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항서, 축구협회 작심 비판 “카르텔 있었고 너무 교만”

김도균 기자 2026. 9. 5. 11:08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손흥민·이재성이 찾아왔는데 얼마나 답답했으면”
한국 축구 국가대표팀 박항서 월드컵 지원 단장이 지난 6월 28일(현지시간) 멕시코 과달라하라 인근 사포판 치바스 바예 베르데 훈련장에 마련된 베이스캠프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사과문을 발표하고 있다. /뉴스1

박항서 전 한국 축구 대표팀 선수지원단장이 2026 북중미 월드컵 당시 대표팀의 뒷이야기를 털어놓으며 대한축구협회를 비판하고 나섰다.

박 전 단장은 지난 2일 한 유튜브 채널에 출연해 “‘고려대 카르텔’ 문제가 아니라, ‘축구협회 카르텔’이 있었다. 자기들만의 리그였다”며 “언젠가는 터질 문제였다. 뼈를 깎는 성찰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더불어 박 전 단장은 지난 북중미 월드컵 전후 혼란스러웠던 대표팀 상황을 일일이 언급했다. 박 전 단장은 “단장이었지만 무엇을 해야 할지 몰랐다”며 “회의에서 ‘단장인데 보고 라인은 어떻게 되느냐’고 물었는데도 대부분 대답이 없었다. 그냥 ‘유난 떨지 말라’고 하는 듯한 느낌을 받았다”고 했다. 선수지원단장이라는 직책을 받았음에도 대표팀 운영 전반에 개입할 수 있는 권한은 제한적이었다는 취지다.

박항서 대한축구협회 부회장이 지난 6월 7일(현지 시간) 2026 국제축구연맹(FIFA) 북중미월드컵이 열리는 멕시코 과달라하라 인근 사포판에 위치한 베이스캠프 훈련장 치바스 바예 베르데에서 국가대표팀 훈련을 지켜보고 있다. /뉴시스

조별리그 체코전을 앞두고 불거진 ‘인터뷰 보이콧’ 사태도 거론했다. 당시 일부 취재 기자가 훈련 중인 선수단을 향해 조롱성 뒷담화를 한 사실이 드러나면서, 주장 손흥민이 선수단 인터뷰를 보이콧하기로 한 바 있다.

이에 대해 박 전 단장은 “이 사안을 처음에는 보고받지도 못했고 후에 협회에 조속한 해결을 요구했지만 상황이 쉽게 정리되지 않았다”며 “손흥민과 이재성이 찾아왔는데 얼마나 답답하면 나한테 이야기를 했겠느냐”고 말했다.

홍명보 당시 대표팀 감독의 사퇴 과정도 돌아봤다. 박 전 단장은 한국의 조별리그 탈락이 확정된 후 축구협회로부터 사과문 발표에 동참해달라는 요청을 받았다고 한다. 이와 관련해 그는 “처음에는 사과하는 자리에 나와 전무, 전력강화위원장이 앉게 돼 있었다”며 “그런데 두 사람이 안 나서고 싶어 하는 것 같아 그냥 ‘빠지라’고 하고 혼자 나와 사과문을 읽었다”고 했다.

홍 전 감독이 사퇴 기자회견 당시 입장문만 발표하고 자리를 떠난 방식에도 문제를 제기했다. 박 전 단장은 “기자 질의응답도 없이 끝낸 것은 이해가 안 됐다”며 “깨끗이 잘못을 인정하고 돌팔매 맞을 게 있으면 맞아야 했다. 피한다고 될 일이 아니었다”고 지적했다.

2026 북중미 월드컵 32강 진출 실패 이후 박항서 선수지원단장이 홍명보 감독보다 앞서 공항을 나오고 있다. /장경식 기자

대표팀 귀국 당시 후일담도 설명했다. 박 전 단장은 “귀국할 때 공항에서도 다들 서로 눈치를 보길래 내 도리는 해야 되겠다 싶어서 먼저 나갔다”고 밝혔다. 당시 그는 대표팀의 공항 입국길에 홍 전 감독이나 축구협회 임원들보다 앞장서 나왔다. 성난 축구팬들이 몰려와 성토의 목소리를 내고 있던 때였다.

박 전 단장은 “축구협회가 너무 교만했다”며 “이번 사건을 계기로 축구협회가 좀 더 자세를 낮추고 박지성, 이영표 같은 젊은 축구인들이 중심이 돼 변화를 주도해야 한다”고 말했다.

Copyright © 조선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