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발 4322m 산에서 고립된 등산객들…“AI가 가라는 대로 갔다”

공혜린 기자 2026. 9. 5. 10: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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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공지능(AI)이 짜준 계획을 믿고 미국의 해발 4천m급 산에 오른 초보 등산객 3명이 길을 잃고 고립됐다가 구조됐다.

4일(현지시간) ABC방송 등에 따르면 미국 산림청(USFS) 산악구조대는 지난달 31일 캘리포니아주 섀스타산의 정식 등산로를 벗어난 지역에서 청년 3명을 발견해 구조했다.

하지만 휴대전화 배터리가 모두 소진되면서 앱을 사용할 수 없게 됐고, 정규 등산로를 이탈해 머드 크리크 협곡에서 길을 잃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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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글 ‘제미나이’로 등산 계획·준비물 마련…예상 8시간 산행에 16시간 걸려 정상 도착
휴대전화 방전되자 등산로 이탈·부상까지…美 당국 “여행 계획 AI에만 의존해선 안 돼”
미국 섀스타산. AP=연합뉴스


인공지능(AI)이 짜준 계획을 믿고 미국의 해발 4천m급 산에 오른 초보 등산객 3명이 길을 잃고 고립됐다가 구조됐다.

4일(현지시간) ABC방송 등에 따르면 미국 산림청(USFS) 산악구조대는 지난달 31일 캘리포니아주 섀스타산의 정식 등산로를 벗어난 지역에서 청년 3명을 발견해 구조했다.

조사 결과 이들은 구글의 AI 모델 ‘제미나이’를 이용해 등산 코스를 세우고 필요한 준비물까지 결정한 것으로 파악됐다. 그러나 실제 산행에 필요한 양보다 크게 부족한 물과 식량만 챙긴 채 산에 올랐다.

일행은 지난달 29일 해발 약 2천560m 지점에 베이스캠프를 설치했다. 다음 날 오전 3시에는 당일 산행에 필요한 물품만 담은 배낭을 메고 정상을 향해 출발했다.

문제는 예상보다 훨씬 긴 산행 시간이었다. 이들은 정상까지 약 8시간이면 충분할 것으로 예상했지만 실제로는 두 배인 약 16시간이 걸렸다. 해발 약 4천322m 정상에 도착했을 때는 이미 오후 7시였다.

결국 어둠 속에서 하산을 시작한 이들은 등산 앱 ‘올트레일즈’를 이용해 길을 찾았다. 하지만 휴대전화 배터리가 모두 소진되면서 앱을 사용할 수 없게 됐고, 정규 등산로를 이탈해 머드 크리크 협곡에서 길을 잃었다.

설상가상으로 일행 중 한 명은 무릎까지 다쳤다. 따뜻한 옷과 충분한 비상식량도 없었던 이들은 산속에서 야영하며 구조를 기다려야 했다.

시스키유 카운티 보안관실은 “이들이 당초 8시간이 걸릴 것으로 계획했던 등반이 며칠에 걸친 지독한 시련으로 바뀌었다”며 여행이나 야외활동을 준비할 때 AI에만 의존해서는 안 된다고 경고했다.

휴대전화와 위치정보시스템(GPS)에 전적으로 의지하는 것도 위험하다고 강조했다. 길을 잃은 상태에서 머드 크리크와 같은 험준한 지형으로 진입하면 중대한 부상이나 사망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설명이다.

섀스타산은 미국 캘리포니아주 북부에 위치한 높이 1만4천179피트(약 4천322m)의 화산이다. 1786년 마지막 용암 분출이 기록됐으며 폭포와 야생화 지대, 스키장 등으로도 알려져 있다.

공혜린 기자 heygong00@kyeongg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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