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전 노조위원장, 직원 10만명 정보 빼내 블랙리스트 만들었나
최승호 위원장 등 2명 검찰 넘겨져

경찰이 삼성전자 직원 10만여 명의 개인정보를 빼내 이른바 ‘노조 미가입자 명단’을 만든 혐의로 최승호 삼성전자 초기업노조위원장을 4일 검찰에 송치했다. 최 위원장은 지난 4월 사내 시스템 관련 업무를 맡고 있는 노조 간부 A씨와 공모해 직원들의 개인정보를 빼낸 것으로 조사됐다. 경찰은 A씨도 함께 송치했다.
당시 노조는 성과급 문제로 사측과 갈등을 빚으며 총파업을 추진하고 있었다. 최 위원장은 지난 3월 한 유튜브 방송에 나와 “파업에 참여하지 않고 회사를 위해 일하는 사람들을 명단으로 관리하겠다”며 “향후 강제 전환 배치나 해고 상황이 발생할 경우 이들을 우선 검토하겠다”고 했다.
경기 화성동탄경찰서 등에 따르면, A씨는 사내 시스템에 접속해 직원 10만여 명의 개인정보가 담긴 자료를 빼낸 혐의를 받고 있다. 이 개인정보에는 직원의 이름, 부서명, 사번, 노조 가입 여부 등이 포함됐다. A씨는 개인정보를 정리해 노조에 넘겼고 최 위원장은 이를 토대로 노조 미가입자 명단을 만든 것으로 파악됐다.
경찰 관계자는 “최 위원장이 성과급을 두고 사측과 갈등을 빚는 상황에서 노조 활동의 동력을 얻기 위해 범행한 것으로 보인다”고 했다.
경찰은 이와 별도로 사내 시스템에 접속해 직원들의 노조 가입 여부 등 개인정보를 무단 조회한 혐의로 초기업노조 조합원 4명도 검찰에 넘겼다. 경찰은 다만 “최 위원장 사건과 연관성은 없는 것으로 확인됐다”며 “이들은 무단 조회만 했을 뿐 명단을 만들거나 유포하지는 않은 것으로 조사됐다”고 밝혔다.
두 사건과 관련해 삼성전자는 지난 4월 두 차례 경찰에 고소했다. 경찰은 지난 5월 삼성전자 기흥사업장의 사내 시스템 서버 등을 압수수색했다.
삼성전자 노사는 총파업 전날인 지난 5월 20일 임금협상을 잠정 타결했다. 당시 양측은 이 사건과 관련한 고소를 취하하기로 합의했지만 실제 취하하지는 않았다. 삼성전자는 대신 경찰에 처벌 불원서를 제출했다. 다만 개인정보보호법 위반은 반의사불벌죄가 아니어서 처벌 불원서를 제출하더라도 처벌할 수 있다.
최 위원장은 “직원 명단을 전달받고 사용한 부분에 대해 조사를 받았다”고 했다. 노조 미가입자 명단을 실제 작성했는지, 왜 작성했는지 등에 대해선 답하지 않았다.
삼성전자의 또 다른 노조인 ‘동행노조’는 이날 초기업노조에 공문을 보내 직원들의 개인정보가 담긴 자료를 지금도 보관하고 있는지, 언제 어떤 방식으로 파기할 계획인지 등을 밝히라고 요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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