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연금만으론 불안.. 4050 노후 공백 메운다
퇴직 후 국민연금 전 소득 공백 중장년층 겨냥
가입 연령과 지원금 규모 아직 확정되지 않아
재정 부담과 세대 형평성 논란은 해결 과제로

서울시가 이른바 ‘낀세대’로 불리는 4050 중장년층의 노후 소득 공백을 메우기 위해 장기 저축에 시가 돈을 보태는 ‘서울형 낀세대 연금’ 도입을 추진하면서 중장년층의 관심이 커지고 있다. 다만 아직 가입 대상과 지원 규모 등이 확정되지 않은 만큼 기대와 우려가 함께 나온다.
서울시에 따르면 시는 4050 중장년층을 대상으로 장기적인 자산 형성을 지원하는 서울형 낀세대 연금 도입을 위해 보건복지부와 협의를 진행하고 있다. 오세훈 서울시장이 6·3 지방선거 당시 내놓은 4050 맞춤형 종합지원 공약 가운데 하나로, 청년이 저축하면 서울시가 일정 금액을 매칭해주는 ‘희망두배 청년통장’과 비슷한 구조를 중장년층에게 적용하는 방식이다.
구상대로라면 가입자가 매월 일정 금액을 장기간 납입하고 서울시가 여기에 추가 지원금을 적립해 노후 자금을 마련하게 된다.
앞서 제시된 예시에서는 가입자가 매월 8만원을 부담하면 서울시가 2만원을 추가로 지원하는 방식이 거론됐다. 이를 10년 동안 유지하면 가입자가 낸 돈과 서울시 지원금이 함께 쌓이고, 이후 일정 기간 연금 형태로 받는 구조가 검토되고 있다.
서울시가 중장년층을 겨냥한 이유는 고용시장과 연금제도의 시간 차 때문이다. 4050세대는 직장에서 퇴직하거나 소득이 감소할 가능성이 커지는 시기인 반면 국민연금 수급 개시 연령까지는 상당한 시간이 남을 수 있다.
특히 조기 퇴직이나 경력 단절을 경험한 경우 노후 준비 기간 자체가 짧아지면서 소득 공백에 대한 부담이 커질 수 있다. 서울시는 이 시기를 장기간 저축과 지원을 통해 준비하도록 돕겠다는 취지다.
제도적 기반 마련에도 속도를 내고 있다. 서울시는 지난 27일 ‘서울특별시 주민생활안정 지원에 관한 조례 시행규칙’ 개정안을 입법예고했다.
개정안에는 자산 형성 지원금을 지급할 수 있는 기간을 기존 가구당 최대 3년에서 최대 10년으로 늘리는 내용이 담겼다. 지원금은 월 30만원 범위에서 지급할 수 있도록 하는 내용도 포함됐다. 서울시는 중장년층을 위한 장기 자산 형성 지원의 제도적 근거를 마련하기 위한 조치라고 설명했다.
서울형 낀세대 연금은 오세훈 시장이 경상남도의 유사한 자산 형성 지원 정책을 참고해 마련한 것으로 알려졌다. 오 시장은 지방선거 당시 경남 사례를 벤치마킹했다는 취지의 설명을 내놓기도 했다.
서울시는 중장년층이 짧은 기간 목돈을 만드는 것보다 장기간 연금 재원을 축적하는 방식이 노후 소득 공백을 줄이는 데 도움이 될 것으로 보고 있다.
다만 무엇보다 아직 가입 연령과 소득·재산 기준, 서울시의 매칭 금액, 연금 수령 시점과 기간 등이 확정되지 않았다. 서울시는 보건복지부와의 협의를 거쳐 구체적인 사업안을 마련하고 예산을 편성할 계획이다. 이에 현재 거론되는 월 8만원 납입과 월 2만원 지원 등의 조건은 확정된 제도로 받아들여서는 안 된다.
재정 부담도 중요한 변수다. 장기간 서울시가 매칭 지원을 이어갈 경우 참여자가 많아질수록 필요한 예산도 커진다. 특정 연령대에 대한 지원이 다른 세대와의 형평성 논란으로 이어질 가능성도 있다. 중장년층 가운데서도 소득이 충분한 계층까지 폭넓게 지원할 경우 정책 효과에 비해 재정 투입이 커질 수 있다는 지적도 예상된다.
반대로 경제적 여력이 부족해 노후 준비를 충분히 하지 못한 중장년층을 대상으로 지원 범위를 정교하게 설계한다면 자산 형성과 노후 안전망을 함께 강화할 수 있다는 기대도 나온다. 특히 퇴직 후 국민연금 수급까지 소득이 끊기는 계층에게 일정한 자산을 마련할 기회를 제공한다는 점에서 정책적 의미가 있다는 평가다.
서울형 낀세대 연금이 성공하려면 가입자 수를 늘리는 데만 초점을 맞추기보다 지원이 가장 필요한 계층을 정확히 찾아내는 것이 중요하다. 또한 장기간 지속 가능한 예산 구조를 마련하고 개인 저축, 국민연금, 퇴직연금 등 기존 노후보장제도와 어떻게 연계할지도 구체화해야 한다는 요구가 제기된다.
중장년층의 불안을 덜어주는 정책이 되기 위해서는 매칭 금액뿐 아니라 일자리와 재취업, 금융교육 등 종합적인 노후 지원책과 함께 설계될 필요가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