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선박판 ‘트로이 목마’ 의혹...K조선 반사이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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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서울=한스경제 임준혁 기자 | 미국 항만에 설치된 중국산 항만 크레인 내부의 특수 장비가 미국의 민감한 정보를 실시간으로 수집했다는 이른바 'ZPMC 트로이 목마' 의혹이 2년 만에 재소환 됐다.
2024년 미 의회에서 중국산 항만 크레인이 미국의 보안 정보를 캐내는 '트로이 목마' 역할 가능성을 언급한 보고서가 나온 이후 이번에 '선박판 트로이 목마' 의혹이 제기되면서 한동안 잠잠했던 미국의 대중 견제를 다시 자극하는 트리거로 작용할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ZPMC 크레인에 설치된 셀룰러 모뎀을 통해 중국 정부가 미국 항만의 물동량, 선박 움직임, 화물 종류 등 민감한 정보를 실시간으로 수집할 수 있다는 주장이 나왔다.
2년 전 중국산 항만 크레인에 이어 최근 코스코 선박의 정보수집 의혹이 미국 내 대중국 강경파의 목소리에 힘을 실어준다면 미 당국이 입항수수료를 부활시키거나 추가 대중 규제를 도입할 가능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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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당국과 정보수집 분야서 수십 년간 협력 관계
대중 강경파 목소리 확대...입항수수료 부활 가능성

| 서울=한스경제 임준혁 기자 | 미국 항만에 설치된 중국산 항만 크레인 내부의 특수 장비가 미국의 민감한 정보를 실시간으로 수집했다는 이른바 'ZPMC 트로이 목마' 의혹이 2년 만에 재소환 됐다. 이번에 미 당국이 트로이 목마 역할 가능성을 지적한 대상은 중국 국영선사 코스코(COSCO) 소속 선박이다.
2024년 미 의회에서 중국산 항만 크레인이 미국의 보안 정보를 캐내는 '트로이 목마' 역할 가능성을 언급한 보고서가 나온 이후 이번에 '선박판 트로이 목마' 의혹이 제기되면서 한동안 잠잠했던 미국의 대중 견제를 다시 자극하는 트리거로 작용할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지난해 미 무역대표부(USTR)가 도입한 '입항수수료' 정책이 다시 시행되는 등 미국 내 해상 공급망에서 중국을 퇴출시키려는 움직임이 재점화될 가능성이 커짐에 따라 일각에서는 한국 조선업계가 반사이익 효과를 누릴 수 있다는 기대감마저 나오고 있다.
4일 업계에 따르면 미 행정부 고위 당국자 2명이 코스코가 소속 선박에 숨겨진 신호정보 수집 장비를 이용해 미국은 물론 각국 연안에서 군 통신망 감청, 선박·항공기 움직임을 수집하고 있다는 의혹을 제기했다고 로이터통신이 지난 1일 보도했다.
▲ 美 당국자 "선박 탑재 장비, 軍 정보수집 도구 활용"
보도에 따르면 코스코는 중국 당국과 수십 년간 정보수집 분야에서 협력 관계를 쌓아왔으며 이를 통해 중국은 미국을 비롯한 북미, 유럽, 아시아 전역에서 운항하는 선박과 항공기의 통신 신호를 수집할 수 있었다는 익명의 미 당국자 2인의 말을 인용했다.
이 중 1명은 코스코 선박에 탑재된 첨단 장비가 중국의 '군사 통신과 암호화 기술 발전'과 관련한 정보수집의 도구로 활용됐다는 취지로 언급했다. 코스코 선박에 탑재된 장비는 통상적인 통신 장비가 아닌 정교한 신호정보(SIGINT) 수집 플랫폼인 것으로 전해졌다.
중국 당국은 이렇게 수집한 정보를 통해 인근 국가들과의 영유권 분쟁에서 입지를 강화하고, 핵심 무역 항로에서 외국의 군사 목표물에 대한 해상 정찰과 조기 경보 체계에 활용하고 있다고 로이터는 전했다.
이 같은 보도에 대해 주미 중국 대사관은 "중국 정부는 어떤 기업이나 개인에게도 현지 법률을 위반해 해외의 데이터·정보·첩보를 수집하거나 제공하도록 요청하지 않는다"고 반박했다.
▲ 주미 중국 대사관 해당 의혹 전면 부인
중국 정부는 자국 상선단을 중국군의 정보수집 활동에 동원하고 있다는 의심을 미국 등으로부터 받아 왔다. 이에 미 국방부는 2025년 1월 코스코를 중국 인민해방군 연계 기업 명단에 올렸다.
같은 해 10월 USTR은 중국 선사가 소유·운항하거나 중국 조선소에서 건조된 선박(선사 국적 불문)을 대상으로 미국 항만 입항 시 입항수수료 부과를 시행했다. 중국산 선박뿐 아니라 중국에서 제작된 쇼어 크레인(Shore Crane)에도 100% 추가 관세를 부과하기로 했다. 쇼어 크레인은 배에 실린 컨테이너를 항만(부두)으로 옮기는 하역 장비다.

앞서 미국에서는 바이든 행정부 시기인 2024년 중국산 항만(쇼어) 크레인이 '트로이 목마' 역할을 할 수 있다는 보고가 공개됐다. 같은 해 9월 미 하원 중국공산당특별위원회와 국토안보위원회의 공동 조사 결과 중국 국영기업 ZPMC가 생산한 쇼어 크레인이 미국 항만의 80%를 장악한 것으로 나타났다.
▲ 美 항만 설치 쇼어크레인 80%...中 ZPMC 제작
하원에서 ZPMC 크레인을 트로이 목마로 비유한 것은 장비들이 겉으로는 평범한 항만 하역 설비로 보이지만 실제 잠재적인 보안 위협을 내포하고 있기 때문이었다. ZPMC 크레인에 설치된 셀룰러 모뎀을 통해 중국 정부가 미국 항만의 물동량, 선박 움직임, 화물 종류 등 민감한 정보를 실시간으로 수집할 수 있다는 주장이 나왔다. 이는 경제 정보 유출뿐만 아니라 군수 물자 이동에 대한 정보 노출로 미국의 안보와 직결된다는 것이 하원 공동 조사위의 논리였다.
당시 바이든 대통령은 이러한 의혹을 불식시키기 위한 행정명령에 서명했지만 미국 내 항만에 설치된 중국산 크레인의 교체는 이뤄지지 않았다.
2년 전 중국산 항만 크레인에 이어 최근 코스코 선박의 정보수집 의혹이 미국 내 대중국 강경파의 목소리에 힘을 실어준다면 미 당국이 입항수수료를 부활시키거나 추가 대중 규제를 도입할 가능성이 있다.
규제 범위가 확대되면 중국 조선소에 대규모 물량을 맡겨온 글로벌 선사들도 발주 전략의 수정이 불가피하다는 지적이다. 중국 조선소에서 건조한 선박을 아시아-미국, 유럽-미국 항로 운항에 투입하는 선사들의 배와 최근 중국이 시장을 장악한 초대형 친환경 컨테이너선 등에서 국내 조선사의 수주 기회가 늘어날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 하원 "쇼어크레인 내부 장비로 美 군수물자 이동 정보 수집"
실제 USTR의 중국산 선박·중국 선사 운항 선박에 대한 입항수수료 부과 검토 및 시행이 이뤄진 지난해 한국과 중국의 1만7000TEU(1TEU는 20피트 컨테이너 1개)급 이상 극초대형 컨테이너선 수주 추이를 분석하면 글로벌 선사들의 신조 발주 행선지가 중국에서 한국으로 적지 않게 이동했음을 알 수 있다.

업계 관계자는 "글로벌 선사들이 미국의 중국산 선박 입항수수료 부과를 의식해 원래 중국조선소에 주문해야 할 물량 중 최소한 10척 이상을 국내 조선3사로 옮긴 셈"이라고 설명했다.
▲ "작년과 유사한 반사이익" VS "행선지 韓 변경 희박"
미국의 대중 견제로 한국이 반사이익을 누린 지난해와는 사정이 다르다는 반론도 존재한다.
양종서 한국수출입은행 해외경제연구소 수석연구원은 "만약 미국이 입항수수료 유예를 철회하는 등 대중 견제를 다시 강화하더라도 국내 조선사가 작년과 같은 반사이익 효과를 볼 확률은 낮다"며 "입항수수료 부활 시 가장 큰 영향을 받는 선형은 주로 1만3000~1만5000TEU급 컨테이너선이다. 현재로썬 이들 선형의 신조 발주 수요가 거의 없다"고 말했다.
이어 "미국의 대중국 견제 기조는 트럼프 2기 행정부가 끝나고 민주당이 집권하더라도 향후 계속될 것"이라면서도 "이 경우 글로벌 선사들은 신조 발주 시 중국과 한국 사이에서 약간의 분배 조치는 하겠지만 지난해처럼 일정 규모 이상의 (주문) 행선지 변경 가능성은 희박하다"고 내다봤다.
양 수석연구원은 "정치적 환경보다 더 근본적인 원인은 중국의 가격 경쟁력과 일취월장한 고부가가치 친환경 선박 기술력"이라며 "지난달 말 코스코가 자국 조선소에 발주한 2만1700TEU급 컨테이너선의 척당 선가는 2억2400만달러(약 3072억원)로 7월 말 클락슨리서치가 집계한 동급 컨테이너선 신조선가보다 약 14% 낮다. 친환경 선박 관련 기술도 일부 분야는 오히려 한국을 앞지른 상태"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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