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태 온난화도 못 막았는데…기온 낮춰야 달성 가능한 ‘1.5도 목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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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유엔(UN)이 기후변화 대응을 위해 전세계가 합의한 '1.5도 목표'의 달성이 "사실상 불가능하다고 인정했다"는 보도들이 나왔다. 2015년 국제사회는 파리협정을 통해 지구 평균기온 상승폭을 산업화 이전보다 1.5도 이내로 억제하고, 2050년까지 이산화탄소 배출량과 흡수·제거량이 같아 평형을 이루는, '탄소중립'을 이루자고 약속했다.
'오버슈트'는 지구 기온 상승 폭이 1.5도 목표를 초과한 상태를 말한다.
한마디로, 앞으로 지구 기온이 1.5도 이상으로 상승하는 것은 불가피하기 때문에 이를 애초 목표로 삼았던 1.5도 수준으로 낮추기 위해선 이제까지와 차원이 다른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는 내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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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유엔(UN)이 기후변화 대응을 위해 전세계가 합의한 ‘1.5도 목표’의 달성이 “사실상 불가능하다고 인정했다”는 보도들이 나왔다. 2015년 국제사회는 파리협정을 통해 지구 평균기온 상승폭을 산업화 이전보다 1.5도 이내로 억제하고, 2050년까지 이산화탄소 배출량과 흡수·제거량이 같아 평형을 이루는, ‘탄소중립’을 이루자고 약속했다. 가장 큰 목표인 1.5도가 ‘달성 불가능’하다면, 이 약속들은 어떻게 되는 걸까?
1.5도 목표는 장기적으로 유효…“경로 되돌려야”
문제는 장기적으로도 1.5도를 넘을 가능성이 크다는 점이다. 지난해 유엔환경계획은 ‘배출량 격차 보고서’에서 각국이 줄이겠다고 약속한 온실가스 감축목표를 모두 이행하더라도 이번 세기말 지구 기온은 산업화 이전보다 2.3~2.5도 오르는 것이 불가피할 것으로 전망했다.
이런 전망을 공식화하고 그 이후의 대안을 제시한 것이 바로 이번 보고서다. 한마디로, 앞으로 지구 기온이 1.5도 이상으로 상승하는 것은 불가피하기 때문에 이를 애초 목표로 삼았던 1.5도 수준으로 낮추기 위해선 이제까지와 차원이 다른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는 내용이다. 빙권 감소, 해수면 상승 등 1.5도를 일시적으로 초과하는 것만도 사람과 자연에 돌이킬 수 없는 손실을 가져다주며, 그 기간이 길어질수록 재난은 비선형적으로 커진다. 이 때문에 일단 최대한 빨리 애초 목표했던 경로로 되돌아가는 것을 최우선 과제로 삼아야 한다는 것이다. 보고서는 “오버슈트는 체념할 이유가 아니라, 오히려 행동을 서둘러야 할 이유”라고 강조했다.

이를 위해 보고서가 제시하는 것은 ‘오버슈트, 정점, 그리고 감소’(overshoot, peak, and decline) 경로다. 지구 규모의 기온 변화는 갑자기 발생하는 것이 아니라 수십년에 걸쳐 서서히 진행된다. 그렇다면 지구 기온 상승이 불가피하더라도, 최대한 낮은 정점에 달한 뒤 빠르게 낮아질 수 있도록 완만한 곡선을 그리게 하는 경로가 존재할 것이다. 보고서는 이를 ‘오버슈트, 정점, 그리고 감소’ 경로, 줄여서 ‘오버슈트 경로’라고 이름 붙였다. 기준치를 초과하는 기간과 최고점의 규모가 길고 클수록 기후변화가 우리 세계에 미칠 영향은 비선형적으로 증가할 것이다. 따라서 이 곡선을 최대한 완만하고 짧게 만드는 것이 관건이다. 보고서는 이 ‘오버슈트 경로’가 “취약한 국가와 지역사회가 기후변화에 대처하고 1.5도 이하로 돌아갈 수 있도록 돕는 최선의 남은 선택지”라고 제시했다.
배출량 증가하는데 ‘탄소중립’ 넘어 ‘탄소감소’

1.5도 경로로 되돌아가기 위해, 보고서는 3단계의 대처가 필요하다고 제안했다. 1.5도 초과가 계속되는 동안에는 메탄을 포함해 모든 온실가스를 혁신적으로 감축해 온난화 속도를 늦추고 취약 인구·생태계를 보호하는 ‘즉각적인 대응’이 필요하다. 지구 기온 상승이 정점에 달하는 시기에는 모든 분야의 탈탄소화 조처에 성공해 탄소중립을 이뤄야 한다. 이후 곡선을 다시 1.5도 경로로 떨어뜨리기 위해선 탄소순감을 통해 지구 기온을 떨어뜨리고 오버슈트 동안에 입은 손실을 최대한 회복할 수 있도록 지속가능성과 회복력을 강화해야 한다.
문제는 탄소중립도 못 이루고 있는 판에 탄소순감은 더더욱 언감생심일 수밖에 없는 현실이다. 장기적으로 1.5도 목표를 포기하지 않은 이번 보고서가, 더욱 절망적으로 여겨지는 대목이다. 당장 지구 기온 상승을 1.8도 수준으로 막는 것을 목표로 삼는다 해도, 전세계 온실가스 배출량을 2035년까지 절반으로 줄여야 한다. 그런데 기온 상승 추세를 역전시키는 것은 이보다 훨씬 더 어마어마한 일이다. 유엔은 지구 평균 기온을 0.1도 낮추려면 대기 중 누적 이산화탄소 순배출량을 220기가톤 줄여야 한다고 분석한다. 이는 전세계가 6년 동안 배출하는 이산화탄소 총량에 해당한다. 1.8도에서 1.5도로 0.3도 낮추려면 660기가톤, 곧 전세계가 17~18년 배출하는 양만큼을 없애야 한다는 계산이 나온다.
“어차피 대안도 없다…시도할 수밖엔”

지난해 1.5도 목표와 탄소순감에 대한 논문을 발표했던 독일 국제안보연구소의 올리버 게덴 박사는 “오버슈트에서 다시 1.5도 경로로 되돌아가는 것은 얼마 전까진 과학자들의 사고 실험에 불과했다. 그런데 이젠 그것이 (국제기구의) ‘공식적인’ 대안이 될 가능성이 있다”고 ‘뉴사이언티스트’에 밝혔다. 그는 ‘오버슈트 경로’가 “현재 벌어지고 있는 실패를 은폐하는 수단일 수 있다”면서도 “어쨌든 시도할 수밖엔 없다”고 말했다. 어차피 그밖의 다른 대안 자체가 존재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그린피스 인터내셔널의 재스퍼 인벤터 부국장은 “목표치를 초과했다고 해서 1.5도 목표를 포기할 이유는 없다. 지구온난화를 1.5도 이내로 제한하는 것은 인류 생존을 위한 절대 양보할 수 없는 선”이라고 밝혔다. 그는 “아주 작은 온도 차이라도 중요하며, 오늘과 내일 우리가 하는 일이 우리의 운명을 결정할 것”이라며 “배출량 많은 나라들에게 가장 빠르고 강력하게 행동할 역사적 책임이 있다”고 촉구했다.
국종성 서울대 교수(지구환경과학부)는 “현재의 배출 추세와 각국 정책 이행 수준을 고려하면, 현실적으로는 1.5도 복귀 가능성보다 먼저 온난화가 2도에 얼마나 근접하거나 이를 넘어설 것인가를 더 심각하게 고민해야 하는 상황”이라며 “미래의 온도 하강 가능성이 현재의 감축 지연을 정당화하거나 지나치게 낙관적인 기대를 갖게 해서는 안 된다”고 밝혔다. 또 “해수면 상승, 빙하·빙상 손실, 영구동토층 변화, 생태계 체제 변화, 대서양 자오선 역전 순환 등 대규모 순환 변화는 온도가 다시 낮아진다고 해서 원래 상태로 회복되지 않을 가능성이 있다”며 “정점 온도뿐 아니라 오버슈트의 지속기간 자체를 핵심적인 기후위험 지표로 다룰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최원형 기자 circl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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