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도체 생명수’ 초순수까지 … 물 순환형 반도체 산단 조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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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도체 공장에서 사용하는 물은 단순 공업용수가 아니다. 웨이퍼(반도체 원판) 표면에서 미세입자 등을 씻어내는 초순수(超純水)와 생산장비 등의 발열을 식히는 냉각용수가 하루도 끊기지 않고 공급돼야 한다.
전문가들이 산정한 호남권 반도체 산단의 최종 공업용수 공급 목표는 하루 65만t이다.
정부와 전남광주시는 이 가운데 하루 30만t을 역삼투막(RO) 등을 거쳐 재처리한 뒤 반도체 산단의 공업·냉각용수 등으로 활용하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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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도체 팹 4기에 하루 65만t 필요
2029년까지 댐 활용해 20만t 확보
하수처리수 하루 30만t 활용 추진
기업 자체 ‘3중 물 순환망’ 구상

호남권 반도체 클러스터가 전력에 이어 구축해야 할 핵심 기반시설이 ‘다중 수원+재이용’ 방식의 물 순환망인 이유다.
삼성전자도 반도체 제조에서 물은 공정과 공정가스 정화, 클린룸 온·습도 조절 등에 쓰이며, 특히 웨이퍼 세정에는 무기질·미립자·박테리아·용존가스 등을 제거한 초순수가 필요하다고 설명한다.
초미세 공정에서는 작은 오염물질 하나가 수율(웨이퍼로 반도체를 만들때 하자부품 비율)에 영향을 줄 수 있기 때문이다.
전문가들이 산정한 호남권 반도체 산단의 최종 공업용수 공급 목표는 하루 65만t이다.
삼성전자에는 반도체 팹(생산공장) 2기에 각각 10만7000t씩 21만4000t과 협력사 5만6000t 등 하루 27만t, SK하이닉스에는 팹 2기에 각각 16만5000t씩 33만t과 협력사 5만t 등 하루 38만t을 공급하는 구조다.
공급은 단계적으로 진행된다. 우선 2029년 12월까지 하루 20만t을 확보한다. 동복댐 5만t, 주암댐 자체 여유량 5만t, 보성강댐 발전용수 10만t을 활용한다.
보성강댐 물은 주암댐 계통으로 연결하고, 덕남정수장 입구의 기존 주암댐 도수관로에서 분기해 반도체 산단까지 공급한다. 새 수원을 처음부터 만드는 대신 기존 광역상수도 시설을 이용해 초기 팹 가동 시기에 맞추겠다는 것이다.
이후에는 물그릇 자체를 키운다. 동복댐을 15m 높이는 증고 사업을 통해 하루 25만t의 산업용수를 추가 확보한다. 증고 후 취수 가능량은 하루 61만t으로 예상되며 이 중 36만t은 광주권 생활용수로 유지하고 25만t을 공업용수로 활용한다.
장흥댐과 나주댐에서도 각각 10만t씩을 확보한다. 장흥댐은 7㎞ 도수관로를 거쳐 보성강·주암댐 계통으로, 나주댐은 23㎞ 관로를 통해 지석천과 덕남정수장 방향으로 연결한다.
또 하나의 축은 버리던 물을 다시 쓰는 것이다.
광주 제1하수처리장은 하루 60만t의 처리능력을 갖고 있고 최근 5년 평균 처리량도 50만8000t에 달한다.
정부와 전남광주시는 이 가운데 하루 30만t을 역삼투막(RO) 등을 거쳐 재처리한 뒤 반도체 산단의 공업·냉각용수 등으로 활용하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
여기에 반도체 기업 자체의 물 재활용률을 높이는 방안도 병행돼야 한다. 실제 TSMC 애리조나 공장은 가동 초기부터 사용수의 약 65%를 자체 재활용 시스템에서 충당하도록 설계됐다. 대만 본토에서는 한발 더 나갔다. TSMC는 타이난의 하수·산업폐수를 재처리한 재생수를 첨단 5나노·3나노 공정까지 투입하고 있다. 미국의 마이크론도 물 사용량을 줄이는 방향은 같다. 싱가포르는 하수처리수를 막여과·역삼투·자외선 소독으로 고도처리한 ‘NEWater’를 전용 관로로 웨이퍼 공장에 공급한다. 웨이퍼 제조시설이 NEWater의 최대 수요처이며, 2024년부터 새로 들어서는 전공정 반도체 팹에는 최소 50%의 공장 내 물 재활용률까지 의무화했다.
호남권 반도체 산단도 결국 같은 방향으로 가야 한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제언이다.
동복·주암·보성강·장흥·나주댐에서 필요한 원수를 안정적으로 확보하는 1차 물망, 광주 제1하수처리장의 하루 30만t을 되살리는 2차 재이용망, 삼성전자·SK하이닉스가 팹 내부에서 초순수 배출수와 냉각수를 반복 사용하는 3차 순환망을 겹겹이 구축하는 방식이다.
물을 더 끌어오는 것만으로는 미래 반도체 산단의 경쟁력을 확보하기 어렵다.
댐을 높여 저장능력을 키우고, 발전·농업용수 이용 효율을 높이며, 하수를 다시 쓰고, 기업이 사용한 물까지 공장 안에서 재순환시키는 것.
이 체계가 갖춰진다면 호남은 ‘반도체에 물이 부족한가’라는 논란을 넘어 한 방울의 물을 여러 차례 사용하는 순환형 반도체 클러스터로 차별화할 수 있다.
/정병호 기자 jusbh@kwangju.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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