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팔 대홍수 생존자 극적 구조.. 한국인 실종자 '기적' 기다린다
韓 기업대응팀, 헬기·드론·수색견 총동원해 수색 확대
강 하류·산악지대까지 넓어진 수색... 실종자 찾기 사투

네팔 대홍수로 수력발전소 건설 현장이 초토화된 지 열흘째, 중국인 작업자 1명이 생존 상태로 구조되면서 희망의 불씨가 살아났지만 한국인 9명의 행방은 여전히 확인되지 않고 있다. 구조팀은 터널 내부뿐 아니라 강 하류와 산악지역까지 수색 범위를 넓히며 마지막까지 실종자 찾기에 매달리고 있다.
5일 외교부와 네팔 당국 등에 따르면 구조된 중국인 작업자는 네팔 라수와 지역 어퍼트리슐리-1 수력발전소 터널 내부에서 발견됐다. 네팔군과 한국 재난 전문가로 구성된 합동 구조팀은 길이 225m에 달하는 터널을 수색하던 중 생존자를 찾아냈다. 장기간 고립된 만큼 탈수와 저체온, 외상 여부 등에 대한 의료진의 관찰도 이어지고 있다.
한 명의 생존자가 확인됐다는 사실은 붕괴한 터널 내부에도 사람이 버틸 수 있는 공간이 남아 있을 가능성을 보여준다. 수력발전소 터널은 외부에서 내부 상황을 파악하기 어려운 데다 토사와 암석, 침수로 통로가 막힐 수 있어 구조 난도가 매우 높다. 구조팀으로서는 생존 가능성을 포기하지 않고 수색을 지속할 근거가 생긴 셈이다.
한국인 9명을 찾기 위한 기업 대응팀의 움직임도 빨라지고 있다. 두산에너빌리티는 서울에서 직원 20여 명을 현지에 파견하고 헬기와 드론을 동원해 수색에 나섰다. 발전소와 파워하우스, 상부 위어댐을 살핀 뒤 수색 범위를 트리슐리강 하류와 주변 산악지대로 확대했다. 드론 2대를 추가 투입해 육안으로 확인하기 어려운 지형까지 세밀하게 살필 계획이다.
한국남동발전도 파워하우스 인근을 중심으로 열화상·적외선 특수카메라를 장착한 드론과 수색견을 활용해 육상 수색을 이어가고 있다. 현지인을 포함한 육상수색팀은 65명 규모로 운영되고 있으며, 파워하우스 인근 람체에 캠프를 마련했다. 약 34km 떨어진 바타르 네팔 군기지에는 드론팀 캠프가 설치됐다.
특히 네팔인 2명이 인근에서 구조되면서 추가 생존자 발견에 대한 기대도 커졌다. 이들이 구조된 트리슐리3A 수력발전소 터널은 한국인 실종자들이 근무해 온 UT-1 수력발전소와 직선거리 약 6km에 위치한다는 점에서 수색팀이 현장 지형과 재난 양상을 파악하는 데 참고가 될 수 있다.
하지만 구조 환경은 여전히 녹록지 않다. 네팔 당국은 12개 수력발전 프로젝트에서 약 900명이 실종됐으며 이 가운데 약 500명이 터널에 갇힌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 지난달 26일 발생한 대홍수로 최소 1300명이 숨지고 5000명 이상이 실종된 가운데 산악지역의 폭우와 급격한 수위 상승, 토사 붕괴가 피해를 키웠다.
이번 참사는 수력발전 개발 현장의 안전관리 체계를 다시 살펴야 한다는 과제도 던졌다. 산악지형과 집중호우가 반복되는 지역에서는 배수시설과 비상대피로, 통신망, 실시간 재난경보 체계가 얼마나 견고한지 점검할 필요가 있다. 외국인 노동자가 참여하는 대형 사업장이라면 국적을 가리지 않는 대피 지침과 다국적 구조 협력 체계도 사전에 마련돼야 한다는 요구가 제기된다.
생존자 한 명의 발견은 가족들에게 다시 희망을 안겼다. 그러나 한국인 9명의 소재가 확인되지 않은 만큼 구조 현장에는 기대와 불안이 동시에 흐르고 있다. 시간이 흐를수록 구조 여건은 어려워질 수 있는 만큼 네팔 당국과 한국 구조팀, 기업 대응팀이 가용 인력과 장비를 총동원해 수색 속도를 높이는 일이 무엇보다 중요해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