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스라엘 정착민의 서안지역 폭력… 친네타냐후 재집권 노림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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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6년 10월27일 이스라엘 총선을 앞두고 팔레스타인 땅 요르단강 서안이 몸살을 앓고 있다. 이스라엘 군경의 비호 아래 유대 정착민들이 팔레스타인 주민을 향해 무차별적 폭력을 휘두르고 있어서다.
"지난 17년 동안 나는 미국 시민으로 살았다. 하지만 요르단강 서안 쿠스라가 내가 나고 자란 곳이다. 이 글도 지금 그곳에서 쓰고 있다. 어린 시절 나는 숱하게 목격했다. 불법 정착촌을 확대하고, 서안지구에 군사적 점령을 심화하는 이스라엘의 정책이 우리의 땅과 자유를 앗아갔다. 이제 유대 정착민들은 더욱 대담해졌다. 나는 내 집에 갇힌 신세가 됐다. 팔레스타인인으로서 나는 여기서 아무런 권리도 갖지 못한다. 내가 고향집에 도착하자마자 성조기를 옥상에 내건 이유다. 미국인이란 내 정체성이 나를 어느 정도 보호해줄 수 있기를 소망한다. 팔레스타인인이란 내 정체성은 할 수 없는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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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6년 10월27일 이스라엘 총선을 앞두고 팔레스타인 땅 요르단강 서안이 몸살을 앓고 있다. 이스라엘 군경의 비호 아래 유대 정착민들이 팔레스타인 주민을 향해 무차별적 폭력을 휘두르고 있어서다. 국제사회의 비난 여론에도 유대 정착민의 행동엔 거침이 없다. 바닥까지 떨어졌던 베냐민 네타냐후 총리 정부의 지지율도 서서히 반등할 조짐이다. 대체 무슨 일이 벌어지는 건가?
폭력으로 몸살 앓는 요르단강 서안
“8월9일부터 서안의 쿠스라 마을에 있는 내 집은 봉쇄된 상태다. 유대 정착민 수십 명이 집을 에워쌌다. 내 집 말고 마을의 다른 집도 봉쇄했다. 그들은 수도와 전기까지 끊었다. 내 가족과 이웃들을 집에서 쫓아내고, 마을을 통째로 차지하려는 속셈이다.”
2026년 9월2일 팔레스타인계 미국인 루이 리디는 뉴욕타임스에 보낸 기고문을 이렇게 시작했다. 오하이오주 톨레도에서 사는 리디는 슈퍼마켓과 세차장, 주유소 체인점을 창업해 미시간주와 인디애나주까지 시장을 넓힌 성공한 사업가다. 그는 어머니와 일가친척이 살고 있는 고향 땅에 자기 집을 따로 지었다. 유대 정착민들이 쿠스라 마을을 덮쳤을 때 리디는 톨레도에 머물고 있었다. 그의 동생과 조카가 리디의 집을 지키기 위해 달려갔다. 마을은 외부와 연결이 끊겼다. 집은 고립됐다. 동생과 조카가 물과 음식을 아껴 먹기 시작했다고 했을 때, 가만있으면 안 된다는 생각이 든 리디는 곧바로 짐을 꾸렸다. 고향으로 향한 그가 지닌 유일한 방어 수단은 ‘성조기’였다. 리디는 이렇게 덧붙였다.
“지난 17년 동안 나는 미국 시민으로 살았다. 하지만 요르단강 서안 쿠스라가 내가 나고 자란 곳이다. 이 글도 지금 그곳에서 쓰고 있다. 어린 시절 나는 숱하게 목격했다. 불법 정착촌을 확대하고, 서안지구에 군사적 점령을 심화하는 이스라엘의 정책이 우리의 땅과 자유를 앗아갔다. 이제 유대 정착민들은 더욱 대담해졌다. 나는 내 집에 갇힌 신세가 됐다. 팔레스타인인으로서 나는 여기서 아무런 권리도 갖지 못한다. 내가 고향집에 도착하자마자 성조기를 옥상에 내건 이유다. 미국인이란 내 정체성이 나를 어느 정도 보호해줄 수 있기를 소망한다. 팔레스타인인이란 내 정체성은 할 수 없는 일이다.”

봉쇄당한 쿠스라 마을 주민 집 3채
리디의 소망은 반쯤만 이뤄졌다. 마이크 허커비 이스라엘 주재 미국대사는 8월13일 소셜미디어 엑스(X)에 올린 글에서 유대 정착민이 쿠스라에서 벌인 일을 두고 “가공할 테러”라고 비난했다. ‘성조기’가 아니었다면, 절대 꺼내지 않았을 말이다. 허커비 대사의 비판에도 쿠스라 봉쇄는 9월3일 현재 여전히 진행형이다. 개신교 목사 출신으로 아칸소주 주지사(1999~2007년)를 거쳐 세 차례나 공화당 대선 후보 경선에 도전했던 허커비 대사는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지명으로 2025년 4월 부임했다. 그는 2026년 2월20일 미국 극우 방송인 터커 칼슨과 한 인터뷰에서 “이스라엘이 성서가 약속한 대로 사실상 중동 전역을 장악할 권리가 있다고 보느냐”는 질문에 이렇게 답했다. “다 장악할 수 있다면 좋겠지만 이스라엘이 그렇게 하려고 하지 않는다. 그저 현재 장악하고 있는 땅 정도를 차지하려 할 뿐이다.”
데이비드 슐만은 리디가 사는 톨레도에서 남쪽으로 약 400㎞ 떨어진 오하이오주 워털루에서 나고 자란 유대계 미국인이다. 그곳에서 고등학교를 마친 슐만은 히브리대학 입학을 위해 1967년 이스라엘로 이주했다. 히브리대학 명예교수(비교종교학)인 그는 시인이자 평화운동가이기도 하다. 슐만은 9월1일 비평매체 ‘뉴욕리뷰오브북스’에 기고한 글에서 “이스라엘의 주권자가 누구인지를 알려면, 요르단강 서안지구 중부 나블루스에 인접한 쿠스라 마을의 운명을 지켜보라”고 썼다. 그의 말도 들어보자.
“8월9일 광기 어린 유대 정착민들이 쿠스라 마을에서 팔레스타인 주민들의 집 3채를 봉쇄했다. 유수프 하산, 리지크 하산, 쿠사이 아부 리디의 집이다. 정착민들은 집으로 통하는 모든 도로와 길목을 차단했다. 집 마당까지 들어가 출입문과 창문에 돌을 던졌다. 전선을 차단하고, 수도 파이프도 끊었다. 집 안에 있는 사람들에게 전달되는 마실 것과 먹을 것도 차단했다. (…) 8월의 현지 기온은 37~38℃를 넘나든다. 집 안에 갇힌 팔레스타인 주민들이 갈증이나 굶주림으로 목숨을 잃을 수도 있는 상황이다.”
슐만은 이런 상황이 서안에선 ‘일상’이라고 했다. 정착민에 대한 이스라엘 군경의 대응도 마찬가지다. 외신이 쿠스라 봉쇄 상황을 집중 조명하면서 국제사회의 비판이 거세지자, 8월10일 이스라엘군이 현장에 도착했다. 이들은 정착민들과 함께 기도하고, 바비큐를 즐기며 춤도 췄다. 정착민들이 봉쇄한 팔레스타인 주민 집 주변은 ‘접근금지 군사지역’(CMZ)으로 지정됐다. 거주자가 아니면 아무도 접근할 수 없는 곳이다. 고립된 주민을 지원하기 위해 물과 식량을 들고 몰려든 이스라엘과 세계 각국 출신 평화운동가들의 접근은 철저히 차단됐다. 유대 정착민은 예외다.

팔레스타인 국가 수립 저지 의도?
서안 지역 유대 정착민이 주도하는 폭력 사태가 갈수록 노골화하는 데는 이유가 있다. 다가오는 총선에서 네타냐후 총리가 이끄는 극우연정이 재집권에 실패할 가능성이 없지 않은 상황에서, 선거 전까지 최대한 불법 정착촌을 확대하겠다는 계산이 깔렸다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네타냐후 정부는 2025년 8월 팔레스타인 땅 동예루살렘과 요르단강 서안을 연결하는 ‘마알레 아두밈’(히브리어로 ‘붉은 비탈길'이란 뜻) 지역에서 유대 정착촌을 확대 건설하는 계획을 승인했다. ‘이(E)-1’으로 불리는 이 계획이 실행되면, 동예루살렘과 서안 지역은 물리적으로 분리된다. 동예루살렘을 수도로 하는 팔레스타인 독립국가의 꿈도 난망해질 수밖에 없다는 뜻이다. 베잘렐 스모트리치 재무장관 등 극우파들이 E-1 계획 승인을 일제히 반기고 나선 이유다.
이스라엘 방송 ‘채널13’이 실시한 최신 여론조사(9월2일) 결과, 다가오는 총선에서 친네타냐후 진영과 반네타냐후 진영이 의회에서 각각 53석씩 의석을 나눌 것으로 전망됐다. 의회 과반 의석은 61석이다. 같은 조사에서 아랍계 정당은 14석을 얻을 것으로 예측됐다. 불과 일주일 전 같은 방송이 실시한 여론조사에선 친네타냐후 진영이 48석, 반네타냐후 진영은 57석을 얻으리라는 전망이 나왔다. “이스라엘 극우파의 극단적 행태가 실제 이스라엘인 대다수의 여론을 대변하는 것”이란 지적이 나오는 것도 무리가 아닌 셈이다.
정인환 기자 inhwa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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