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장통합 총회 재판국 존폐 공청회…"재판국 매우 신뢰한다는 응답 0%" 

엄태빈 2026. 9. 5. 11: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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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예수교장로회 통합(예장통합·정훈 총회장) 111회 총회를 앞두고, 총회 재판국의 존폐 여부를 두고 공청회가 열렸다. 총회개혁을위한비상대책위원회(비대위·김지한 위원장)는 9월 4일 예장통합 총회100주년기념관에서 '총회 재판국, 존치해야 하는가 폐지해야 하는가'를 주제로, 교단의 공정하고 책임 있는 재판국 운영을 촉구했다.

재판국 존치에 대한 발제는 101회 총회 헌법위원회 위원장을 지낸 고백인 목사(성민제일교회)가 맡았다.

비대위는 9월 15일 도림교회에서 개회하는 예장통합 111회 총회에서 피케팅을 진행해 총회 재판국을 비롯한 교단 내 문제 해결을 촉구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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존치 발제자도 "행태로 보면 마땅히 폐지해야"
"1년 100건에 건당 수백 쪽…읽을 시간이 없다"
9월 4일 예장통합 총회 재판국의 존치·폐지를 두고 공청회가 열렸다. 뉴스앤조이 엄태빈

[뉴스앤조이-엄태빈 기자] 대한예수교장로회 통합(예장통합·정훈 총회장) 111회 총회를 앞두고, 총회 재판국의 존폐 여부를 두고 공청회가 열렸다. 총회개혁을위한비상대책위원회(비대위·김지한 위원장)는 9월 4일 예장통합 총회100주년기념관에서 '총회 재판국, 존치해야 하는가 폐지해야 하는가'를 주제로, 교단의 공정하고 책임 있는 재판국 운영을 촉구했다.

비대위 안대환 목사(새하늘교회)는 111회 총대 100명을 대상으로 한 자체 설문 결과를 소개하며 재판국을 매우 신뢰한다는 응답은 0%, 조금 신뢰한다는 응답이 2%였다고 했다. 안 목사는 "80%가 넘는 사람들이 재판국의 현 상태를 신뢰할 수 없다고 응답했다. 다만 존치와 폐지를 물었을 때는 6 대 4 정도로 갈렸다"고 말했다.

이날 공청회에서 총회 재판국에 대한 진단은 크게 갈리지 않았다. 현재 재판국원이 전문성이 부족하고 정치적 관계에 휘둘린다는 데 양쪽 발제자 모두 동의했다. 다만 헌법이 허용하는 범위에서 재판국 운영을 고치자는 것과 그 운영을 고칠 주체가 없다는 데서 의견이 갈렸다.

재판국 존치에 대한 발제는 101회 총회 헌법위원회 위원장을 지낸 고백인 목사(성민제일교회)가 맡았다. 재판국 존치를 주장하는 고 목사조차도 재판국의 행태를 비판하며 "마땅히 폐지해야 옳지만", 교단의 정치 형태와 현행 헌법상 재판국을 유지해야 한다고 했다. 주권을 위임받은 치리회가 다스리는 대의정치 구조에서 당회·노회·총회로 이어지는 심급 자체를 없애는 것은 헌법을 개정해야 한다는 논리다. 고 목사는 "자동차 사고가 많이 난다고 해서 자동차 공장을 없앨 수는 없다. 운전자에 대한 자격·교육·처벌을 강화해야 한다"고 말했다.

고 목사는 현직 재판국원들의 전문성에 큰 문제가 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총회 재판국의 개선 과제로 △자격을 갖춘 인사 공천 △재판국원 직무 교육 의무화 △비리 연루자 배제 △사실심은 노회, 총회 재판국은 법리심 중심 운영 △파기자판(상급법원이 하급심의 판결을 깨고, 직접 최종 판결을 내리는 것 - 기자 주)보다 파기환송 원칙을 제시했다. 
박상기 목사는 재판국 운영을 고칠 주체가 없다며 폐지를 주장했다. 뉴스앤조이 엄태빈

재판국 폐지를 주장한 박상기 목사(빛내리교회)는 10년 사이 예장통합 교인 59만 명(21.6%)가 빠져나간 현실을 짚으며 교회가 신뢰를 잃고 있다고 했다. 박 목사는 세상보다 못한 판결이 그대로 노출되는 통로가 재판국이라고 했다. 그는 "총회 재판국의 판단이 세상 사람들의 법리적·윤리적·도덕적 판단과 비교해서 바로미터가 되면서 교인들과 세상의 교회에 대한 실망을 가중시킨다"고 말했다.

박 목사는 재판국이 문제를 해결하는 기관이 아니라 문제를 양산하는 기관이 돼 버렸다고 했다. 그러면서 △재판과 정치의 분리 △총회 공천 대신 독립적인 재판위원 추천위원회를 통한 후보 검증 △한 표 차로 중대 사건이 갈리는 구조 개선 △공개 재판 △심급별 기능 명확화 등을 제시했다.

김지한 목사도 물리적인 한계를 짚으며 재판국을 폐지해야 한다고 했다. 김 목사는 "총회 재판국이 1년에 처리하는 사건이 적으면 60건, 많으면 100건이고 한 건당 기록이 수백 쪽이다. 언제 그걸 다 읽겠느냐. 재판국원이 읽을 시간이 없다"고 했다. 재판국원들이 기록을 읽지 않아 판단 기준이 없고, 그 빈자리를 사전 로비가 채운다고 했다. 김 목사는 교단 내 카르텔을 지적하며 "재판국원 15명 중 8명이 사전에 작업을 하고 오면 그냥 그대로 결정이 된다. 재판국과 헌법위원회 등 법리 부서만 옮겨 다니며 서로 밀어주는 인맥을 '법꾸라지'라고 부른다"고 말했다.
총회개혁을위한비상대책위원회 위원장 김지한 목사. 뉴스앤조이 엄태빈

대안 모델을 놓고 토론이 이어졌다. 김지한 위원장은 자신이 정치부장 시절 법원행정처 한국기독교화해중재원과 MOU를 맺는 안을 추진했으나 "우리 교단이 어떤 교단인데 화해중재원의 판결을 그대로 받느냐"는 반대에 부결됐다고 했다. 박상기 목사는 3심 구조의 틀은 유지하되 총회 재판국을 화해조정 기구로 바꾸는 방식을 제안했다. 조정이 성립되면 노회로 돌려보내 최종 권징을 맡기고 조정이 결렬되면 당사자가 국가 사법 절차로 갈 권리를 보장하자는 제안이다. 

공청회 참석자들은 총회 차원의 '총회재판제도개혁위원회' 신설, 재판 절차 감독관 도입, 절차를 어긴 재판국원 처벌 조항 신설, 잘못된 재판 사례집 배포 등을 제안했다. 교리·신학 판단이 필요한 권징은 이단대책위원회나 헌법위원회의 전문가 의견을 받는 방식이 거론되기도 했다. 

비대위는 공청회를 시작으로 총회 이후에도 활동을 이어가겠다고 했다. 비대위는 9월 15일 도림교회에서 개회하는 예장통합 111회 총회에서 피케팅을 진행해 총회 재판국을 비롯한 교단 내 문제 해결을 촉구할 예정이다.

엄태빈 scent00@newsnjoy.or.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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