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임 없다’ 네 마디가 그렇게 어렵나…개헌 꺼낸 이재명 대통령, 진정성 시험대

박양수 2026. 9. 5. 15: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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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명 대통령이 개헌 추진의 진정성을 입증하기 위한 '연임 불출마 선언' 요구에 즉답을 피한 것으로 알려지면서 논란이 커지고 있다. 국민의힘은 "연임 없다"는 네 마디조차 하지 못한다면 개헌 논의를 권력 연장의 수단으로 의심받을 수밖에 없다며 이 대통령을 정면 비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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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명 대통령(사진=연합뉴스)


이재명 대통령이 개헌 추진의 진정성을 입증하기 위한 ‘연임 불출마 선언’ 요구에 즉답을 피한 것으로 알려지면서 논란이 커지고 있다. 국민의힘은 “연임 없다”는 네 마디조차 하지 못한다면 개헌 논의를 권력 연장의 수단으로 의심받을 수밖에 없다며 이 대통령을 정면 비판했다.

이 대통령은 지난 4일 청와대에서 진보 성향 시민단체 관계자들과 간담회를 가졌다. 이 자리에서 참석자가 개헌 추진의 진정성을 보여주려면 연임하지 않겠다는 뜻을 보다 명확하게 밝혀야 하는 것 아니냐고 묻자, 이 대통령은 “도둑질은 안 하겠다고 하라고 하는 것과 같은데 그런 말을 굳이 해야 하나”라는 취지로 답한 것으로 전해졌다.

현행 헌법상 현직 대통령의 연임은 허용되지 않는다는 것이 이 대통령 측 설명이다. 하지만 야당이 요구하는 것은 법 조항을 다시 설명해 달라는 것이 아니라, 개헌을 추진하는 대통령이 자신의 정치적 이해관계와 개헌을 분리하겠다는 의지를 국민 앞에 직접 밝히라는 것이다.

국민의힘 조용술 대변인은 5일 논평에서 “도둑질하지 않고 바르게 살겠다는 말 한마디가 그렇게 어렵나”라며 “개헌이 권력자의 이해관계와 무관하다는 점을 국민에게 보여주려면 권력자에게 불리한 일도 피하지 않는 태도부터 보여야 한다”고 비판했다.

특히 조 대변인은 이 대통령에게 “연임 없다”는 선언에 더해 “재판 재개”라는 또 다른 네 마디도 요구했다. 개헌을 통해 헌법 질서를 바꾸겠다고 나선 대통령이라면 자신에게 유리한 제도만 논의할 것이 아니라, 자신에게 불리할 수 있는 사안에서도 원칙을 지키는 모습을 보여야 한다는 취지다.

김기현 국민의힘 의원도 이 대통령의 발언을 문제 삼으며 “그동안 온갖 꼼수와 법꾸라지 같은 행보를 이어온 이 대통령의 경우는 다르다”고 비판했다. 박대출 의원은 “하나는 분명해졌다. ‘연임’은 도둑질과 같다는 것”이라고 꼬집었다.

논란의 핵심은 결국 간단하다. 개헌을 추진하면서 정작 자신의 임기와 관련된 부분에서는 왜 한마디의 약속조차 내놓지 못하느냐는 것이다.

물론 이 대통령의 발언은 현행 헌법상 현직 대통령의 연임이 불가능하다는 점을 강조한 것으로 해석할 수 있다. 그러나 개헌의 내용과 절차를 둘러싼 국민적 신뢰를 확보하려면 법률적 가능 여부와 별개로 정치적 의지를 밝히는 것이 필요하다는 반론도 만만치 않다.

결국 이 대통령이 개헌을 단순한 정치적 구호가 아니라 국가의 미래를 위한 제도 개편으로 추진하려 한다면, 가장 먼저 풀어야 할 의문은 자신의 권력과 개헌 사이에 이해관계가 없다는 점을 국민에게 납득시키는 일이다.

“연임하지 않겠습니다.”

이 말을 끝내 하지 않는다면, 개헌의 진정성을 둘러싼 의심 역시 쉽게 사라지지 않을 것이라는 게 야당의 시각이다.

박양수 기자 yspark@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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