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팔 홍수 ‘9일만의 기적’… 발전소 터널서 2명 구조

김보라 기자 2026. 9. 5. 01:43
자동요약 기사 제목과 주요 문장을 기반으로 자동요약한 결과입니다.
전체 맥락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본문 보기를 권장합니다.

히말라야 산악지대의 대규모 돌발 홍수가 발생한 지 9일 만인 4일(현지 시간) 네팔 트리슐리 3A 수력발전소 터널에서 네팔인 직원 2명이 구조됐다. 연락이 두절된 한국인 직원 9명이 근무해온 어퍼트리슐리(UT)-1 수력발전소와 직선거리로 약 6km 떨어진 곳이다.

이날 비라지 박타 슈레스타 네팔 에너지장관, 수단 구룽 네팔 내무장관에 따르면 트리슐리 3A 수력발전소 터널에서 네팔인 기계반장과 기계감독관 등 2명이 구조됐다.

수력발전소 관련 실종자는 현재까지 945명으로, 이 중 한국인 직원들이 근무해 온 UT-1 수력발전소에서만 557명이 실종됐다.

음성재생 설정 이동 통신망에서 음성 재생 시 데이터 요금이 발생할 수 있습니다. 글자 수 10,000자 초과 시 일부만 음성으로 제공합니다.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실종 한국인 근무지서 6㎞ 거리
50~60m 잔해 뚫고 생존자 발견
39명 고립 추정… 추가구조 기대
“신께 감사” 기도하는 생존자 4일(현지 시간) 네팔 라수와 지역의 트리슐리 3A 수력발전소 터널에서 진흙을 뒤집어쓴 네팔인 직원 카비르 마하르잔 씨(45)가 구조대원들에 의해 들려 나오고 있다. 구조대는 이날 대규모 돌발 홍수 발생 9일 만에 터널에 고립돼 있던 네팔인 직원 2명을 구해냈다. 이 발전소는 한국인 9명이 실종된 어퍼트리슐리(UT)-1 수력발전소에서 직선거리로 6km 떨어진 곳이다. 사진 출처 네팔군 페이스북
히말라야 산악지대의 대규모 돌발 홍수가 발생한 지 9일 만인 4일(현지 시간) 네팔 트리슐리 3A 수력발전소 터널에서 네팔인 직원 2명이 구조됐다. 연락이 두절된 한국인 직원 9명이 근무해온 어퍼트리슐리(UT)-1 수력발전소와 직선거리로 약 6km 떨어진 곳이다. 가까운 발전소에서 극적인 생존자 구조 소식이 전해지면서 한국인 등 추가 생존자에 대한 구조 기대감이 높아지고 있다.

이날 비라지 박타 슈레스타 네팔 에너지장관, 수단 구룽 네팔 내무장관에 따르면 트리슐리 3A 수력발전소 터널에서 네팔인 기계반장과 기계감독관 등 2명이 구조됐다. 이 외 숨진 근로자 1명도 같은 터널에서 발견됐다. 네팔 현지 방송에선 진흙투성이의 해당 직원들이 구조대원의 어깨에 들려 구조되는 모습이 방영됐다. 구조된 2명은 네팔 수도 카트만두 병원으로 옮겨져 치료를 받고 있다.

수력발전소 관련 실종자는 현재까지 945명으로, 이 중 한국인 직원들이 근무해 온 UT-1 수력발전소에서만 557명이 실종됐다. 홍수 당시 근무자들이 터널 안에서 근무했거나, 터널로 대피했을 가능성이 커 네팔 당국은 터널 수색에 역량을 집중해 왔다.

특히 이번에 생존자들이 발견된 트리슐리 3A 발전소는 산소 공급이 가능한 파이프가 평상시 갖춰져 있어 실종자들의 생존 가능성이 높은 곳 중 하나로 꼽혔다. 그러나 막대한 양의 진흙 등이 쌓여 구조대가 터널 위치를 찾는 데만 6일가량이 걸린 것으로 전해졌다. AFP통신은 약 50∼60m에 달하는 잔해가 터널을 막고 있었다고 보도했다.

네팔 전력청은 이날 구조가 진행된 트리슐리 3A 발전소 터널 안에 약 39명이 고립돼 있는 것으로 추정했다. 람 네우파네 네팔 의원은 “수색 작업을 이어갈 예정”이라고 현지 매체 카트만두포스트에 전했다.

“구조하러 왔다” 외치자… 터널안에서 “알겠다”

네팔 홍수 ‘9일만의 기적’
구조된 직원, 기도문 외우며 버텨
아내 “남편 두번째 삶 얻어” 감사
한국인 실종자 찾기 구조작업 계속
정부, 보온담요 등 1.3억 구호품 전달

4일(현지 시간) 네팔 라수와 지역의 트리슐리 3A 수력발전소 터널에서 구조된 네팔인 직원 산제이 사 씨가 구조대원에게 업혀 나오고 있다. 대규모 돌발 홍수로 터널에 갇힌 지 9일 만에 구조된 그는 만트라(기도문)를 외우며 구조대를 기다린 것으로 전해졌다. 사진 출처 네팔군 페이스북
홍수로 터널 입구가 막힌 상황에서 구조대는 굴착기 등 중장비로 토사를 파내고, 터널 안으로 산소를 주입했다. 네팔 현지 매체 등에 따르면 구조대는 위성사진과 옛 지형도, 발전소 설계도 등을 토대로 입구 위치를 찾아낸 뒤 진입로를 확보했다. 내부를 가득 채운 진흙과 바위를 제거하기 위해 폭약을 터뜨리고, 물을 빼내기 위해 배수로를 만들었다. 이후 터널 천장 아래로 사람 한 명이 기어갈 수 있는 좁은 통로를 뚫어 내부로 접근했다.

카트만두포스트 등에 따르면 구조대원들은 수색 도중 터널 안 170m 지점에서 생존자의 목소리를 들었다. 이에 구조대원들이 “당황하지 말라. 구조하러 왔다”고 외치자, 터널 안에서 “알겠다”라는 답이 돌아왔다고 한다. 구조된 직원은 발전소 기계반장인 산제이 사 씨(30)와 기계감독관 카비르 마하르잔 씨(45)로 확인됐다. 사 씨는 “직원들의 안전을 확인하는 게 내 임무였기에 혼자 도망칠 순 없었다. 직원들을 대피시키느라 시간을 지체해 터널에 갇혔다”고 했다. 그는 터널에 갇혀 있는 동안 만트라(기도문)를 외우며 시간을 보냈다고 한다.

두 사람은 현재 카트만두 육군병원으로 이송돼 치료를 받고 있다. 사 씨와 달리 발견 당시 심각한 저체온증으로 사지마비 증상을 보인 마하르잔 씨는 위독한 상태라고 네팔 당국은 밝혔다. 마하르잔 씨의 아내는 현지 매체 카티푸르와의 인터뷰에서 “남편이 두 번째 삶을 얻게 됐다. 구조대에 감사하다”고 심경을 전했다.

한편 한국인 실종자를 찾기 위한 구조 작업 역시 계속되고 있다. 네팔에 파견된 한국 해외긴급구호대(KDRT)는 4일 네팔 당국이 내준 헬기 2대를 띄우고, 실종된 한국인들의 대피 추정 경로를 집중 수색했다. 전날 악천후 속에서 헬기 2대 중 1대를 띄웠지만 가시거리가 1m도 확보되지 않아 철수했는데, 이날 수색을 재개한 것.

외교부에 따르면 구호대는 사고 당시 실종된 한국인 9명 중 8명이 대피로로 이용했을 가능성이 있는 람체 지역의 메인 캠프 일대에 수색 역량을 집중하고 있다. 트리슐리강 동쪽에 있는 메인 캠프와 서쪽에 있는 숙소를 잇는 다리인 ‘옐로 브리지’ 인근, 메인 캠프 뒤편 산악지대 등이 대상이다. 메인 캠프 뒤편 산악지대는 2일 한국 구호대와 네팔군이 정밀 수색을 벌인 지역인데, 실종자 가족들이 추가 수색을 요청한 것으로 전해졌다.

구호대는 헬기와 함께 생존자 흔적을 감지할 수 있는 열화상 기능 탑재 드론을 띄우고 육상 수색도 병행했다. 한국인 8명이 실종된 것으로 추정되는 람체 지역에선 한국 수색대 6명과 네팔군 2명이 한 조가 돼 수색을 벌였다. 또 한국인 1명이 근무하고 있었던 것으로 추정되는 둔체 지역 위어댐(물막이댐) 인근에는 한국 수색대원 2명이 수색 작전을 펼쳤다.

정부는 이날 네팔에 보온 담요 3만6000장 등 1억3000만 원 상당의 긴급 구호품을 전달했다고 밝혔다. 앞서 정부는 지난달 27일 국제적십자사 등을 통해 100만 달러 규모의 식수, 구급·위생키트 등을 지원한 바 있다.

한국인들이 근무하던 UT-1 수력발전소 인근 캠프에서 발견된 시신 1구는 한국인이 아닌 것으로 판명됐다. 앞서 UT-1 발전소 터널 내부에서 발견된 시신 1구는 신원 확인이 진행 중이다.

김보라 기자 purple@donga.com
한채연 기자 chaezip@donga.com
이지윤 기자 asap@donga.com

Copyright © 동아일보.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