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란 “한국 호르무즈 파병시 전쟁 참여 간주, 좌시 안해”

청와대가 호르무즈 파병 가능성을 시사한 뒤 국내 정치권 논란이 커지는 가운데, 이란에선 한국이 호르무즈 해협에 파병한다면 자국에 대한 미국·이스라엘의 ‘침략’에 참여하는 것으로 간주해 좌시하지 않겠다는 경고성 발언이 나왔다.
레바논의 친이란 무장 정파 헤즈볼라 계열 매체인 알마야딘은 4일(현지 시각) 이란의 한 안보·정치 부문 고위 관리가 “한국은 미국의 불법적인 군사 작전에 협력하도록 강요하는 미국의 압력에 굴복해선 안 된다”고 말했다고 보도했다.
이 관리는 “한국은 미국의 공격적인, 안보와 안정을 흔드는 정책을 위해 자국의 이익과 평판을 희생하지 말라”며 “한국은 호르무즈 해협에 불안정을 초래하는 근본 원인이 미국과 이스라엘의 공격적인 행위라는 사실을 잘 알고 있으며, 이를 간과해서는 안 된다”고 했다. 이어 “이란은 호르무즈 해협에서 한국이 이란에 맞서는 행동을 한다면 이란에 대한 직접적인 군사적 침략 및 전쟁에 대한 참여로 간주하겠다”고 했다.
이 관리는 또 “이란인과 그 권리를 침해하는 범죄에 대한 어떤 공모도 좌시하지 않겠다”며 “미국의 불법적인 개입과 이란에 대한 봉쇄와 경제 전쟁이 지속되는 한 지역 안보 회복은 불가능하다”고 했다.
이란 파르스통신은 알마야딘을 인용해 이 관리의 발언을 전하면서 “한국 대통령실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대이란 전쟁 참여 압박에 대해 아직 결정된 바가 없다면서도 ‘수색 및 구조 부대’가 호르무즈 해협에 배치될 가능성이 있다고 밝혔다”고 했다.

한국의 호르무즈 파병과 관련한 이란의 압박성 발언은 향후 계속 나올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이란 이슬람혁명수비대 사령관 출신 에브라힘 아지지 이란 의회 국가안보외교정책위원장은 지난 5월 김석기 국회 외교통일위원장과의 전화 통화에서 “전 세계적인 압력에도 불구하고 한국이 호르무즈 해협에서의 어떠한 군사 작전에도 참여하지 않기로 한 것은 지역 안정을 유지하기 위한 현명한 조치였다”고 말했다고 이란 언론이 보도한 바 있다. 아바스 아라그치 이란 외무장관은 지난 4월 테헤란을 방문한 정병하 외교부 장관 특사를 만나 “각국은 (미국과 이스라엘의) 침략을 규탄하는 명확하고 단호한 입장을 취해야 한다”고 했다.
한국 내 진보·좌파 단체들은 ‘대한민국은 국제평화의 유지에 노력하고 침략적 전쟁을 부인한다’는 헌법 5조를 근거로 호르무즈 파병에 극렬 반대 입장을 밝히고 있다. 진보당은 “침략 전쟁에 파병이라니! 파병은 단 한 명도, 단 한 척도 안 된다”며 “이재명 대통령이 호르무즈에 파병하지 않겠다고 분명히 선언해야 한다”고 했다
다만 국내 정치권에선 청와대가 호르무즈 파병 논란을 ‘언론 플레이’ 식으로 의도적으로 이용한다는 지적도 나온다. 문재인 정부 때 국립외교원장을 지낸 김준형 조국혁신당 원내대표는 4일 “파병은 결코 몇몇 관료가 여론을 호도하거나, 파병의 필요성을 떠보기 위해 입에 담을 만큼 가벼운 사안이 아니다”라며 “국익이 아니라, 다른 목적을 위해 파병 가능성을 그 가벼운 입에 담은 것이라면 반드시 색출해 그에 따른 합당한 책임도 반드시 물어야 할 것”이라고 했다.
김 원내대표는 “외교안보정책을 다루는 그 누군가, 매번 같은 방식으로 언론에 가능성을 흘리고, 여론의 반응을 살피고, 논란이 커지면 ‘결정된 것이 없다’고 부인하는 패턴이 반복되고 있다”며 “국민과 우리 젊은이들의 생명이 걸린 문제를 ‘흘리고, 간보고, 다시 부인’하는 방식으로 다뤄선 안 된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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