서예, 다도 등 다양한 일본 문화 체험이 마련돼 있다. 아직 한국 여행객에게 잘 알려지지 않은 이색 체험도 찾아볼 수 있다.
트립닷컴 내 액티비티 상품/사진=트립닷컴 앱 캡처본
트립닷컴의 ‘투어&티켓’ 페이지에서 여행지를 검색하면 된다. 서비스 언어와 카테고리, 소요 시간 등을 필터로 설정할 수 있어 여행 일정과 취향에 맞는 체험을 고르기도 편리하다.

도쿄(일본)=김지은 여행+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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