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와대 “호르무즈 파병 군사적 기여 포함 검토”
정부, 호르무즈 파병 검토
![지난 2024년 ‘건군 76주년 국군의 날’ 미디어데이에서 비행하는 해군 초계기. [뉴시스]](https://img2.daumcdn.net/thumb/R658x0.q70/?fname=https://t1.daumcdn.net/news/202609/05/joongangsunday/20260905014009029eqmu.jpg)
이 관계자는 이날 브리핑에서 “호르무즈해협 의존도나 국익을 감안할 때 실질적 기여를 하겠다는 입장을 쭉 표명해 왔고, 실질적 기여는 군사적 기여도 포함하는 것”이라며 이같이 밝혔다. 그러면서 “군사적 기여에는 전투 (참여)도 있고, 비전투도 있고, 수색에 국한하는 경우도 있다. 비전투든 전투든, 한 명이든 두 명이든 현장에 가게 되면 그건 파병으로 규정된다”고 설명했다.
당초 정부는 전쟁이 끝난 뒤 기뢰 제거 등 전후 안정화 단계에서 실질적 기여에 나서는 방안을 중점적으로 검토해 왔다. 그런 상황에서 청와대 고위 관계자가 이 같은 입장을 밝힌 것은 전쟁이 완전히 끝나지 않은 상황에서도 비전투·지원 임무라면 군 전력을 보낼 수 있다는 쪽으로 방향을 바꿔 파병 가능성을 사실상 열어둔 것으로 풀이된다.
현재 정부 내에서 파견 전력으로 구체적으로 거론되는 것은 군수지원함과 P-8A 해상초계기 등 비전투 자산으로 파악됐다. 파병이 현실화할 경우 노무현 정부가 2004년 자이툰부대를 이라크에 파견한 이후 22년 만에 미국의 요청에 따른 ‘동맹 기여’ 차원에서 중동 분쟁 지역에 군 전력을 보내게 된다.
이와 관련, 이재명 대통령은 이날 시민단체 활동가 초청 간담회에서 호르무즈해협 파병 문제와 관련해 “파병 얘기는 정말 어렵다. 진척된 게 없다”면서도 “저희는 심각하게 보고 있다”는 취지로 말한 것으로 확인됐다. 이 대통령은 ‘파병은 심각한 문제이니 절대 하지 말아야 한다’는 참석자들의 우려에 “대외관계는 너무 예민해 백지장 차이로 다른 얘기가 되니 감안해 달라”며 이같이 말했다고 복수의 참석자가 전했다. 이 대통령은 호르무즈해협을 통한 원유 수입량이 전체의 70%에 달하는 상황에서 원유 수입 루트의 안정성 확보 필요성 등 고민도 토로한 것으로 전해졌다.
트럼프 압박에 빨라진 ‘파병 시계’…여권선 찬반 엇갈려
![지난 2018년 해군작전사령부 부산작전기지에 정박 중인 신형 군수지원함 소양함. [뉴시스]](https://img1.daumcdn.net/thumb/R658x0.q70/?fname=https://t1.daumcdn.net/news/202609/05/joongangsunday/20260905014010337kzqx.jpg)
이처럼 파병 논의에 속도가 붙는 데는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이 한국의 ‘가시적 액션’을 원하고 있다는 정부의 판단이 깔려 있다는 분석이다. 실제로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달 16일부터 30일까지 다섯 차례에 걸쳐 한국의 ‘기여’를 공개적으로 압박했다. 여권 관계자는 “트럼프 대통령이 이란 전쟁과 관련해 한국의 구체적 기여를 바라고 있다는 게 명확해진 상황”이라며 “다른 나라들은 하는데 우리는 안 하는 모양은 최대한 피하려 한다”고 설명했다. 이에 대해 청와대 관계자는 “트럼프 대통령 발언과 우리가 검토하는 건 직접 관련은 없다”며 “그 이전부터 실질적 기여를 검토했고, 발언 이후에도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다.
다만 이 관계자는 한·미 안보 협상과 관련해선 “지난 5월쯤 협상이 복원돼 진행이 됐는데 지금은 다시 좀 진행되기 쉽지 않은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이 관계자는 “여러 가지 다른 이슈와 연결돼 있는데, 이 또한 지난 1~5월에 했던 것처럼 다시 복원시키기 위한 노력을 하고 있다”고 말했다. 대미 투자 협상과 관련해서도 “반도체도 논의 대상인 건 사실”이라며 “이게 서로에게 저해 요인이나 장애 요인이 되지 않도록 애쓰고 있다”고 했다.
정치권에서도 갑론을박이 벌어졌다. 정점식 국민의힘 원내대표는 “이재명 정부가 호르무즈해협 파병 이슈에 우왕좌왕하다 주도권을 잃어버리고 미국 압박에 끌려가는 모양새로, 미국의 신뢰를 잃어버리고 나서 뒤늦게 파병 검토에 착수한 것은 명백한 실기”라며 국회 국방위 차원에서 긴급 현안질의를 요구했다.
여권에선 신중론 속 파병 찬반 의견이 엇갈렸다. 국회 외교통일위 소속 이기헌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어떤 명목으로도 우리 군의 호르무즈해협 파병은 용납할 수 없다”며 “수렁에 빠진 기약 없는 전쟁에 우리 국민과 군을 내몰 수 없다”고 주장했다. 종전 후 조건부 파병 찬성 의견도 나왔다. 국회 국방위 민주당 간사인 김병주 의원은 “종전된다고 해도 2~3년 안정화 작업이 필요하다”며 “그때 우리 상선과 유조선을 보호하기 위해 파병하는 것은 동의한다”고 밝혔다. 범여권 정당은 일제히 반발했다. 김준형 혁신당 원내대표는 성명에서 “파병은 어떤 경우에도 넘어서는 안될 선”이라고 주장했다.
오현석·윤지원·손성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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