옷으로 물 걸러 마시고 기도로 버텼다…네팔 터널서 2명 기적의 생환

김개형 2026. 9. 5. 07: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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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와주세요. 도와주세요."

생존자를 찾는 구조대의 외침에 짙은 어둠 속에서 들려온 사람의 목소리.

구조대원들이 "우리가 가고 있습니다"라고 안심시키자 "네"라는 짧은 대답이 돌아왔습니다.

구조대는 현지시간 4일 오전 라수와 지역의 어퍼트리슐리 3A 수력발전소에서 기계 작업반장 산제이 사와 기계 감독관 카비르 마하르잔을 구조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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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팔 구조팀이 지난 4일 터널에서 생존자를 구조하고 있다. (네팔군 제공)

"도와주세요. 도와주세요."

생존자를 찾는 구조대의 외침에 짙은 어둠 속에서 들려온 사람의 목소리.

구조대원들이 “우리가 가고 있습니다”라고 안심시키자 “네”라는 짧은 대답이 돌아왔습니다.

진흙과 바위로 막힌 수력발전소 터널에 갇힌 지 9일 만에 확인된 생존 신호였습니다.

구조대는 현지시간 4일 오전 라수와 지역의 어퍼트리슐리 3A 수력발전소에서 기계 작업반장 산제이 사와 기계 감독관 카비르 마하르잔을 구조했습니다.

사 반장은 다리를 앞으로 뻗고 앉아 있었고, 마하르잔 감독관은 몇 미터 더 안쪽에서 콘크리트 판과 떠내려온 통나무 사이에 끼어 있었습니다.

구조 직후 ‘나마스테’ 인사를 하는 카비르 마하르잔 (네팔군 제공)

구조대원 등에 업혀 밖으로 나왔을 때 마하르잔은 말을 제대로 하지 못해 들것 위에서 두 손을 모아 ‘나마스테’ 인사를 건넸습니다.

현장에서는 박수가 터졌고, 일부 대원은 서로 부둥켜안고 눈물을 흘렸습니다.

■러닝셔츠로 물 걸러 마시고 기도로 버텨

사 반장이 터널에서 겪은 일은 병원에서 그를 만난 외삼촌 리시데브 사를 통해 전해졌습니다.

홍수가 밀려오자 사 반장은 떠내려온 나무를 붙잡고 물이 닿지 않는 6층으로 올라가 통풍구로 보이는 공간에서 구조를 기다렸습니다.

“속옷(러닝셔츠)을 벗어 그 천으로 물을 걸러 조금씩 마셨다고 하더라”고 사 반장의 외삼촌은 전했습니다.

사 반장은 구조 직후 군 의료진에게 "희망을 잃지 않기 위해 힌두교 기도문 '마하만트라'를 외웠다"고 밝혔습니다.

마하만트라는 산스크리트어로 ‘위대한 기도문’이라는 의미입니다.

구조대원에 이끌려 이동하는 산제이 사 (네팔군 제공)

■동료 먼저 대피시키다 탈출 시기 놓쳐

사 반장은 홍수 당시 제어실 주변에 40∼45명이 있었다고 증언했습니다.

네팔 현지 언론은 그가 사고 사실을 알게 되자 동료들에게 먼저 대피하라고 알렸고, 사람들을 밖으로 내보내는 동안 탈출할 시간을 놓쳐 안에 갇혔다고 보도했습니다.

사 반장이 구조 직후 구조대원에게 한 말입니다.

“모두의 생명을 구하는 것이 제 책임이었습니다. 그렇게 큰 사고가 났는데 제가 도망치는 것은 옳지 않았습니다.”

네팔 구조팀이 지난 4일 터널 안에서 수색 작업을 하고 있다. (네팔군 제공)

■ “가까운 곳에서 동료 3∼4명과 소통”

사 반장은 고립 기간 가까운 곳에 있던 동료 3∼4명과 소리를 주고받았다고 밝혔습니다.

파워하우스 깊숙한 곳에 다른 사람이 남아 있을 가능성도 언급했습니다.

마하르잔 감독관이 터널 안에서 어떻게 견뎠는지는 아직 공개되지 않았습니다.

그는 발견 당시 다리를 다친 데다 심한 충격을 받은 상태였고, 병원에서 만난 아내를 알아보지 못했습니다.

두 사람은 카트만두의 군병원에서 치료받고 있으며 건강은 점차 회복되고 있습니다.

이들의 생환으로 터널에 갇힌 다른 실종자들을 찾을 수 있다는 희망도 되살아났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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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개형 기자 (thenews@k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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