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동훈 “김승원, 브로커에 ‘보고 싶어 눈물’·‘복지부에 푸시해줄까’” 녹취록 공개

김기범 기자 2026. 9. 5. 17: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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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승원 법무부 장관 후보자의 ‘식약처 청탁 의혹’ 브로커로 지목된 사업가 양모씨가 김 후보자, 정모 판사와 찍은 사진. 양씨 SNS 화면 갈무리

무소속 한동훈 의원이 김승원 법무부 장관 후보자가 신약 임상시험 승인 청탁 사건에 연루된 브로커 양 모씨와 통화한 내용을 공개하면서 김 후보자가 2022년 2월 양씨와 “우연히 마주쳤다”고 해명한 것에 대해 “뻔뻔한 거짓말”이라고 반박했다.

한 의원은 페이스북에 올린 글에서 “2022년 2월경 양씨를 ‘우연히’ 마주친 게 맞느냐”고 물은 김 후보자와 양씨의 통화 내용이 담긴 녹취록을 공개했다. 이 녹취록에 따르면 김 후보자는 초선 국회의원 시절이던 2022년 2월 9일 양 씨와의 통화에서 양씨를 ‘동생’이라고 부르면서 “보고 싶어서 눈에서 눈물이 나네”라고 말했다. 이에 양 씨는 “지금 달려갈게. 어디야”라고 물었고, 김 후보자는 “여의도야”라고 답했다.

양 씨가 “하남인데 1시간 후에 도착인데 그래도 돼”라고 묻자 김 후보자는 “잠시만…우리 법원 인사철도 있고 그래서”라고 말했다. 양 씨가 “아, 너무 긴가”라고 답하자 김 후보자는 이내 “기다릴게”라고 답했다.

같은 날 이뤄진 두번째 통화에서 김 후보자는 “20, 30분밖에 못 보면 아쉽잖아”라고 하고, 양 씨는 “안 아쉬워. 물건을 잔뜩 챙겨서 가고 있으니까 일단 있어봐”라고 언급한다. 그러자 김 후보자는 “그래그래 있을게”라고 답한다.

한 의원은 페이스북에 양씨가 언급한 물건과 관련해 김 후보자에게 “양씨로부터 잔뜩 받은 ‘물건’이 뭐였느냐”고 물었다.

한 의원은 페이스북에 올린 다른 글에서 2021년 10월 양씨가 다른 사람과 통화하면서 김 후보자를 언급한 녹취록도 공개했다. 양씨는 이 녹취록에서 신약 임상실험 승인 청탁 의혹과 관련해 “인허가 푸는 거는 승원 오빠”라며 “승원 오빠가 식약처장에다가 얘기하고 오늘 또 ‘보건복지부에다가 푸시 해줄까. 후원금도 500만원밖에 안 되니까 너가 잘 돼야지. 너보고 다 움직이는 건데’라고 그랬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한 의원은 “자기는 후원금 받아봐야 500만원밖에 안 되니 자기가 식약처장 로비해 준 대가를 양씨가 충분히 챙기라 했다는 취지”라고 주장했다.

앞서 김승원 법무부 장관 후보자는 지난 4일 ‘식약처 청탁 의혹’의 브로커로 지목된 사업가 양모씨, 이 사건의 구속영장을 기각한 정모 판사와 함께 찍은 ‘3인 셀카’ 사진에 대해 4일 “2022년 2월 우연히 마주쳤을 뿐 이후 만나거나 연락하지 않았다”고 해명했다.

김 후보자는 2021년 양씨의 부탁을 받고 김강립 당시 식품의약품안전처장에게 제약사 제넨셀이 개발하던 코로나19 치료제의 임상시험 승인 절차를 신속히 처리해 달라고 청탁한 혐의로 검찰 수사를 받아 2024년 12월 기소유예 처분된 바 있다. 식약처는 김 후보자가 김 전 처장에게 연락하고 2주가 지난 뒤 해당 치료제의 임상 2·3상 시험계획을 승인했다.

정 판사는 2023년 12월 양씨에게 청탁을 부탁한 당시 제넨셀 대표 강모씨의 구속영장실질심사(구속 전 피의자 심문)를 맡아 검찰의 영장 청구를 기각했다. 검찰이 다시 청구한 구속영장은 다른 영장전담판사가 심사해 발부했다.

이날 국민의힘 친한(친한동훈)계 한지아 의원은 김 후보자의 로비 의혹과 관련된 제약사 제넨셀의 임상시험계획 승인 속도가 다른 코로나19 치료제에 견줘 2배 이상 빨랐다고 주장했다.

의사 출신인 한 의원은 페이스북에 올린 글을 통해 식약처에서 제출받은 ‘2020∼2022년 코로나19 치료제 국내 임상시험 승인 현황’을 보면 신물질 기반 코로나19 치료제의 임상시험계획 승인은 평균 71.6일이 걸렸지만, 제넨셀은 불과 33일 만에 승인됐다고 밝혔다.

한 의원은 “이미 안전성 자료가 축적된 약물 재창출 방식의 치료제 평균 승인일인 38.7일보다도 빨랐던 것”이라며 “식약처는 김 후보자의 코로나19 신약 로비 의혹과 관련해 제넨셀의 승인이 이례적으로 빠르게 이뤄진 경위와 심사 근거를 명확히 밝혀야 한다. 국민의 생명과 안전이 걸린 사안인 만큼 국정감사에서 철저히 검증하겠다”라고 적었다.

김기범 기자 holjjak@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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