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너진 네팔, '킹스맨'이 묻는 기후불평등 청구서 [황덕현의 기후 한 편]
전체 맥락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본문 보기를 권장합니다.
기후변화는 인류의 위기다. 문화 속 기후·환경 이야기를 통해 기후변화에 대한 관심을 끌고, 나아갈 바를 함께 고민해 보고자 한다.
영화 '킹스맨' 등에 출연한 영국 배우 마크 스트롱이 해설하고, 우간다 기후활동가 버네사 나카테가 출연했다.
다만 배경의 기후변화는 확정적이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손실·피해 기금, 올해 첫 공모…재원은 요청액 12%에 불과
[편집자주] 기후변화는 인류의 위기다. 이제 모두의 '조별 과제'가 된 이 문제는 때로 막막하고 자주 어렵다. 우리는 각자 무얼 할 수 있을까. 문화 속 기후·환경 이야기를 통해 기후변화에 대한 관심을 끌고, 나아갈 바를 함께 고민해 보고자 한다.

(서울=뉴스1) 황덕현 기후환경전문기자 = 2026년 8월 26일(현지시간) 발생한 네팔 대홍수 현장에서는 사고 발생 1주일이 넘도록 수색과 복구가 이어지고 있다. 직접적인 붕괴 원인은 아직 규명되지 않았다. 미국지질조사국(USGS)은 랑탕국립공원에서 빙하를 포함한 사면이 급격히 무너진 뒤 얼음과 암석이 물과 토사를 끌어들이며 토석류와 홍수로 커진 것으로 분석했다. 국제산악종합개발센터(ICIMOD)는 얼음·암석 눈사태가 렌데강을 일시적으로 막아 홍수를 키웠으며, 토석류가 하류로 약 100㎞ 이동한 것으로 봤다.
이번 홍수와 별개로 빙하 후퇴와 함께 늘어나는 빙하호는 빙하 지역의 재난 위험으로 지목된다. 국제학술지 '저널 오브하이드롤로지'(Journal of Hydrology)에 실린 연구에 따르면 힌두쿠시·카라코람·히말라야 지역의 빙하호는 2000~2022년 325개 늘었고 면적은 72.58㎢ 확대됐다. 댄 맥그래스 미국 콜로라도주립대 지구과학과 교수는 아시아 고산지대 빙하 약 9만 5000개가 1년 동안 잃는 질량을 물로 환산하면 맨해튼섬을 366m 깊이로 덮을 규모라고 설명했다.
대규모 재난이 일어나면 원인과 함께 비용 문제가 남는다. 집과 학교, 도로를 다시 짓고 생계를 복구하는 돈을 피해국이 홀로 감당해야 하는지다. '아워월드인데이터'에 따르면 네팔이 1751~2024년 화석연료 사용과 시멘트 생산으로 배출한 누적 이산화탄소는 세계 배출량의 0.01%다. 이번 홍수의 원인을 이 수치 하나로 설명할 수는 없지만 복구비는 우선 피해국의 계산서로 남는다.
2021년 9월 공개됐던 단편영상 '기후위기로 생긴 손실과 피해는 누가 부담하는가'(This Is Loss and Damage - Who Pays?)는 이 지점을 짚었다. 영화 '킹스맨' 등에 출연한 영국 배우 마크 스트롱이 해설하고, 우간다 기후활동가 버네사 나카테가 출연했다.
작품은 허리케인과 산불, 홍수처럼 빠르게 닥치는 재난뿐 아니라 해수면 상승과 가뭄처럼 서서히 진행되는 변화도 '손실과 피해'로 묶었다. 인명과 문화, 생물다양성의 상실, 집과 병원, 학교, 도로의 파괴가 여기에 들어간다.

나카테는 2020년 5월 우간다 서부에서 강 4개가 범람해 10만명 넘게 삶터를 떠난 일을 전했다. 영상은 기후위기의 책임이 작은 빈곤국과 취약계층에 피해가 더 크게 돌아간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석유오염 사고에 국제보상기금이 작동하듯 화석연료 기업과 배출 책임이 큰 국가가 손실과 피해 재원을 부담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 작품은 재난을 관찰하는 전통적 다큐멘터리보다 '오염자 부담'을 요구하는 캠페인 영상에 가깝다. 2021년 영국 글래스고에서 열린 제26차 유엔기후변화협약 당사국총회(COP26)를 앞두고 '오염자가 비용을 내게 하라'(Make Polluters Pay) 캠페인으로 소개됐다.
영상이 공개될 때 파리협정 8조는 손실과 피해를 인정했지만 이를 전담할 국제기금은 없었다. 협정 채택 결정도 8조가 법적 책임이나 배상의 근거가 되지는 않는다고 선을 그었다. 이후 2022년 COP27에서 기금 설립이 결정됐고 2023년 COP28에서 운영 방안이 마련됐다.
그러나 돈의 규모는 아직 피해를 따라가지 못했다. 손실과 피해 대응 기금(FRLD)의 2026년 첫 공모에는 198건이 접수됐다. 이 가운데 요건을 충족한 176건이 심사 대상에 올랐다. 119개국이 요청한 금액은 모두 28억달러였다. 첫 사업 단계에 배정된 재원은 3억4200만달러로 요청액의 약 12%다.
다만 이 기금은 고배출국이나 화석연료 기업에 법적 배상책임을 묻는 장치도 아니다. 출연금은 의무가 아니라 자발적 지원에 기대고 있다.
이번 네팔 대홍수가 '기후 재난'인지, 맞다면 얼마큼 영향을 미친 것인지는 추가 조사가 필요하다. 다만 배경의 기후변화는 확정적이다. ICIMOD에 따르면 힌두쿠시 히말라야 빙하의 질량 손실 속도는 2010년대에 앞선 10년보다 65% 빨라졌다. 기온 상승은 빙하를 얇게 하고 바위틈을 붙들던 영구동토를 약화해 고산 사면의 불안정성을 키울 수 있다.
'킹스맨' 배우의 영상 이후 국제 기후기금은 생겼지만 28억달러의 요청 앞에 놓인 돈은 3억4200만달러에 그쳤다. '누가 내는가'라는 질문은 이제 '얼마를, 얼마나 빨리 내는가'까지 이어졌다.

ace@news1.kr
Copyright © 뉴스1.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AI학습 이용 금지.
- "베트남 아내, 성병에 온몸 문신"…국제결혼 90일 만에 사망한 50대 남성
- "미그19 귀순 이웅평 아파트 78채 보상금…북 가족 위해 한 푼도 안 썼다"
- "45만㎞, 네 덕에 애들 키워" 29년 달린 포터에 고별편지 쓴 차주…현대차 "연락달라"
- "자기야, 보고 싶어" 문자…'카페 사장과 불륜관계' 아내가 이혼 요구
- 아버지 죽음 뒤 모르던 '빚 독촉' 시작…"유산보다 많을까 두렵다"
- "놀고먹으면서 이것도 못 해?"…전업주부 아내 깡그리 무시하는 남편 한숨
- "난 못 앉더라도"…3년 걸려 찾은 불꽃축제 명당 공개한 '대인배' [영상]
- 네팔 대홍수 속 무사하다던 '기안84 셰르파' 라이, 아산서 깜짝 포착
- god 박준형, 14세 연하 승무원 출신 아내 최초 공식 공개…연예인급 미모
- 남처럼 지내는 자매…"우울증 언니 잘못되면 감당할 수 있겠니?" 엄마 애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