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합비타민인데 비타민C가 없다?”…과일·채소 안 먹던 6세 아이 숨진 이유는?

지해미 2026. 9. 5. 12: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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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소 과일과 채소를 거의 먹지 않던 호주의 6세 남자아이가 심정지를 일으킨 뒤 숨졌다. 검사 결과 아이에게서 괴혈병에 해당하는 극심한 비타민C 결핍이 확인됐으며, 검시관은 이를 심정지의 가장 유력한 기저 요인으로 판단했다.

퀸즐랜드 검시관은 지난달 공개한 조사 결과에서 극심한 비타민C 결핍을 심정지의 가장 유력한 기저 요인으로 판단했다.

검시관은 코너에게 괴혈병에 부합하는 심각한 비타민C 결핍이 있었고, 이것이 심정지의 가장 유력한 기저 요인이었다고 결론 내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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극심한 비타민C 결핍으로 괴혈병 발생…다리 통증·절뚝거림으로 시작해 심정지 후 사망
평소 과일과 채소를 거의 먹지 않던 호주의 6세 남자아이가 심정지를 일으킨 뒤 숨졌다. 검사 결과 아이에게서 괴혈병에 해당하는 극심한 비타민C 결핍이 확인됐다. 사진=게티이미지뱅크

평소 과일과 채소를 거의 먹지 않던 호주의 6세 남자아이가 심정지를 일으킨 뒤 숨졌다. 검사 결과 아이에게서 괴혈병에 해당하는 극심한 비타민C 결핍이 확인됐으며, 검시관은 이를 심정지의 가장 유력한 기저 요인으로 판단했다. 부모는 아이에게 매일 종합비타민을 먹였다고 밝혔지만, 해당 제품에는 비타민C가 들어있지 않았다.

호주 뉴스닷컴에 따르면, 코너 딘은 2024년 8월 브리즈번 퀸즐랜드아동병원에서 숨졌다. 코너는 전신마취 상태에서 자기공명영상(MRI) 검사를 받은 뒤 심정지를 일으켰고, 이로 인해 뇌에 산소가 제대로 공급되지 않아 심각한 손상을 입었다.

퀸즐랜드 검시관은 지난달 공개한 조사 결과에서 극심한 비타민C 결핍을 심정지의 가장 유력한 기저 요인으로 판단했다. 다만 비타민C 결핍이 정확히 어떤 과정을 거쳐 심정지를 일으켰는지는 확인되지 않았다.

다리 통증 호소하다 상태 급격히 악화…심각한 비타민C 결핍 확인

코너는 다운증후군과 선천성 심장기형이 있었다. 이로 인해 생후 몇 달 만에 수술을 받은 이력이 있었고, 전반적인 발달이 느렸다.

이상 증상이 본격적으로 나타난 것은 2024년 7월이었다. 코너는 약 3주 동안 무릎 통증을 호소하며 발을 끌 듯 걷다가 점차 절뚝거렸고, 결국 다리에 체중을 싣지 못했다. 최근 놀이터에서 넘어진 일이 있어 처음에는 외상 가능성이 의심됐다.

하지만 골반과 다리 엑스레이에서는 골절 등 뚜렷한 이상이 발견되지 않았다. 증상이 나아지지 않자 코너는 7월 중순 퀸즐랜드아동병원에 입원해 추가 검사를 받았다. 그 결과 가벼운 신장 기능 이상이 확인됐으며, 급성 호흡기 감염을 일으키는 파라인플루엔자 바이러스가 검출됐다.

코너는 입원 이틀 뒤 전신마취 상태에서 뇌와 척추 MRI 검사를 받았다. 검사 도중 혈액순환이 불안정해졌으며, 검사가 끝난 뒤 상태가 급격히 악화돼 심정지를 일으켰다. 의료진은 약 8~10분 동안 심폐소생술을 시행해 혈액순환을 회복시켰지만, 코너의 뇌는 심각한 손상을 입었다.

MRI에서는 여러 부위의 골수에 부종이 확인됐다. 의료진은 감염이나 백혈병 등을 의심했지만, 추가 검사에서는 이를 뒷받침할 만한 뚜렷한 근거가 나오지 않았다.

이후 결정적인 단서가 확인됐다. 코너의 혈중 비타민C 농도는 1μmol/L 미만으로, 해당 병원 검사실의 참고범위인 20~120μmol/L를 크게 밑돌았다. 팔과 다리, 복부에는 모세혈관 출혈로 생기는 작은 붉은 반점인 점상출혈이 광범위하게 나타났고, 다리뼈 영상에서도 괴혈병과 일치하는 변화가 발견됐다. 의료진은 뼈 통증과 골수 부종, 점상출혈 등을 종합해 여러 증상을 하나로 설명할 수 있는 가장 유력한 질환으로 중증 괴혈병을 지목했다.

심정지 이후 코너는 신장 기능 저하와 혈액응고 장애, 다발성 장기 기능장애를 겪었다. 뇌 MRI에서도 광범위한 저산소성 뇌 손상이 확인됐다. 의료진은 회복 가능성이 희박하다고 판단했고, 가족과 상의해 8월 7일 인공호흡기를 제거했다. 코너는 사흘 뒤 숨졌다.

과일·채소 거의 안 먹어…11개월간 체중 300g 증가

코너를 진료해 온 소아과 의사는 아이의 성장과 영양 상태를 오랫동안 우려했다고 진술했다. 코너는 2020년 2월까지 코를 통해 넣은 관으로 영양을 일부 공급받았지만, 이후에는 한동안 고기와 과일, 채소 등 여러 음식을 먹은 것으로 전해졌다.

그러나 만 4세 반을 전후해 편식이 심해졌다. 2023년 5월 진료 당시에는 사실상 과일과 채소를 먹지 않았고, 체중도 11개월 동안 300g 증가하는 데 그쳤다. 담당 의사는 성장에 필요한 열량과 비타민, 무기질을 충분히 섭취하지 못하고 있다고 판단해 영양사 상담과 종합비타민 복용을 권했다.

같은 해 11월에도 코너는 주로 흰빵과 소고기 소시지, 커스터드, 초콜릿 등을 먹고 있었다. 어린이집에서도 채소를 주었지만, 실제로 먹지는 않은 것으로 보였다. 코너는 비타민C가 들어 있는 사과·블랙커런트 100% 과일주스도 마신 것으로 전해졌다. 담당 의사는 하루 한 팩씩 먹이도록 권했지만, 실제로 얼마나 자주 마셨는지는 보고서에서 확인되지 않았다.

검사에서는 철분과 비타민A·B12·D 등의 결핍이 잇따라 확인됐다. 의료진은 종합비타민과 철분제, 비타민D 제제, 비타민A 주사 등으로 부족한 영양소가 보충되고 있다고 판단했다.

복용한 종합비타민에 비타민C 없어…업체 "모든 비타민 포함한다는 뜻 아냐"

코너가 마지막으로 입원한 뒤 의료진은 부모가 매일 먹였다고 밝힌 종합비타민의 성분을 확인했다. 이 제품에는 비타민C뿐 아니라 비타민E와 K도 들어 있지 않았고, 권장량대로 복용하더라도 비타민A는 하루 권장 섭취량의 절반만 공급할 수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담당 소아과 의사는 비타민C와 같은 필수 비타민이 빠진 제품을 '종합비타민'으로 판매하는 것은 소비자에게 오해를 줄 수 있다는 의견을 냈다. 비타민C가 함유된 다른 제품을 복용했다면 코너가 결핍과 괴혈병에 이르지 않았을 것이라는 견해도 밝혔다.

제조업체는 이에 반박했다. '종합비타민'은 여러 영양소가 들어 있다는 의미일뿐 모든 필수 비타민을 포함한다는 뜻은 아니며, 제품에 포함된 성분과 함량도 포장지에 명확히 표시했다고 설명했다. 종합비타민은 식사에서 부족한 영양소를 보충하는 제품이지, 심각한 영양 결핍을 치료하기 위한 제품이 아니라고도 강조했다.

업체는 코너에게 성장 부진과 여러 영양소 결핍 등 다른 문제가 있었고, 심정지 전까지 비타민C 결핍을 별도로 확인하거나 관리하지 못했다는 점을 들어 해당 제품이 사망에 기여했다고 볼 근거가 없다고 주장했다.

검시관은 코너에게 괴혈병에 부합하는 심각한 비타민C 결핍이 있었고, 이것이 심정지의 가장 유력한 기저 요인이었다고 결론 내렸다. 다만 종합비타민 제품이 사망에 영향을 미쳤는지에 대해서는 별도의 판단을 내리지 않았다.

혈관·뼈 지탱하는 콜라겐 생성 막는 괴혈병

괴혈병은 비타민C가 장기간 심하게 부족할 때 발생한다. 과거 신선한 과일과 채소를 구하기 어려웠던 장거리 항해 선원들에게 흔했으나, 식품 공급이 풍부해진 현대에는 매우 드문 질환이 됐다.

비타민C는 피부와 혈관, 뼈 등 결합조직을 지탱하는 콜라겐 생성에 필요하다. 결핍이 지속되면 혈관과 조직이 약해져 피부에 점상출혈이나 멍이 생기고 잇몸이 붓거나 피가 날 수 있다. 상처가 잘 낫지 않거나 빈혈이 발생하기도 한다.

어린이에게는 뼈의 성장에 문제가 생기고 뼈·관절 통증이 나타나 걷기를 꺼리거나 다리를 절뚝거릴 수 있다. 치료하지 않으면 내부 출혈이나 감염 등 심각한 합병증으로 이어져 생명을 위협할 수 있다.

비타민C를 거의 섭취하지 않으면 한 달 안에도 초기 증상이 나타날 수 있으며, 이러한 상태가 지속되면 괴혈병으로 진행할 수 있다. 식품을 충분히 구할 수 있는 환경에서도 편식으로 먹는 음식이 지나치게 제한되거나 영양소를 제대로 흡수하지 못하면 발생할 가능성이 있다.

실제로 최근 연구에서도 비타민C가 부족한 아이 중 상당수가 제한적인 식습관을 가진 것으로 나타났다. 멜버른 왕립어린이병원 연구진이 2019년부터 2022년까지 비타민C 검사를 받은 소아·청소년 887명을 분석한 결과, 272명에서 비타민C 결핍이 확인됐다. 결핍이 있는 아이의 65%는 먹는 음식의 종류가 제한돼 있었고, 신경발달장애 등 다른 질환을 가진 경우도 많았다.

[자주 묻는 질문]

Q1. 괴혈병은 어떤 질환인가요?

A. 괴혈병은 비타민C가 장기간 심하게 부족해 발생하는 질환입니다. 콜라겐 생성에 문제가 생기면서 멍이나 점상출혈, 잇몸 출혈, 상처 회복 지연, 빈혈, 뼈·관절 통증 등이 나타날 수 있습니다.

Q2. 편식이 심한 아이도 괴혈병에 걸릴 수 있나요?

A. 가능합니다. 오늘날 괴혈병은 매우 드물지만, 과일과 채소 등 비타민C가 든 음식을 거의 먹지 않는 상태가 수주에서 수개월간 이어지면 발생할 수 있습니다. 성장 정체와 원인 모를 다리 통증, 멍, 잇몸 출혈 등이 함께 나타나면 진료가 필요합니다.

Q3. 종합비타민을 먹으면 비타민C 결핍을 막을 수 있나요?

A. 제품에 따라 포함된 영양소와 함량이 달라 반드시 그런 것은 아닙니다. '종합비타민'이라고 해서 모든 필수 비타민이 들어 있는 것은 아니므로 성분표에서 비타민C 함유 여부와 용량을 확인해야 합니다. 심각한 결핍이 의심되면 보충제에만 의존하지 말고 의료진과 상담해야 합니다.

지해미 기자 (pcraemi@kormed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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