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전닉스 자사주 매입 벌써 30% 돌파… 불안해지는 코스피 수급 방패 [박진우의 개미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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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식시장 관련 소식이 매일 쏟아지지만 뉴스에서 '개미'의 목소리를 찾기 쉽지 않습니다.
지난 31일과 1일, 3일까지 이번 주에만 무려 세 차례나 시장에서 개인, 외국인, 기관이 일제히 매도 폭탄을 쏟아냈음에도 지수는 오히려 상승 마감하는 기현상이 벌어졌기 때문이다.
바로 코스피 시가총액의 절반을 차지하는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장내에서 진행 중인 총 55조원 규모의 대규모 자사주 매입 물량이다.
SK하이닉스는 40조원을 투입해 보통주 2407만주(발행주식의 약 3.3%)를 사들여 전량 소각하기로 했고, 삼성전자 역시 15조원(5328만5968주) 규모의 주식보상용 자사주를 쓸어 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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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쓴이주] 주식시장 관련 소식이 매일 쏟아지지만 뉴스에서 '개미'의 목소리를 찾기 쉽지 않습니다. 기사를 쓰는 기자도 개인 투자자고, 매일 손실과 이익 사이에서 울고 웃습니다. 일반 투자자보다 많은 현장을 가고 사람을 만나지만 미처 전하지 못했던 바를 철저하게 '개인'의 시각으로 풀어보겠습니다.
"홈트레이딩시스템(HTS) 매매동향 창을 열어봤는데 개인, 외국인, 기관 세 칸이 전부 파란불이더군요. 그런데도 주가와 지수는 빨간불을 켜며 오르니 처음엔 시스템 오류인 줄 알았습니다. 그래서 화면을 뒤져봤더니 평소엔 쳐다보지도 않던 '기타법인' 혼자 조 단위로 주식을 쓸어 담고 있었습니다."
미국 국채금리 발작으로 글로벌 자산시장이 요동친 한 주였지만 코스피는 의외로 굳건했다. 하지만 최근 수급 창구를 확인한 개인 투자자들은 안도 대신 깊은 혼란에 빠졌다. 지난 31일과 1일, 3일까지 이번 주에만 무려 세 차례나 시장에서 개인, 외국인, 기관이 일제히 매도 폭탄을 쏟아냈음에도 지수는 오히려 상승 마감하는 기현상이 벌어졌기 때문이다.
실제 이번 주(8월 31일~9월 4일) 국내 증시 전체 수급 성적표를 뜯어보면 기이함을 넘어 기괴하기까지 하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이 기간 외국인은 2조5108억원, 개인은 2조3145억원, 기관은 1조6031억원을 각각 순매도했다. 시장의 3대 거래 주체가 손을 잡고 쏟아낸 매물 폭탄만 6조4284억원에 달한다.
반면 '기타법인'은 홀로 6조4490억원을 순매수하며 이 거대한 매도 물량을 남김없이 받아냈다.
실체는 명확하다. 바로 코스피 시가총액의 절반을 차지하는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장내에서 진행 중인 총 55조원 규모의 대규모 자사주 매입 물량이다. 상장사가 장내에서 직접 자사주를 사들이면 해당 물량은 HTS상 기타법인 매수로 집계된다.
SK하이닉스는 40조원을 투입해 보통주 2407만주(발행주식의 약 3.3%)를 사들여 전량 소각하기로 했고, 삼성전자 역시 15조원(5328만5968주) 규모의 주식보상용 자사주를 쓸어 담고 있다.
이를 두고 증권가 일각에서는 지수 하단을 단단히 틀어막아 주는 든든한 '수급 안전판'이라고 평가한다. 실제로 4일 기준 삼성전자는 25만5500원, SK하이닉스는 164만7000원 선을 지켜내며 코스피를 6687.21에 안착시키는 일등 공신 역할을 톡톡히 해냈다.
그러나 시장의 속내를 들여다보면 우려는 짙어진다. 대외 여건은 외국인 투자자에게 한국 주식을 쥐고 있을 이유를 빠르게 앗아가고 있다. 미국 10년물 국채금리가 4.8%에 바짝 다가서고 30년물은 5.2% 후반까지 치솟으면서 글로벌 위험자산 회피 심리를 자극하고 있다. 안전자산인 채권 금리가 뛰면 미래 성장 기대감이 크게 반영된 기술·성장주, 특히 AI 모멘텀으로 올라온 반도체주는 할인율 부담 탓에 주가가 직격탄을 맞는다.
외국인의 매도세는 이미 구조적으로 굳어지고 있다. 외국인은 지난 7월 국내 증시에서 9조8143억원을 순매도한 데 이어 8월에는 12조1689억원어치를 집어던졌다. 한 달 새 순매도 규모가 22% 넘게 폭증했다. 지난달 28일부터 3일까지 5거래일 동안 쏟아낸 매도 물량만 4조6883억원에 달했고, 이번 주 내내 거센 팔자세를 이어갔다.
결국 지금의 지수 안정은 시장이 튼튼해서가 아니라, 외국인의 거센 매도 공세를 두 반도체 거인이 곳간을 털어 인위적으로 막아내고 있는 '수급 착시'에 불과하다.
진짜 문제는 이 자사주 방패의 총알이 줄어들 때다. 두 회사의 자사주 매입 속도는 당초 예상보다 훨씬 빠르다. 지난 3일까지 삼성전자는 1980만주(37.2%), SK하이닉스는 780만주(32.4%)를 이미 사들였다. 현재 추세라면 당초 11월 종료 예정이던 55조원의 물량은 10월 초·중순이면 바닥을 드러낼 가능성이 크다.
코스피 시총 비중이 50%에 육박하는 두 종목에서 대규모 직접 매수세가 줄어드는 순간, 증시는 채권 금리 고공행진으로 멈추지 않는 외국인의 매도 폭탄을 온몸으로 받아내야 한다. 자사주라는 확정적인 매수세가 줄어든 자리를 외국인이 돌아와 채워주지 못한다면 지수 전체가 급격한 하방 압력에 직면할 수밖에 없다.
10월 중순 자사주 매수세가 줄어들었을 때 외국인의 매도세가 멈추지 않는다면 우리 증시가 어떤 충격을 맞닥뜨릴지, 개미들이 가장 경계해야 할 시간표가 다가오고 있다.
박진우 기자 pjw19786@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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