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옆집 아들은 의대 들어갔대”…과도한 ‘지위 경쟁’이 초저출산 불러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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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나라 저출산의 주요 원인 중 하나가 '과도한 사교육 경쟁'이라는 분석이 제기됐다. 사교육에서 비롯한 사회적 지위 경쟁이 없었다면 현재 중년 여성의 평균 자녀는 약 0.5명 많았을 것이라는 추산도 나왔다.
지위 경쟁 효과가 없었다면 1970~1975년생 여성의 평균 자녀수는 현재 1.92명에서 2.45명까지 늘었을 것으로 추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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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교육비 늘수록 출산율 낮아져
출산 후 여성 소득 급감도 원인
“일과 돌봄 병행 환경 만들어야”
우리나라 저출산의 주요 원인 중 하나가 ‘과도한 사교육 경쟁’이라는 분석이 제기됐다. 사교육에서 비롯한 사회적 지위 경쟁이 없었다면 현재 중년 여성의 평균 자녀는 약 0.5명 많았을 것이라는 추산도 나왔다. 또한 출산 후 크게 줄어드는 여성의 소득 감소가 큰 영향을 미쳤다는 연구결과도 발표됐다.
한국은행은 2일과 3일 한은 본청에서 경제정책연구센터(CEPR), 경제협력개발기구(OECD)와 ‘인구 고령화와 장수의 경제학 : 도전에서 기회로’를 주제로 공동 콘퍼런스를 개최했다.
◆지나친 사교육 열풍, 1자녀도 벅차=염민철 미국 버지니아커먼웰스대학교 교수는 ‘지위 경쟁, 집중 양육 그리고 한국의 저출산’이라는 주제의 발표에서 “동아시아, 특히 한국의 저출산이 현저한데 이 현상의 기제는 부모의 ‘지위 경쟁(부모가 자녀의 교육 성취를 다른 집 자녀와 비교해 평가하는 동기)’에 있다”고 밝혔다.

염 교수는 자녀 1인당 교육 투자와 출산율을 도출하고, 세계가치관조사 설문으로 부모의 자녀 교육 걱정 지표를 측정했다. 이를 학원 심야교습 시간 규제의 변화와 연결해 효과를 분석했다.
분석 결과 지위 경쟁이 강할수록 사교육 지출이 늘고 출산율은 낮아졌으며, 이같은 경쟁이 다른 가정에도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조사됐다. 부모가 자녀의 지위 향상을 위해 1인당 교육 투자를 사회적으로 과도한 수준까지 끌어올린 탓에 자녀를 더 낳지 않게 됐다는 분석이다. 지위 경쟁 효과가 없었다면 1970~1975년생 여성의 평균 자녀수는 현재 1.92명에서 2.45명까지 늘었을 것으로 추정했다.
염 교수는 “교육 경쟁에 대한 우려가 큰 나라일수록 출산율이 낮고 하락 속도로 빠른 것으로 나타났는데 한국과 싱가포르, 칠레 등이 대표적”이라며 “특히 한국은 저소득층이 소득 대비 사교육비를 가장 많이 지출하는 나라”라고 밝혔다. 이어 “지위 경쟁은 사회적으로 과도한 교육 투자와 저출산을 초래한다”며 “정부가 사교육 지출에 대한 과세를 실시하고 이렇게 마련된 재원을 출산장려금으로 지급하는 방안이 효과적”이라고 제언했다.
◆‘모성 패널티’가 초저출산 불러왔다=출산 이후 여성에게 나타는 소득 감소도 문제점으로 지적됐다. 황지수 서울대학교 교수는 ‘모성 효과와 초저출산’을 주제로 발제에 나서 ‘모성 패널티(여성이 출산 후 임금이나 소득·고용·승진 등에서 겪게 되는 경제적 불이익)’가 저출산을 불러온다고 강조했다.
황 교수는 2002~2020년 국민건강보험 자료를 이용해 1976~1985년 출생 여성 중 2005~2015년 출산을 경험한 여성을 대상으로 출산 후 5년까지의 변화를 연구했다. 연구 결과 출산 5년 후 어머니의 소득은 무자녀 여성에 비해 43%나 낮았다. 특히 소득 감소는 출산이 아닌 임신 시점부터 시작됐다.
출산 12개월 뒤 소득 감소폭은 1976~1980년생 여성에서는 40%, 1981~1985년생 여성은 46%로 확대됐다. 반면 아버지의 소득은 거의 변화가 없었다.
여성의 소득이 줄다보니 출산이 경제적 여건이 양호한 여성에 집중됐다는 점도 눈에 띄었다. 황 교수는 “취업·고소득·공공부문·대기업 종사 여성일수록 출산 확률이 높았다”며 “육아휴직 사용 증가도 대기업·공공부문·고소득층에 집중됐다”고 설명했다.
황 교수는 “여성의 교육과 노동시장 참여 기회가 크게 확대된 것과 달리 직장문화와 가정 내 성 역할 변화는 이를 충분히 따라가지 못하고 있다”며 “육아휴직뿐 아니라 유연근무와 재택근무 등을 확대해 돌봄과 일을 병행할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기연 기자 kky@nongmi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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